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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도전' KB 박정림 사장, 위기속 내실 다진다 [thebell interview]AM부문 총괄 중책, 그룹 투자역량 극대화…"조직변화로 성과도출 목표"

이상원 기자공개 2023-01-27 13:22:46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 박정림 사장(사진)은 국내 증권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지난해말 1년의 임기를 새롭게 부여받으며 총 5년의 임기를 보장받아 KB증권 출범 이후 최장수 CEO 타이틀을 달았다. 윤종규 회장의 두터운 신임에 늘 성과로 보답하며 KB증권을 국내 최고의 증권사 반열에 올려놨다.

이를 감안해 윤 회장은 지난해말 새롭게 신설한 AM(Asset Management) 부문에 대한 총괄을 박 사장에게 맡겼다. 위기속에서 내실을 다지는 한해로 만들기 위해 '믿을맨'에게 막중한 임무를 부여한 셈이다. 박 사장은 총괄부문장(KB금융지주)으로서 김성현 KB증권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와 코디네이트를 통해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세일즈&트레이딩(S&T), 자산관리(WM) 조직에 변화를 주며 역량 강화에 나섰다. 증권형 토큰(STO) 사업도 준비에 돌입했다.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앞두고 더벨이 박 사장을 만나 올해의 계획을 직접 들어봤다.

◇신설 AM본부 총괄 중책…코디네이트 시너지 극대화 임무

KB금융지주는 지난해말 AM부문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AM부문은 전계열사의 중장기 자산운용 장책방향 수립을 지원하고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솔루션 제공역량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윤 회장은 신설 부문을 박 사장에게 맡기며 다시 한번 신뢰를 보냈다.

이로써 박 사장은 기존 자본시장부문과 CIB부문에 이어 AM부문까지 총 3개 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부담은 커졌지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 윤 회장의 출제 의도를 박 대표는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박 사장은 말하는 윤 회장의 의도는 코디네이트와 시너지다. 이미 지난해부터 총괄부문장 역할을 맡고 있는 기존의 자본시장부문, CIB부문과 함께 AM부문까지 맡아 KB금융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라는 의미다. 박 사장의 올해 최대 목표 역시 조직체계의 변화를 좋은 결과로 도출해 내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박 사장은 김성현 사장, 이현승 사장과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총괄부문장으로서 CIB부문을 맡고 있는 김 사장, AM부문의 이 대표와 서로 협력하고 코디네이트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그룹의 투자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S&T·디지털WM 역량 강화…STO 사업에도 박차

KB증권은 지난해 기존 세일즈&트레이딩부문(S&T)과 기관영업부문을 하나의 세일즈&트레이딩부문으로 편제했다. 예하에는 업무 기능별로 운용 중심의 트레이딩총괄본부와 영업 중심의 세일즈 총괄본부를 각각 신설했다.

박 사장은 "S&T 부문장, 트레이딩과 세일즈 총괄을 각각 새롭게 선임했다. 각각의 최적의 인물을 배치했다"며 "은행과 증권이 컴플라이언스를 잘 지키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운용 전문성과 영업 경쟁력 강화하는 차원의 결정이었다. 동시에 운용과 영업간의 연계를 강화해 종합적인 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전체적인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박 사장도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미국의 투자은행을 참고하며 다양하게 연구했다.

그는 "그룹의 역량을 모아 가장 좋은 트레이딩과 세일즈의 결과를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조직을 개편했다"며 "시장에 대한 각각의 전문성과 인사이트를 모아서 잘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KB증권은 디지털·플랫폼·IT조직을 통합한 디지털부문을 신설했다. 그 아래에 있는 플랫폼총괄본부에 온라인 위탁매매(BK) 전담 조직 'M-able Land Tribe'와 자산관리 전담 조직 '자산관리 Tribe'를 새롭게 만들었다. 금융투자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조만간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 증권형 토큰(STO)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토큰화 작업을 거쳐 MTS에서 상품화해 디지털 자산관리를 활성화하고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박 사장은 "증권형 토큰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최종으로는 MTS인 M-able에서 상품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관리 부문을 많이 활성화하고 싶다. 이를 통해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은 나의 원동력…끝나지 않은 도전

지금이야 KB증권의 상징적인 존재지만 박정림 사장도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커리어의 대부분을 은행에서 보낸 그에게 안정적인 이미지의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모든게 빠르고 액티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증권사의 문화가 더 잘 맞다고 한다.

