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파나시아, IPO 안하길 잘했네…짧았던 호황①작년 영업익 45억…2년 전 핵심 ‘스크러버’ 적자전환
이경주 기자공개 2023-04-21 07:34:04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14: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나시아는 2020년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수요예측 결과(공모가)가 만족스럽지 않아 철회했었다. 투자자들은 당시 파나시아의 주력인 선박 탈황장비 ‘스크러버’에 대한 변동성을 우려해 발행사가 원하는 가격보다 낮은 공모가를 써냈다.스크러버는 중소기업이던 파나시아를 단숨에 중견사체급으로 끌어올린 효자였다.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의 80%를 가량을 담당했다. 2년이 지난 파나시아는 어떤 모습일까. 투자자들 예상이 맞았다. 지난해 스크러브 매출은 IPO 당시와 비교해 3분의 1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순이익 3년 새 12배 줄어…스크러버 지난해 24억 손실
파나시아는 친환경 ICT·에너지 기업을 표방한다. 국제 환경관련 기구의 규제 흐름을 예의주시해 고객사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장비나 시스템을 반 박자 빨리 개발해 만든다.
스크러버는 메가 히트작이라 볼 수 있다. 국제해양기구(IMO)가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안을 발표한 것을 노렸다. 규제안은 2020년 초 발효됐는데 파나시아는 2012년부터 개발해 2018년 공급채비를 마쳤다.
수주가 밀려들어 퀀텀점프 수준의 실적을 냈다. 2018년 57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9년 3285억원으로,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억원에서 715억원으로 껑충뛰었다. IPO 공모를 추진한 건 실적이 정점으로 향하던 2020년 9월이다.
당시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3만6000원) 기준으로 기업가치(밸류)는 6458억원으로 정했고, 공모하려던 금액은 1620억원(신주 450만주 발행)이었다. 중형딜 사이즈였다. 2019년 순이익을 적용해 밸류를 산출했으니 공모가 상단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9.98배였다.
다행히 IPO 철회 직후 그해 말엔 사상 최대 연간실적을 발표했다. 2020년 연간 매출은 3559억원, 영업이익은 835억원으로 전년보다 모두 늘어 최대치를 갱신했다. 스크러버가 일등 공신이었다. 같은 해 매출이 2753억원, 영업이익은 698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의 77.3%, 영업이익의 83.6%를 담당했다.
하지만 이후론 롤러코스터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실적이 급강하했다. 매출이 2021년 1602억원, 지난해 1783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기간 174억원에서 45억원으로 감소했다.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스크러버의 변동성이 실제 나타났다.
스크러버 매출은 2020년 정점(매출 2753억원)을 찍고 2021년 879억원에 이어 지난해는 789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스크러버 영업이익도 2020년이 정점(698억원)으로 2021년엔 111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24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상장을 했다면 투자자들이 적잖게 손실을 봤을 수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4억원이다. 파나시아가 희망했던 PER(9.98배)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이 540억원에 그친다. 2020년 희망밸류(6458억원)보다 12배 줄었다.
◇원가부담 이중고…매출회복에도 수익성 악화
지난해 확인된 것은 원재료와 운송비 등이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매출회복이란 소기의 성과에도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원가부담이 커진 탓이다. 지난해 매출(1783억원)은 전년 보다 11.3% 늘어난 수치다.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45억원)은 전년보다 74%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매출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다. 1246억원으로 전년(1246억원)보다 16.4% 증가했다. 수익성 악화의 1차요인이다. 스크러버 등을 만들기 위한 철강재 등의 가격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는 판관비에 포함된 운송비다. 지난해 판관비는 492억원으로 전년(357억원)에 비해 37.8% 증가했다. 역시 같은 기간 매출증가율(11.3%)을 3배 이상 상회한다. 핵심 요인은 수출제비용으로 같은 기간 17억원에서 44억원으로 162.3% 증가했다. 수출제비용은 제품을 수출하기까지 발생한 제반이용을 의미한다. 운반비나 통관비, 보관수수료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긍정적 비용도 있다. 경상연구개발비다. 실적 악화국면에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96억원으로 전년(59억원)에 비해 61.5% 증가했다. 규제에 대비한 선행연구는 파나시아 경쟁력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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