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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연체율 점검]지방은행발 연체 공포…시중은행도 안심 못해②2금융권서 시작된 연체 상승세 점차 시중은행으로…한계차주·경기상황 등 영향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11 08:15:17

[편집자주]

은행권이 연체율 상승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간 급증한 대출과 최근 금리 상승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다. 시차를 두고 각 은행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은행들은 부실 대출채권을 적극 매각하며 지표 관리에 나섰지만 연체율 상승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더벨은 국내 은행들의 연체율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은행권 연체율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다. 지방 소재 중소기업 대출과 중저신용자 위주로 대출자산을 늘려왔던 성장전략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저축은행과 2금융권 등에서 먼저 연체율 경고등이 켜진 것과 같은 이치다.

시중은행도 안심할 수 없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가 최근 전 금융권에 잠재 리스크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시중은행의 연체율 추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여유가 있다. 그러나 연체율 상승세가 가파른 만큼 하반기 경기 상황에 따라 부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체율 상승세 가파른 지방·인터넷은행

국내 은행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특수은행 등 4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소매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은행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등이다. 특수은행 가운데서도 NH농협은행과 SH수협은행, IBK기업은행 등은 소매금융 비중이 높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조금 더 정책금융 중심으로 운영된다.

최근 은행권 연체율 상승세는 대체로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 더 강도 높게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시중은행 및 특수은행 대비 소매금융 비중이 더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소매금융에만 주력하는 2금융권에서 연체율 리스크가 커지는 것처럼 이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도 상승세가 가팔랐다.

실제 올해 1분기말 기준 국내 은행 가운데 연체율이 가장 높은 은행은 토스뱅크로 1.32%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한국씨티은행 1.26%, 전북은행 1.20%, 케이뱅크 0.82%, 카카오뱅크 0.58%, 제주은행 0.57%, 대구은행 0.54%, 광주은행 0.45%, 부산은행 0.33%, 경남은행 0.32% 등 순으로 연체율이 높았다.

특수은행 가운데선 기업은행이 올 1분기말 0.45%로 가장 연체율이 높았다. 이어 산업은행 0.40%, 수협은행 0.39%, 농협은행 0.32%, 수출입은행 0.08% 등 순이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들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낮았다.


시중은행 가운데선 우리은행의 연체율이 0.29%로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연체율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경남은행(0.32%) 대비 0.03% 포인트 더 낮은 수치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 0.28%, 하나은행 0.25% 국민은행 0.21%, SC제일은행 0.17% 순으로 연체율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연체율 상승세가 가팔랐던 은행도 대부분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었다. 지난해 1분기말 대비 올해 1분기말 연체율 상승세가 가장 높은 곳은 토스뱅크였다. 이 기간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1.28% 포인트 상승했다.

뒤를 이어 전북은행 0.64% 포인트, 씨티은행 0.54% 포인트, 케이뱅크 0.34% 포인트, 카카오뱅크 0.32% 포인트, 대구은행 0.24% 포인트, 기업은행 0.21% 포인트, 광주은행 0.17% 포인트 등 순으로 연체율 상승폭이 컸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우리은행의 연체율 상승폭이 0.12% 포인트로 가장 가팔랐다. 이어 하나은행 0.09% 포인트, 국민은행 0.08% 포인트,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 각각 0.07% 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대체로 개선…일부는 더 악화

최근 은행권 연체율 상승세에 대해 일각에선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그 근거는 이례적으로 코로나19 기간 은행권 연체율이 낮아졌기 때문에 최근의 연체율 상승세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주요 은행들의 올 1분기 연체율은 코로나19 영향이 아직 은행권에 미치지 않았던 2019년 1분기말과 비교해 대부분 개선된 모습이다. 대체로 거의 모든 은행들의 올해 1분기말 연체율이 2019년 1분기말과 비교해 낮아졌다.

실제 수출입은행은 2019년 1분기말에 비해 올해 1분기말 연체율이 3.60% 포인트 하락했다. 산업은행 0.49% 포인트, 경남은행 0.40% 포인트, 부산은행 0.28% 포인트, 대구은행 0.15% 포인트, SC제일은행 0.14% 포인트, 농협은행 0.13% 포인트 등 각각 하락했다.


다만 일부 은행들의 경우 연체율이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더 상승한 곳도 있다. 씨티은행의 연체율은 2019년 1분기말 0.77%에서 올해 1분기말 1.26%로 0.49%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은 0.4% 포인트, 카카오뱅크는 0.14% 포인트, 제주은행은 0.14%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 상승세는 은행권 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소매금융시장 전반에서 나타는 현상”이라며 “코로나19 기간 인위적으로 관리돼 왔던 한계차주발 연체율 상승에 따른 부실 위험도가 경기침체 등과 맞물련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위기감을 키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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