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차이나 디스카운트 점검]'주가 털썩' 더미동, 중국 자본 불신 '대표사례'최대주주 변경 계약 공시 이후 철회, 쌓여가는 소액주주 '불만'
성상우 기자공개 2023-09-11 07:43:47
[편집자주]
국내 증시에는 중화권 기업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다. 부실경영과 회계 불투명성으로 상장 폐지를 거듭하는 등 여러 논란을 일으키며 신뢰도를 스스로 깎아내린 영향이다. 하락한 신뢰도는 국내 증시에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의 투자 매력도 낮추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나 중국 자본이 지배하는 곳은 15개 이하 수준에 불과한데, 이 중 80% 정도가 공모가 회복은커녕 동전주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벨은 중국계 기업의 상장 후 실적과 지배구조 이슈, 주가 추이를 통해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량용 블랙박스 전문기업 더미동은 최근 대표적인 ‘차이나 디스카운트’ 종목으로 꼽히는 곳이다. 대주주 변경과 신사업 M&A 계획으로 30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3일 만에 1000원대로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성토를 들어야 했다. 청사진으로 내놓은 계획들은 모두 무산됐고 실적 부진폭은 커졌다. 주가 측면에서 별다른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2016년부터 이어져 온 장기 주가 하락세에 반등이 일어난 건 올해 3월이다. 최고 1만8000원까지 터치했던 주가는 이후 7년간 별다른 반등 없이 우하향 흐름을 보였다. 역대 최저점을 찍은 지난해 하반기엔 20분의 1 수준인 900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올해 1분기엔 줄곧 1000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주가는 2분기 들어 돌연 급등세로 전환했다. 장기 실적 부진을 이끈 현 경영진 및 대주주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였다. 실제로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을 내포한 200억원 규모 대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기대감은 높아졌다.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더니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3배가량 뛰었다.
지난 6월 기존 최대주주인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는 새 주주로 등장한 에이치엘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에이치엘은 상해유평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더미동 구주 120만주와 또 다른 주주인 비타&디벨롭먼트 보유 물량 100만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가져온다는 계획이었다.
관련 공시가 후속으로 이뤄지면서 사업 체질 개선도 빠르게 이뤄지는 듯했다. 지난달 4일 에이치엘이 최대주주에 올랐다는 공시가 나왔다. 이어 신사업 자금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 및 CB 발행 계획이 나왔고 중장비 부품제조업체인 한라인더스트리 M&A 계획도 발표됐다. 소재·광물 및 친환경 영역이 추가된 신사업 아이템이 정관에 추가됐고 사명 변경 계획도 나왔다. 주가 상승세엔 더 속도가 붙었다. 이 모든 계획이 반영될 주주총회를 앞두고는 주가가 3000원을 넘어섰다.
치솟던 주가는 지난달 7일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임시 주주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불발됐기 때문이다. 에이치엘이 비타&디벨롭먼트로부터 100만주를 매입하기로 한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다. 대주주 변경을 비롯해 경영진 교체 및 신사업 추진 및 M&A 등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3000원을 오르내렸던 주가는 이날부터 3일 만에 1000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시장에선 중국계 자본이 국내 증시 투자자들을 우롱한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의 사업 현황 및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에 대해 회사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IR 및 PR 창구 마저 모두 막혀버린 상황이다. 사업보고서나 주요사항보고서 등 최근 2~3개월 사이 나온 공시 보고서에 적힌 국내 소재 공시 담당자 전화번호는 모두 ‘없는 번호’거나 수차례 시도에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일반 소액주주 지분율이 60%를 넘는 상장사임에도 시장과 소통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미동의 주 사업영역인 차량 블랙박스 사업은 성장 정체에 빠진 지 오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연결 기준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연매출은 75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30%가 줄었고 2020년 대비로는 4분의 1 토막이 났다. 신사업으로 시작한 ‘루지 카트’ 사업의 경우 지난해 15억원 규모 매출을 냈지만 올해 들어선 매출이 없다.
주가는 8월 들어 1000원선을 줄곧 오르내리고 있다. 주가 추이는 2016년 이후 줄곧 우하향 흐름이다. 1만8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주가는 7년만에 20분의 1토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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