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오너3세' 김종희, 지주사 주식매입 '130억' 자금 출처는 2017년 성제개발 주식 매각 62억 확보, 관계사 배당으로 추가 실탄 확보
김선호 기자공개 2023-07-20 08:17:2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서그룹의 창업주 3세인 김종희 부사장이 올해 지주사 동서 주식 매입에만 13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개인이 조달하기에는 적지 않은 규모로 지분을 확보해 지배력을 강화시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과거 성제개발 주식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동서그룹의 지주사인 동서가 올해 공시한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서’를 살펴보면 김 부사장이 주식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이 변했다. 김 부사장이 보유한 동서 지분이 지난해 말 12.59%에서 올해 7월 13.24%로 올랐다.
지분율로 보면 0.65%포인트 차이가 벌어진다. 동서의 지분구조상 최대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올해 1분기 기준 31명인 점을 감안하면 소폭의 지분 변화에도 민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김 부사장은 3대 주주로 등재돼 있다.
동서의 지분구조는 크게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헌 전 고문과 차남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의 갈래로 구성된다. 개인별 지분율로 보면 김석수 회장이 18.62%로 가장 높다. 그러나 부인과 자녀 등 지분을 합산한 결과 김상헌 전 고문이 최대주주로 자리한 형태다.
이러한 지분구조를 고려해 오너 3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김상헌 전 고문의 장남인 김 부사장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지배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개인자금으로는 상당한 규모인 130억원가량을 동서 주식 매입에 투입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동서의 임원 보수 현황을 볼 때 5억원 이상의 보수를 지급받고 있는 임원은 없다. 등기이사(사외이사 제외)의 지난해 1명당 평균보수액은 3억8300만원 정도다.
김 부사장이 2014년부터 동서의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을 보면 기업에서 지급하는 보수로만 실탄을 마련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등기이사와 같은 보수를 받았다고 가정해도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보수액은 34억원 수준이다.
사실상 김 부사장은 2017년에 보유 중인 성제개발의 지분을 동서에 매각하면서 대량의 현금을 유입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동서는 성제개발의 지분 56.91%를 인수해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킨 뒤 2019년 흡수합병시켰다.
동서가 성제개발 지분 59.91%(569,096주)를 인수한 가격은 총 107억6787만원이다. 성제개발이 마지막으로 공시한 2012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김 부사장은 32.98%(32만9833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모두 동서에 매각한 셈이다.
동서가 성제개발을 매입할 당시 주당 1만8921원에 취득했다는 점을 적용하면 김 부사장으로서는 62억4077만원을 챙길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올해 동서 주식 매입에 활용한 13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성제개발이 지급한 배당을 통해서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성제개발 주주현황을 보면 김상헌 전 고문이 빠지고 김 부사장이 등장한 건 2010년이다. 부친이 보유한 32.98% 지분이 김 부사장으로 넘어간 시기로 추정된다.
이때부터 김 부사장은 성제개발이 지급하는 배당금을 챙겼다. 연도별로 보면 성제개발의 총 배당금은 2010년 10억원, 2011년 15억원, 2012년 7억5000만원, 2013년 7억5000만원, 2014년 5억원이다. 이후에는 감사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이를 보면 김 부사장은 지분율에 맞춰 2010년 3억원, 2011년 5억원, 2012년 2억원, 2013년 2억원, 2014년 2억원가량을 배당금으로 수취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에 발생한 배당금까지 더하면 총 20억원에 달한다.
동서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에 관한 것은 개인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배경까지 알 수가 없다"며 "공시한 대로 김종희 부사장은 장내매수 방식으로 보통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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