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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리더십 해부]코스닥 상위 바이오텍들의 CEO 면면은①바이오 비전공자 50%, 경영 감각 활용해 기업가치 유지

심아란 기자공개 2022-11-08 08:48:45

[편집자주]

제약바이오기업의 리더는 기업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독보적인 기술을 고안하고 함께 연구개발할 사람을 모으고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일까지 모두 리더 역량에 달려있다. 팬데믹이 지나가고 바이오 투자 열기가 가라앉은 현 시점에도 여전히 높은 밸류를 유지하는 회사는 있다. 더벨은 코스닥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제약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리더의 역량을 정량화된 지표를 통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7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과도했던 유동성 공급의 후폭풍이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마켓 변동성에 취약한 코스닥 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입지도 덩달아 작아지고 있다. 실제로 2년 전 14%였던 상위 10개사의 코스닥 시총 비중은 현재 8%로 축소됐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의 기대감이 꺼지면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다.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며 바이오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꾸준히 존재감을 발휘하는 회사들도 적지 않다.

특히 더벨은 시총 기준으로 상위권에 자리한 업체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어떤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에 주목했다. CEO의 자질은 기술기업인 바이오텍의 주요 자산을 구축할 뿐 아니라 회사의 장·단기 경영 목표 설정과 달성, 자금 유치 등을 좌우한다는 판단에서다.

더벨은 11월 1일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시총 상위 25개사를 뽑았다. 2인 대표 체제를 가동하는 곳이 있어 CEO는 총 28명으로 집계됐다. 상위권에 속한 바이오 기업의 CEO 역량을 구체화하기 위해 회사가 공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전공과 경력을 살펴봤다.

우선 28명 리더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눴다. 구분 기준은 △바이오 비 전공자 △직접 연구한 자산의 기술 상용화를 기대한 창업자로 구체화했다. 조사 결과 코스닥 시총 상위 그룹에서 바이오 비 전공자 출신이 14명으로 50% 비중을 차지했다. 기술기업인 바이오텍 리더가 꼭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14명 CEO의 전공은 대부분 경영·경제 관련 분야로 나타났다. 이들은 창업주와 오랜시간 손발을 맞춘 이후 승진했거나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가 상당수였다. 대부분 사업가적 감각을 활용해 제약바이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주력 사업에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시총 '톱3' CEO가 모두 비전공자 출신인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1·2·3위에 자리한 셀트리온헬스케어, HLB, 셀트리온제약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 세 곳은 실적이나 임상 등에 부침이 생겨도 시총 상위권에서 벗어난 시기가 거의 없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김형기 대표는 창업자인 서정진 회장과 커리어가 상당 부분 겹친다. 대우자동차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서 회장이 사업을 구상하던 초기부터 함께한 인물이다. 2015년 서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표했던 시기부터 김 대표는 셀트리온 공동대표를 지냈다. 2018년부터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자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셀트리온제약에는 서 회장의 동생인 서정수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서 회장의 자제인 서진석 이사가 이사회 의장 역할을 맡고 있다.

시총 2위 HLB의 진양곤 대표(회장)도 바이오 비전공자다. M&A 전문가 출신으로 회사 IR 과정에서 주주들의 신임을 얻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2019년에 핵심 항암 파이프라인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결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으나 3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리보세라닙에 대한 시장 기대감을 끌어내고 있다.

HLB는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3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유상증자도 추진 중이다. 진 회장이 이끄는 HLB그룹 내 HLB생명과학도 시총 10위에 올라 있다. 진 회장은 작년에 HLB에 금융권 출신 김동건 대표를 영입해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HLB생명과학은 남상우, 한용해 대표 두 사람에게 경영을 일임하고 있다.

시총 상위권에는 헬스케어와 신약 개발사가 포진해 있으며 제약사로는 동국·삼천당제약 두 곳만 포함됐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 전인수 삼천당제약 대표 역시 바이오 분야 전공자가 아닌 점이 눈길을 끈다.

송 대표는 국내외 경영컨설팅, 투자회사 등을 거쳤다. 2012년부터 동국제약 전략기획실장으로 재직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올해 1월 대표로 선임됐다. 삼천당제약의 전 대표는 창업주 2세인 윤대인 회장의 사위다. 윤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배턴을 이어 받게 됐다.

바이오 전공자 출신 리더 가운데 창업부터 상장까지 이끈 인사는 총 7명 정도다. 이들은 대학 소속 연구원이나 교수 출신 이력부터 기업에 소속돼 R&D와 사업개발을 경험해본 이력으로 나뉜다.

시총 10위권 안에서 교수 출신 리더는 천종윤 씨젠 대표가 유일했다. 기업을 경험하고 창업한 리더로는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와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등이 손꼽힌다.

올해 초 의사였던 정성재 전 클래시스 대표가 사모펀드 운용사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후 의사 출신 리더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상위권 내에서는 정현진 에스티큐브 대표, 김재경 신라젠 대표 등이 있다.

정현진 대표는 시총 22위에 랭크된 GC셀의 전신 '이노셀' 창업자이기도 하다. 이노셀에서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를 개발하고 이를 GC녹십자에 매각한 이후 재창업에 나선 셈이다. 면역항암제 개발을 목표로 에스티큐브를 인수했으며 정 대표는 개인 회사를 통해 4.06% 비율의 주식을 소유해 경영권을 쥐고 있다.

김재경 대표는 신라젠 재건이라는 중책이 맡겨졌다. 김 대표는 체외진단 업체 랩지노믹스 창립 멤버이자 대표를 역임했으며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로 재직했다. 올해 8월 신라젠에 영입됐으며 첫 번째 경영 미션 '거래 재개'는 성공했다. 앞으로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등을 통한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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