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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신규 공모펀드 출시, ETF 일색 시장서 성과 확신"김장호 이스트스프링 본부장 "첫 외부운용사 라인업"

윤종학 기자공개 2023-08-01 08:09:59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군이 다양해지면서 전통 일반 공모펀드 시장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투자상품=펀드'라는 공식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그 대신 직접 투자를 원하는 니즈에 부합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의 대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새로운 공모 신상품을 출시해 이목을 끈다. ETF로 구현하기 어려운 투자섹터를 발굴해 승부수를 띄웠다.

신규 펀드를 출시한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리테일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장호 리테일본부장(사진)을 만났다. 1968년생인 김 본부장은 1994년 나라종금에 입사하면 금융권에 발을 들인 뒤 굿모닝투자신탁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2년 굿모닝투자신탁이 PCA에 인수되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꾼 뒤 현재까지 20년 넘게 근무 중이다.


김 본부장은 2004년부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에서 리테일영업을 맡아왔다. 뮤추얼펀드가 대세이던 시절부터 ETF에 밀려 자리를 내주게 된 현재까지 시장의 변화를 지켜봤다. 최근 펀드 판매 프로세스가 강화되고 투자상품이 ELS, 랩어카운트, ETF 등 다양화됐지만 그는 여전히 투자상품으로서 펀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음식에 비유하면 펀드는 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새로운 반찬을 가미할 순 있지만 밥은 기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가 긴 만큼 꾸준히 보완된 제도적 여건, 운용 인력 등의 역량 등이 존재하는 만큼 ETF가 일반 공모펀드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ETF는 기초 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지수가 존재하는 산업 전반에 분산투자하기에 적합하다. 다만 산업 내 특정섹터에 투자하기에는 운용역이 직접 종목을 발굴하고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일반 펀드가 더 뛰어나다는 주장이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이번에 출시한 '이스트스프링 글로벌온콜로지 증권자투자신탁' 역시 ETF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이 펀드는 헬스케어 중에서도 '온콜로지(종양학)'이라는 분야에만 투자한다. 국내 ETF 중에도 헬스케어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다수 존재하지만 종양학만 다루는 ETF는 없다.

특정 섹터로 좁혀 투자했을 시 가장 큰 차별성은 알파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ETF로 예를 들어보면 최근 반도체섹터가 인기를 끌며 대부분의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을 보면 엔비디아(NVIDIA) 등 주도주 비중이 컸다. 유망산업 내에서도 해당 산업을 주도하는 부분을 선별할 수 있다면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종양학이 헬스케어 섹터 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종양학은 암의 연구, 치료, 진단, 예방을 다루는 분야로 최근 암치료 혁신과 연구가 가속화되고 신약 승인이 꾸준히 증가하며 헬스케어 섹터 중 성장성이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종양학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4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이스트스프링운용의 판단이다. 특히 헬스케어 섹터 기업들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약개발에서도 종양학 분야가 압도적이다. 종양학과 관련해 개발중인 임상화합물은 17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신약 출시의 30%가량이 종양학에서 나오고 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종양학에 베스트 인 클래스(분야 내 최고) 상품을 소개하기 위해 처음으로 외부 운용사와 손을 잡았다. 앞서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다양한 재간접 펀드를 선보였는데 본사의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만 출시해왔다.

이스트스프링 글로벌 온콜로지 펀드는 '켄드리엄 에쿼티스 엘 온콜로지 임팩트' 펀드에 신탁재산 대부분을 투자한다. 켄드리엄은 1400억 유로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운용사다. 켄드리엄 에쿼티스 엘 온콜로지 임팩트는 암 연구, 진단, 치료 등 다양한 분야의 바이오테크놀로지, 대형 제약사, 생명과학장비 및 의료 기술 헬스케어 서비스 회사 등에 투자한다.

김 본부장은 "신규 펀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종양학 펀드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는 켄드리엄 펀드에 재간접 투자한다"며 "베스트 인 클래스 상품을 소개하기 위해 처음으로 타 운용사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켄드리엄 에쿼티스 엘 온콜로지 임팩트의 운용은 켄드리엄 글로벌 헬스케어 주식운용팀이 맡고 있다. 이 팀은 20년 이상 헬스케어 펀드만 전념하고 있으며 약 40억달러를 운용 중이다.

이스트스프링 글로벌 온콜로지 펀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의 균형된 포트폴리오 전략을 취한다. 대형 헬스케어주는 경기 방어주 역할을 한다. 지난해 시장이 25%가량 하락한 상황에서도 헬스케어 지수는 14.5% 빠지는데 그쳤다. 켄드리엄 에쿼티스 엘 온콜로지 임팩트 역시 지난해 18.6%의 변동성을 보이며 벤치마크(20.6%) 대비 낮은 변동성을 입증했다.

중소형 헬스케어주는 알파 수익률을 낼 수 있게 도와준다. 중소형 헬스케어주는 꾸준히 인수합병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주가 상승폭이 크다. 앞서 GSK가 Tesaro를 인수하며 주가가 110% 상승했고, 화이자가 Trillium을 인수하자 200% 가량 주가가 뛰었다. 이는 펀드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이스트스프링 글로벌 온콜로지 펀드의 국내 운용성과를 쌓아가면서 은행, 증권사 등의 리테일고객, 퇴직연금고객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현대차증권, 삼성증권 가판대에만 올라있다.

김 본부장은 "국내 공모펀드의 리테일 비즈니스가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펀드의 성과에 따라 후행적으로 고객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런칭 이후 3개월 이상 좋은 성과를 보여 판매사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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