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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 맞은 한화운용, 턴어라운드 성공할까 한화증권 5년 흑자 이끈 권희백 대표 선임, 수익성 제고 숙제

윤기쁨 기자공개 2023-02-06 09:40:4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1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희백 대표가 한화투자증권에서 한화자산운용 사장으로 투입됐다. 한화증권에서 보여준 디지털 역량과 투자 감각으로 적자에 빠진 한화운용의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

31일 한화그룹은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한화저축은행 등 4개 계열사 대표에 대한 내정 인사를 발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한화증권과 한화운용은 양사 간 대표이사 맞교체를 진행한다. 한두희 현 한화운용 대표는 한화증권으로, 권희백 현 한화증권 대표는 한화운용으로 이동한다.

이번 조치는 운용사와 증권사 간 시너지와 사업 영속성을 위한 전략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대내외 불안정한 금융시장 환경에서 외부 인사 영입보다는 내부 교환을 통한 상호 보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내정된 대표들은 각사 일정에 따라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적자전환 한화운용, 권희백 대표 구원투수될까

권희백 대표는 한화생명 투자부문장, 한화증권 대표를 지낸 '정통 한화맨'이다. 특히 동사 최초 공채 사원 출신 사장으로 상징적인 인물이다. 권 대표는 2017년 한화증권 수장으로 임명된 이후 세 번 연속 연임에 성공할 만큼 회사 내에서 인정을 받았다. 브로커리지 뿐만 아니라 전 사업 부문에서 한화증권 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직전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한화증권은 권희백 대표의 리더십 아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6년 순손실 1608억원을 기록하던 한화증권은 권 대표 부임 첫 해인 2017년 541억원 순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WM(자산관리)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에서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2021년 진행한 두나무와 토스뱅크 투자에도 성공하며 ‘투자 귀재’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취임 이후 5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외형 확장에도 기여했다. 2017년 말 8722억원이었던 한화증권의 자기자본은 2021년 1조860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분 투자한 두나무와 토스뱅크 등의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적자전환 상태에 빠진 한화운용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3분기 기준 한화운용은 지분투자 평가 손실로 당기순손실 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까지 194억원 순이익을 나타냈지만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투자자문과 투자일임으로 벌어들이는 자산관리 수수료도 360억원에서 304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ETF(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한 공모펀드 수익성 제고와 체질 개선은 권희백 신임 대표의 숙제다. 한화운용은 한때 운용자산 규모가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업계 2위까지 올라섰지만 최근 몇년간 사세가 기울며 4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업계의 ETF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 경쟁력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시급하다.

◇일장춘몽 '디지털 자산운용사' 전략 부활 여부 관심

권희백 대표의 취임으로 한화운용은 비교적 열세를 보이던 디지털 역량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화운용은 2020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통틀어 업계에서 최초로 디지털자산 관련 본부를 신설했다.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동시에 펀드 직판 채널 '파인(PINE)' 구축에 나섰다.

당시 한화운용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글로벌로 나아가는 한국형 디지털 자산운용사의 성공모델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눈에띄는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자산팀은 해체되고 개인솔루션본부로 개편되며 사업 방향을 바꿨다. 개인솔루션본부는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배분과 연금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018년 출시한 '한화Lifeplus TDF' 시리즈가 상당수 퇴직연금 사업자들로부터 선택받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고, 젊은 퇴직연금 투자자들이 TIF(타깃인컴펀드), EMP(ETF매니지드포트폴리오) 상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BNK금융, KB금융, 우리금융 등이 디지털 플랫폼 확장에 적극 나서면서 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권희백 대표도 한화증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운용의 디지털 판매 채널 역량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른 시기 두나무, 토스뱅크 등에 베팅해온 만큼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재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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