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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 신사업 점검]창업주 3세 이건영 회장의 재도전 'B2C 시험대'①창립 71년 '곰표' 밀가루 다각화, 호텔·레스토랑 '고품질 식자재 유통'으로

김선호 기자공개 2023-06-14 07:27:35

[편집자주]

'곰표' 밀가루로 알려진 대한제분의 오너 3세 이건영 회장이 신사업 추진을 통한 재도약 밑그림을 짜고 나섰다. B2B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B2C로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펫·카페에 이은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규 사업에 승부를 띄웠다. 제2도약을 이끌고 있는 핵심 경영진 현황과 미래 사업전략을 살펴보고 유동성 현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분은 2010년 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우리와'를 설립하면서 신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2년 커피·베이커리 전문점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를 호텔신라로부터 인수했다. B2B에서 B2C로 변화하기 위한 초석을 다진 시기다.

1970년 대한사료공업 인수와 1971년 하역과 창고보관업 대한싸이로 설립, 2001년 신극동제분을 인수하는 등 대부분 B2B를 중심에 두고 사업을 확장한 것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2009년 말 오너 3세 이건영 회장이 대한제분 대표로 오르면서 시작됐다.

◇M&A로 장착한 '펫·카페', 결손금 누적

1952년 설립된 대한제분의 창업주는 이한원 전 회장이다. 당시 자본금 1000만원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제분시설을 설립하고 1957년 제분공장을 신축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의 역사와 함께 했다. 1970년에는 대한사료공업 인수하면서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1971년에 설립한 대한싸이로는 미국 PIFCO와 합작투자한 곳으로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대한제분도 항만시설에 투자하면서 물류를 확장했다. 1982년에는 오너 2세 장남과 차남 간 경영권 다툼에서 차남 이종각 전 회장이 승기를 잡고 2002년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오너 1·2세대를 거치면서 사업 토대를 마련했고 2009년 3세인 이 회장이 대표에 오르면서 신사업을 물색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1967년생인 이 회장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콜롬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대한제분에 1997년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특히 이 회장은 B2C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장착하게 된 신사업이 펫사업을 대표하는 우리와와 커피·베이커리 전문점인 보나비다.

2018년에는 대한사료의 펫푸드부문을 양도받고 2019년 ANF 브랜드로 알려진 대산앤컴퍼니 동물사료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우리와는 동물병원 프랜차이즈업으로 유통망을 구축했고 펫푸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추면서 매출을 늘렸다.

다만 연간 매출이 1000억원에 달하지만 지속적인 적자경영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모기업 대한제분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으면서 연명을 하고 있다. 부채보다 현금성자산이 많은 대한제분과 달리 우리와는 누적된 결손금이 지난해 말 기준 212억원에 달했다.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의 상황도 크지 다르지는 않다. 2022년 매출은 103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3% 증가하면서 흑자전환해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동안 누적된 적자로 인해 결손금은 259억원을 기록했다.

◇다시 짜는 사업구조 '쉐프스푸드·IP' 주력

대한제분이 M&A 시장에 다시 등장한건 2021년 건강기능식품기업 헬스밸런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다.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은 대한제분은 같은 해 9월 헬스밸런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 에이치앤드비 유한회사에 10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그동안 제분과 사료를 넘어 반려동물·식음료 등으로 다각화를 이뤄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B2C 사업 보폭을 넓혀나가는 양상이다.

이후 2022년 식자재 수입 유통사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쉐프스푸드 지분 100%를 570억원에 취득했다. 2021년 기준 쉐프스푸드의 매출은 215억원으로 당기순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유명 제조업체와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곰표 밀가루 초기 디자인(사진출처: 곰표 하우스 홈페이지)

앞서 대한제분은 '곰표' 상표권을 활용해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상품 출시로 유통업계에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는 2018년 빅사이즈 전문 패션브랜드 4XR과 협업해 티셔츠·패딩을 출시했고 이후 화장품, 치약, 맥주, 팝콘, 에코백, 주방세제 등으로 품목을 넓혀나갔다.

이 가운데 가장 흥행을 한건 2020년 출시한 '곰표 밀맥주'다. 당시 대한제분의 상표권(지식재산권),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유통망, 맥주 제조생산업체 세븐브로이가 협업해 진행한 상품이었다. 대한제분이 B2C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엿본 시기이기도 하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보나비는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면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 성장 추세를 보인다"며 "쉐프스푸드 인수 이후로 확정된 M&A는 없고 현재 고품질의 식자재 유통사업에 주력해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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