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악사운용은 지금]높아지는 배당성향…악사그룹과 동행 지속 여부 ‘의구심’④이익기여 낮아도 반분…대세는 완전자회사 회귀
이민호 기자공개 2022-12-19 08:35:23
[편집자주]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국내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종합자산운용사지만 경쟁력에는 늘 물음표가 붙는다. 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자금운용처 역할에 충실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으나 모기업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아지고 상품 다양성도 사라지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더벨은 3편에 걸쳐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5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국내 몇 안 남은 해외 금융그룹과의 조인트벤처(JV) 자산운용사로 동행이 지속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품 개발과 운용에서 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익 기여도 차이에도 배당이 반분되면서 교보생명그룹의 교보악사자산운용 잔여지분 인수를 부채질하고 있다.◇조인트벤처 설립 ‘윈윈’ 추구…교보–악사 파트너십 지속
프랑스 보험금융그룹 악사(AXA)의 지분참여로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출범한 것은 2008년이다. 교보생명의 완전자회사였던 교보투자신탁운용 지분 50%를 악사의 자산운용 부문 자회사 AXA Investment Managers가 사들이면서 현재까지 조인트벤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조인트벤처로의 재출범은 악사그룹과 교보생명그룹이 윈윈(win-win)효과를 기대한 이유가 컸다. 앞서 2007년 5월 교보생명은 온라인자동차보험 부문 자회사 교보자동차보험(현 악사손해보험) 지분 전량(74.7%)을 악사그룹에 넘겼다. 교보자동차보험 인수는 악사그룹이 국내 보험시장에 진입하는 계기가 됐고, 이때 형성된 두 그룹의 파트너십은 악사그룹의 교보투자신탁운용 지분참여로 이어졌다.
악사그룹으로서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활동영역을 확장하려면 자산운용사가 필요했다. 악사손해보험 자산의 운용처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교보생명그룹으로서도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자산 운용 활용도가 높았기 때문에 조인트벤처를 통해 악사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 상품개발 역량, 운용 노하우 등을 수혈하고자 했다.
2008년 출범 이후 15년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악사그룹과의 협업은 다방면에서 이어지고 있다. 상품에서는 주식형펀드 ‘교보악사로보테크’ 운용을 악사그룹 계열 해외 자산운용사(AXA Investment Managers UK)에 위탁하거나 ‘교보악사평생든든TDF’ 운용에 악사그룹 계열 해외 자산운용사(AXA Investment Managers Paris)의 자문을 받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조옥래 대표의 잇따른 연임은 악사그룹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고려한 이유도 있다. 조 대표는 2016년 1월 대표로 최초 선임된 이후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올해 3월에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4년 3월까지 교보악사자산운용을 이끌게 됐다. 교보생명 투자사업팀장으로 재직하던 조 대표는 2008년 교보악사자산운용 출범 때 경영지원본부장(CFO)으로 선임돼 악사그룹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당성향 100%’ 공격배당에 악사 ‘함박웃음’…교보생명은 ‘갸우뚱’
교보생명그룹이 악사그룹과 동행을 종료할 유인은 당장은 적어 보인다. 악사그룹이 악사손해보험을 통해 여전히 국내시장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고, 악사손해보험은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유럽 부동산 관련 사모 재간접펀드 등 일부 펀드에서 주요 수익자 역할도 하고 있다. TDF처럼 상품 개발과 운용에서의 연계도 지속되고 있다.
다만 악사손해보험이 잠재적인 매물로 꾸준히 거론되는 점을 미뤄보면 동행이 끝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실제로 2020년 9월 악사그룹은 국내시장 철수를 염두에 두고 악사손해보험 매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교보생명이 재인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은 불발됐고 현재는 악사그룹이 사업 지속 의지를 공식화한 상태다. 다만 악사손해보험 매각 가능성이 또 한 번 대두된다면 교보악사자산운용 지분의 처분 가능성도 불거질 수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 배당정책을 보더라도 교보생명그룹으로서는 불만이 가중될 수도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매년 사실상 100%의 높은 배당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2020년에는 순이익 118억원(주당순이익 1968원) 중 배당총액이 118억원(주당배당금 1966원)으로 배당성향이 99.9%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순이익 169억원(주당순이익 2819원) 중 배당총액이 169억원(주당배당금 2815원)으로 배당성향이 99.8%였다. 그럼에도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으며 지난해말 기준 납입자본금 300억원에 이익잉여금 391억원을 더한 691억원으로 순이익만큼을 배당하더라도 재무 건전성 자체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보악사자산운용 순이익 창출에는 교보생명의 기여도가 절대적인 만큼 교보생명그룹으로서는 악사그룹이 가져가는 배당이 지나치게 많다고 인식할 개연성이 있다. 지난해 교보악사자산운용이 벌어들인 일임수수료 175억원 중 절반 수준인 80억원을 교보생명이 책임졌던 사례만 보더라도 기여도를 가늠할 수 있다.
해외 금융그룹과 조인트벤처로 자산운용사를 운영하던 국내 금융그룹이 자산운용사 잔여지분을 매수하는 추세인 데는 이런 이유가 한몫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02년 프랑스 금융그룹 BNP파리바(BNP Paribas Asset Management Group)와 조인트벤처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운영해왔으며 그 사이 2017년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신한대체투자운용을 별도로 출범시켰다. 지난해 1월 신한금융지주가 BNP파리바 보유지분 35%를 인수해 완전자회사가 되자 그제서야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흡수합병시켰다.
하나UBS자산운용도 UBS AG가 51%, 하나증권이 49%의 조인트벤처 형태다. 이와 별개로 하나금융지주 완전자회사로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운영 중이다. 현재 하나증권은 하나UBS자산운용 잔여지분 인수를 공식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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