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규제, 유럽법안 'MiCA' 벤치마크하나 이복현 금감원장, ICSA 컨퍼런스 참석...EU규제안·IOSCO국제통합규제안 등 언급
오찬미 기자공개 2023-06-21 15:53:54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가상자산과 암호화폐 등 미래 증권산업에 대해 감독당국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시행이 확정된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포괄적 규제법안(MiCA)을 대표적인 글로벌 금융 규제안으로 언급하며 국내 가상자산 규제 마련 과정에서 참고하겠다고 확인했다.이 원장은 20일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국제 컨퍼런스 축사에서 "최근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포괄적 규제법안(MiCA)을 의결했고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도 암호화폐와 디지털 시장 국제 통합규제 권고안을 공개하는 등 글로벌 입법 논의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세계 금융 규제가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증권산업은 경기 둔화, 미국 지역은행 파산 등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불확실성도 산재해 있지만 동시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토큰증권 등 신기술과 접목된 증권투자 서비스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확대되며 미래 증권산업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변혁의 시점"이라며 "국제적 변화의 물결이 거세지는 만큼 감독당국도 열린 자세로 건설적인 의견들을 깊이 경청하고 지속가능한 자본시장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카(MiCA)는 가상자산 산업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EU 법안으로 최근 채택됐다. 투자자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부분적 규제가 아닌 가상자산 전체를 다루는 법안은 MiCA가 처음이다. EU 국가는 법안 통과 후 최대 18개월 이내로 미카 법안을 도입해야 하는 만큼 2024년 하반기 경 도입이 예상된다.
MiCA의 대상이 되는 가상자산은 암호화폐와 디지털자산, 스테이블코인 등이 포함된다. 법이 시행되면 가상화폐 업체가 EU 역내에서 영업하기 위해서는 공식 인가를 받아야 한다. 또 가상화폐를 활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당국이 거래를 추적할 수도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취임 1년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자산 시장 법제화를 언급하며 시장에 제도를 안착시켜 금융권의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 및 예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달 23일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도 “제도적 완비 전에도 가상자산 관련 피해자에 대해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자본시장 못지않게 내부 검토 중”이라고 언급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국내 가상자산 규제 확립시 미카를 참고하겠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 거래 행위 규제를 담은 가상자산법은 국회 정무위를 통과해 법사위 심사와 국회 본회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금감원은 가상자산법이 마련되기 전 선제적으로 가상자산 감독 체계를 확립해 시장질서를 바로잡고 투자자 보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ICSA 연차총회 3일 차에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는 금융투자협회 회원사와 국내외 시장참여자 등 약 300명 이상이 참여했다. 디지털·테크 혁명, 가상자산 시장, 선진 글로벌 시장의 성공적인 모험자본 공급 체계, 거래 플랫폼의 다각화 트렌드(ATS, 내부주문집행, STO 등), 평생소득·퇴직연금 중심의 글로벌 자산관리시장 트렌드 등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ICSA는 국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공동 정책 개발과 국제 감독 기구에 대한 정책 제언, 회원국 간 정보 공유 등을 목적으로 1988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ICSA 연차총회는 매년 대륙별로 순차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금투협은 1997년과 2008년 각각 총회를 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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