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분, 창업주 2세 장남 대신 장녀 '지배구조 정점에' 디앤비컴퍼니 최대주주 '이종각→이혜영', 승계작업 아직도 '미완료'
김선호 기자공개 2023-06-19 07:09:46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곰표' 브랜드로 유명한 대한제분의 대표는 창업주 2세인 이종각 명예회장의 장남 이건영 회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이종각 명예회장이 사망하면서 지배구조 정점에 장녀 이혜영 씨가 서게 됐다. 대한제분의 최대주주인 디앤비컴퍼니의 최대출자자가 변경됐기 때문이다.지난해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대한제분의 주주에 관한 사항을 살펴보면 최대주주 디앤비컴퍼니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42.41%를 보유하고 있다. 디앤비컴퍼니가 보유한 지분은 장내매수를 통해 2021년 27.71%에서 2022년 27.77%로 늘어났다.
이러한 지배구조가 마련된 건 2015년 이종각 명예회장이 보유 중인 대한제분 지분을 디앤비컴퍼니에 현물출자하면서다. 당시 대한제분은 디앤비컴퍼니의 지분인수 목적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효율성 증대를 위한 지주사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이종각 명예회장의 대한제분 지분은 18.98%에서 0%가 됐고 디앤비컴퍼니는 8.73%에서 27.71%로 높아져 최대주주가 됐다. 이종각 명예회장이 2009년 대한제분 대표에서 물러난 후 디앤비컴퍼니에 지분을 넘기면서 승계를 준비해나간 시기로 풀이된다.
1970년에 설립된 디앤비컴퍼니는 파스타·와인냉장고 수입판매업, 밀가루 조제품 수출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는 오너일가 소유의 기업이다. 디앤비컴퍼니는 이종각 명예회장으로부터 대한제분 주식을 현물출자 받으면서 그 대가로 보통 332만주를 신주 발행했다.
디앤비컴퍼니는 2015년 감사보고서에서 주요 주주로 '이종각 외 특수관계인'이 96.3%, 대한싸이로가 3.7%를 보유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다음해인 2016년에는 이종각 외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이 100%로 늘어났다.
그러다 6년 만인 2022년에 디앤비컴퍼니의 최대주주가 이종각 명예회장에서 장녀 이혜영 씨로 변경됐다. 이종각 명예회장이 2022년 2월 3일 사망하면서 일어난 변화다. 사망 이후에도 그는 2022년 3분기까지는 디앤비컴퍼니의 최대주주로 이름이 올랐다.
대한제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3분기까지 이종각 명예회장은 디앤비컴퍼니 지분 83.67%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2022년 말에 디앤비컴퍼니의 최대주주로 25.71%를 보유한 이혜영 씨로 바뀌었다. 이때에 디앤비컴퍼니 지분에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이를 보면 이종각 명예회장은 사망하기 이전에 디앤비컴퍼니 지분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등의 승계를 완료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2009년 이건영 회장이 대한제분 대표로 선임됐다는 점을 비춰보면 장남에게 경영권을 넘기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한제분은 이종각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건영 회장이 대표를 맡아 운영하고 있지만 지분구조 상에서는 장녀인 이혜영 씨가 최대 정점에 위치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종각 명예회장은 슬하에 2남 2녀(이혜영, 이소영, 이건영, 이재영)를 뒀다.
그중에서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창업주 3세는 이건영 회장과 이재영 부사장이다. 대한제분에서 이건영 회장은 대표, 이재영 부사장은 해외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형태다. 이 가운데 지분구조의 최정점에 선 이혜영 씨에게 경영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 권한이 주어진 양상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이종각 명예회장이 보유한 디앤비컴퍼니의 지분이 자녀에게 상속이 된 것인지는 공개할 수가 없다"며 "공시한 내용 외에는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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