박 사장은 은행과 증권업의 근본적인 차이를 로열티의 대상에 있다고 봤다. 그는 "은행원들은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강한 반면 증권맨들은 업에 대한 로열티가 있다"며 "그만큼 외부에서도 경력직 채용을 많이 하며 이동이 자유롭다"고 말했다.

사실 KB국민은행으로 합류할 때만 하더라도 KB금융그룹이 평생직장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그다. 당시는 더 젊었고 은행의 문화도 상당히 보수적이었던 만큼 그저 열심히하는 마음으로 한해 한해를 임했다. 그 결과 성과를 인정받고 빠르게 승진을 거듭하며 지금의 자리에 올라있다.

지금의 그를 만든 것 역시 일에 대한 사랑이다. 일은 아침 8시부터 퇴근후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이다. 박 사장은 "집에 있어도 회사 자료를 많이 보는 편이다. 절대 서류를 쌓아두지 않는다"며 "에너지를 일에 사용하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낀다. 이렇게 셀프 모티베이션을 끊임 없이 준다"고 했다.

박 사장이 셀프 모티베이션을 강조하는 이유는 늘 새로운 것을 탐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존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며 KB증권을 대표하는 자리에 올라서도 늘 새로운 도전을 즐긴다.

그는 "늘 하던대로 하는게 가장 편하지만 편할 때 위기가 찾아온다. 이렇게 편해도 되는 건가. 새로운 방식으로 해봐야 하는건 아닌가를 늘 고민한다"며 "그 일을 얼마나 오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새로운 시도와 이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고 이런 사람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상황에 맞는 '레인보우' 리더십…KB증권만의 문화 만들 것

지금껏 승승장구만 한 것처럼 보이지만 박 사장도 수 많은 고비와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때는 경력단절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숱한 위기속에서 내공과 리더십을 쌓아왔다. 그는 "리더십은 진화형이지 완료형은 없다.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는 대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박 사장은 자신의 리더십을 '레인보우(무지개)'라고 정의를 내렸다. 빨주노초파남보 다양한 색깔을 가진 무지개처럼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리더십을 펼친다는 의미다.

박 사장은 "한 가지 색깔만 갖고 있지 말자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정의되는 리더십은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너무 단조롭다"며 "상황마다 리더십을 달라져야 한다. 엄마 같으면서도 때로는 냉철하게, 편하기도 했다가 예리하기도 했다가 여러가지 모습을 가진 사람이 돼야 상대가 나를 예측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리더십을 통해 이제는 KB증권만의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문화를 만드는 게 가장 힘들다. 증권사마다 특별히 차별화된 것은 없지만 우리는 다소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왔다"며 "젊은 이미지의 증권사로 거듭나고 어필하겠다는 고민에서 '깨비증권'도 선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의 문화는 치열하다. 농경이 아니라 수렵하는 문화다. 하지만 우리만의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고 싶다"면서 "아직도 회사 곳곳에 수직적인 문화가 남아있지만 많이 바꾸려고 한다. 그리고 이를 MZ세대 직원들에게도 어필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박 사장은 MZ세대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그는 "저녁까지 나를 지탱해주는 것은 일이지만 지금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고 자기 행복이 중요해진 시대"라며 "각 사람마다 일에 대한 생각이 똑같을 수는 없다. MZ세대와 소통하며 맞춰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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