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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손익차등형 새 펀드, 공모시장 침체 돌파구"윤병문 한투운용 CMO "후순위 투자 매력, 소비자에 어필"

이돈섭 기자공개 2023-07-28 08:18:26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펀드 시장 위축이 계속 이어지면서 자산운용업계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직접투자가 빠르게 보편화되고, 상장지수펀드(ETF) 라인업도 한층 다양해지면서 공모펀드 인기는 과거에 비해 크게 쪼그라들었다. 과거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 여파로 공모펀드 판매 프로세스가 매우 복잡해진 것도 펀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손을 잡고 손익차등형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지난 17일 한국투자증권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펀딩을 개시, 내달 7일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한투운용이 사모재간접 펀드를 출시한 것은 지난 소부장코리아 펀드 이후 3년여만이다. 수익차등형 콘셉트를 녹여 차별화를 꾀했다.

한투운용이 심혈을 기울인 새 펀드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윤병문 상무(CMO, 최고마케팅책임자·사진)를 만났다. 1970년생 윤 상무는 전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투자증권에 입사, 2008년 한투운용으로 적을 옮겨 기관 영업에 주력해 왔다. 윤 상무는 이번 펀드 성과에 따라 후속작 출시도 고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투운용이 '한국투자 글로벌신성장' 사모재간접 펀드 출시에 착수한 건 올초다. 당초 해외 시장 성장에 방점을 찍고 라인업을 확장하려던 찰나였다. 실제 한투운용이 올 상반기 선보인 ETF 라인업 대부분은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미국 증시는 올 상반기 강세를 보였고 경기 연착륙 가능성에 하반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수 상승 추이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고안하기 시작, 연초 마케팅 미팅에서 '사모재간접 수익차등형' 아이디어가 제기됐다. 3년 전 선보인 소부장코리아 사모재간접 펀드가 기반이 됐다. 현 공모펀드 시장 침체를 감안, 지주에서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번 펀드는 글로벌 신성장 테마에 투자하는 7개 사모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각 사모펀드에는 일반 투자자가 선순위로 참여하고 한국투자금융지주 측이 후순위로 투자한다. 후순위 투자자는 손실 15%를 먼저 인식하고 선순위 투자자는 수익 8.5%를 먼저 챙긴다. 일반 투자자는 손실이 15% 이하로 치달으면 15% 초과분만 손실로 인식하게 된다.

반면 펀드 수익률이 8.5~10.0% 구간에서 확정될 경우 선순위 투자자 우선 취득 수익분 8.5%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은 모두 한투 측이 가져간다. 수익률이 10% 이상을 기록하면 10% 초과분을 선순위와 후순위가 각각 5대 5로 동일 배분한다. 한투 측 입장에서는 펀드 수익률이 8.5% 이상을 기록해야만 투자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윤 상무는 "한투운용식 장기투자는 자산배분 기반의 TDF와 같은 상품이 코어가 되고 그 위성에 테마 형태의 ETF 등을 통해 고객들의 성향대로 상품을 구성케 하는 식"이라며 "고객이 먼저 수익을 가져가고 손실은 한투가 먼저 책임진다는 이번 상품 콘셉트가 한투운용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과 꼭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에서 초분산 상품인 EMP 펀드를 오랜기간 운용해온 서용태 매니저가 합류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이번 펀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전기차, 바이오, 글로벌 명품, 우주경제, 클라우드 등 글로벌 신성장 테마 7개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콘셉트로 글로벌 테마 배분 전략이 운용의 핵심요소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후순위로 참여하는 점을 감안, 빗발치는 타 판매사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판매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한정했다. 펀드 총보수는 온라인 클래스 기준 연 1.02% 수준. 여타 공모펀드 대비 경쟁력있다는 설명이다. 펀드 존속기간은 3년인데 존속기간 내 누적 수익률이 20%를 초과할 경우 조기 청산해 수익을 배분한다.

윤 상무는 이번 손익차등형 펀드가 대형 금융지주 계열의 운용사만 할 수 있는 구조의 상품인 점을 인정하면서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거두면 일반 투자자 사이 후순위 참여 수요도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껏 위축된 공모펀드 시장에 자극을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게 윤 상무의 설명이다.

윤 상무는 "자산운용사는 고객이 재무계획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는 데 적합한 투자 사품을 시의적절하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펀드가 좋은 성과를 거두면 후속 상품 출시는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후순위 참여에 대한 매력도 어필할 수 있어 선순위 후순위 투자의 교차점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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