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아픈 손가락' PTC법인 탓 추가 자금출혈 '우려' 보유 현금으로 대응은 가능…10여년 투자 수포 의미
박기수 기자공개 2022-12-28 09:33:0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3일 14: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의 아픈 손가락인 폴리실리콘 테크놀로지 컴퍼니(이하 PTC)가 청산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KCC의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KCC의 기초체력을 비롯해 유동성이 뛰어나 대응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투자비용과 우발채무를 고려하면 PTC는 뼈아픈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KCC는 이달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PTC가 설립목적 이행 불가 등에 따른 청산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KCC는 PTC가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해 자금을 조달할 때 PTC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과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던 바 있다. KCC는 채무보증 금액과 자금보충약정 금액을 총 1억9204만달러(한화 약 2442억원)라고 밝혔다.
KCC는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 MEC(Mutajadedah Energy Company)와 사우디 현지에 폴리실리콘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주바일 제2산업단지 내 연산 3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데 양 사가 1억달러씩 투자했다.
2015년부터 실험 생산에 돌입했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면서 글로벌 시장 가격이 급락했고 그대로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2016년 1030만달러(123억원)을 추가 출자하면서까지 사업을 살려보려 했지만 결국 좌절됐다.
자본금 출자와 추가 출자분을 차치하고라도 KCC는 PTC에 서준 빚 보증 탓에 상당량의 현금이 유출될 상황에 놓였다. 보증 총액인 2442억원 중 일부 금액에 대해 KCC가 부담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히 KCC는 보유 현금으로 우발채무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KCC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9300억원이다.
다만 채무 상환이 이뤄진 후 재무지표가 일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2442억원을 전부 현금 지급했다고 가정하면 순차입금비율은 9월 말 기준 38.3%에서 40%대 중반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연결 재무지표는 한층 더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KCC는 2010년대 후반 모멘티브 인수로 연결 재무지표의 부채부담이 이미 상당 부분 높아진 상태다.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50.5%, 순차입금비율은 75.6%이다. 앞선 가정처럼 우발채무 전량이 현실화한다면 순차입금비율은 80%대 초반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KCC의 국내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현금 유출이 현실화해도 다져 놓은 기초체력과 유동성 덕에 크레딧이 흔들릴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다만 10년 넘게 끌어온 폴리실리콘 사업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끝난 만큼 씁쓸한 뒷맛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