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EU·미국 오가며 항공빅딜 매진 중" 쌍용차·대우조선 신속 매각 성과…HMM 민영화 과제 산적, 부산 이전 갈등 진행형
김서영 기자공개 2023-06-20 17:00: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6월 취임 후 대우조선해양 딜을 정리하고 나서 매진한 게 바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 경쟁당국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부산 이전은 기존 기능을 축소하고 대체하는 게 아니라 동남권 경제 부흥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추가하는 것이다."강석훈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사진)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강 회장이 지난 1년간 성과로 꼽은 것은 단연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과 혁신성장금융 지원 등이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HMM 등 구조조정 작업이 남아 있고, 부산 이전을 둘러싼 내부 갈등 진화도 풀어야 할 과제다.
◇'쌍용차·대우조선' 민영화 성공…여전히 구조조정 과제 산적
20일 산은은 '강석훈 회장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강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1년간의 성과와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취임 2년 차 풀어나가야 할 경영 과제를 점검했다.
강 회장이 주요 성과로 꼽은 건 단연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이다. 이날 강 회장의 왼편에는 산은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안영규 기업금융부문장(부행장)이 배석했다.
산은 기업 구조조정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딜은 바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우션)이다.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된 후 23년간 산은의 사실상 자회사로 있었던 대우조선은 지난해 9월 한화그룹 품에 안겼다. 강 회장이 취임하며 강조한 '신속 매각' 원칙을 세운 지 3개월 만이다.
강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구조조정은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전격적으로 신속하게 이뤄낸 것"이라며 "한화오션을 2조원의 자본 확충을 통해 부족 자금 대응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R&D 투자가 가능해졌고 재무구조 재선과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강 회장 취임 두 달 뒤인 작년 8월 쌍용자동차와 KG그룹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됐다.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법정관리를 끝내고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꿨다. 신차 흥행을 발판으로 올해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강 회장의 남은 과제 역시 기업 구조조정이다. 대우조선과 쌍용차 민영화에 성공했으나 아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HMM과 KDB생명의 매각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산은은 올해 3분기 중 미국의 대한항공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MM 역시 조만간 컨설팅에 대한 최종 결론을 받아보고 연내 SPA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강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도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 한 해 혁신성장 분야 2238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와 대출을 포함한 27조4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올해도 혁신성장 분야에 25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공급하는 등 글로벌 벤처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금융동반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식지 않은 부산 이전 노사 갈등…"컨설팅 막바지"
산은의 산적한 현안 중 여전히 뜨거운 감자는 부산 이전이다. 산은의 부산 이전을 국정과제로 삼았던 강 회장의 기존 원칙에는 변함이 없었다.
올해 4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산은의 이전 공공기관 지정에 대한 심의와 의결 과정을 완료했다. 그 다음 달인 5월 3일 국토교통부는 산은을 이전대상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고시한 바 있다.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산은법이 개정돼야 한다. 산은은 '지방이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정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산은 회장으로서 지방 이전 계획을 수립해 수도권과 동남권을 두 축으로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을 달성하겠다"며 "산은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조직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오히려 그 역할과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은은 '지방 이전 시 산은의 역량 강화 방안 컨설팅' 결과가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현재 컨설팅이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상황에서 산은을 전부 이전하는 방안부터 일부 기능을 제외하고 이전하는 방안까지 전방위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통 부족과 관련해서 강 회장은 "직원과의 소통에 나섰으나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산은 회장으로서 정부의 부산 이전 추진을 성사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부산을 가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직원과의 대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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