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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SK E&S]반환점 앞둔 수소투자, 재무관리 이끄는 김형근 CFO등기임원으로 경영상 의사결정 참여, SK E&S 경력으로 무게감 늘어날 듯

김위수 기자공개 2023-04-14 07:34:5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6: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앞으로 길어야 3년. SK E&S가 수소사업 1위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남은 시간이다. SK E&S가 수소사업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은 2021년이었다. 당시 회사는 그룹 차원의 18조원 규모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연 28만톤(t)의 수소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첫 투자발표 이후 계획한 수소 생산능력을 확보하기까지 예상한 기간의 절반이 조금 넘는 시간을 이미 소요한 상황이다.

반환점을 앞에 둔 SK E&S는 올들어 조직을 재정비했다. SK그룹내 대표적인 전략·재무통인 장동현 SK㈜ 부회장에게 SK E&S 이사회를 맡겼다. 재무라인에도 주목할만한 변화가 있었다. SK E&S는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김형근 전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부문장을 선임했다.

김 CFO는 SK E&S의 사내이사를 맡아 경영상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SK E&S는 지난 한 해 이사회에 회사의 재무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을 두지 않았었다. 올들어 CFO를 이사회에 배치한 것은 수소사업 투자를 탈없이 이행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분석된다.

◇이사회 진입한 김형근 CFO 역할 부각

장기화되고 있는 고(高)물가·고금리 기조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현재의 경영환경은 역설적으로 CFO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요소다. 특히 SK E&S는 신사업을 위해 매년 '조' 단위의 금액을 투자에 쏟는 곳이다. 외부자금 유치부터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이에 따른 리스크 관리 등 CFO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970년생인 김 CFO가 SK그룹 임원명단에 들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다. 당시 SK㈜ 재무1실장으로 선임된 김 CFO는 2019년까지 직책을 유지했다. SK㈜의 재무1실은 지주사와 그룹 전반의 재무 상황을 관리하는 곳이다. SK그룹에서 SK㈜ 재무1실이 차지하는 위상이 크다. CFO와 같은 재무관련 최고책임자는 물론 계열사 대표이사로 승진할 수 있는 요직으로 꼽힌다.

실제 김 CFO는 SK㈜ 재무1실장을 지낸 뒤 약 1년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당시 SK에어가스)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감각을 쌓았다. 이후 다시 SK㈜로 돌아와 자본투자 및 사후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인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ortfolio Mgmt) 부문을 이끌었다. 이후 올해부터 SK그룹의 미래 사업의 한 축인 SK E&S의 CFO 직책을 맡게 된 것이다.

이번 SK E&S에서의 경력이 김 CFO에게 큰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소사업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SK E&S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뒷받침한다면 그룹내에서의 무게감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호실적에 넉넉해진 곳간 '단비'

SK E&S의 재무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으로 SK E&S의 실적이 크게 뛰었다. 지난해 SK E&S의 연결 연간 매출은 11조2490억원, 영업이익은 1조41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3.2%, 영업이익은 129.2% 늘어났다.

영업부문의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인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지난해 연결 기준 2조2378억원에 달했다. 사업부문에서의 호조에 더해 매입채무 확대 등으로 운전자본을 낮추며 이례적으로 높은 현금흐름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SK E&S는 지난해 1조4279억원에 달하는 자본적지출을 집행하고도 3097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를 창출할 수 있었다. 여기에 외부 조달 등을 더해 SK E&S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2조8528억원이 쌓여있다.

현재 SK E&S가 보유한 현금 보유량 등을 감안하면 올해 투자 집행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차입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김 CFO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SK E&S의 총차입금은 지난 2021년 말 5조9617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7조3265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같은 증가세에 현금성자산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순차입금 역시 4조원 수준에서 4조4737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46.8%에서 175.8%로 상승했다.

차입금 중 상당 비중이 장기차입금으로 구성돼있어 유동성 우려는 적은 편이다. 총차입금금 7조3265억원 중 37.2%인 2조7266억원이 장기차입금이었고,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성장기부채는 2조161억원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2조5838억원인데 이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5000억원 안팎이다.

다만 SK E&S 자본에 포함된 부채성격의 상황전환우선주(RCPS)는 향후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SK E&S는 지난 2021년 11월 2조4000억원 규모로 RCPS를 발행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1월 3675억원 규모의 RCPS를 조달했고 오는 11월 3675억원의 RCPS를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말 시행된 SMP 상한제 등으로 올해 커버리지 지표는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SK E&S의 재무상황에 큰 우려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관리를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SK E&S의 재무전략을 책임지게 된 김 CFO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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