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이동채 ‘보유 지분’ 정리하고 ‘상장 승인’ 얻었다최대 600억 규모 지분 에코프로머티얼즈에 무상증여후 소각…거래소 깐깐한 심사가 배경
최윤신 기자공개 2023-10-04 07:35:0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승인을 앞두고 보유한 주식 전량을 회사에 무상증여해 이목을 모은다. 그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기소되며 상장심사 과정에서 내부통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이에 직접 지분관계를 끊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전 회장과 함께 그의 가족이 전량 지분을 보유한 회사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상당수를 같은 방식으로 처분했다. 해당 지분 취득에 이뤄진 유상증자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던 만큼 이를 원상복구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무상증여·소각 결정한 날 심사 승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지난 22일 보유하고 있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증 주식 40만주를 회사에 무상증여했다. 이 전 회장과 함께 그의 가족이 전량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이지파트너스도 보유 주식 125만여주 중 85만6000주를 함께 증여했다.
데이지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기준 이 전 회장과 배우자 김애희씨가 각각 지분 20%씩, 자녀 이승환·이연수씨가 30%씩을 보유한 100% 가족기업이다. 기존 이룸티앤씨라는 사명에서 지난 7월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증여받은 주식 125만6000주를 전량 소각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발행 주식수는 5790만2158주에서 5664만6158주로 줄어들었다.
이 전 회장과 데이지파트너스가 무상증여한 125만6000주의 현재가치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희망가격 밴드(3만6200~4만6000원)를 적용하면 약 455억~578억원으로 계산된다. 에코프로그룹 측은 이 전 회장과 데이지파트너스의 지분증여·소각에 대해 “이동채 전 회장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선 주식증여와 소각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바라본다. 특히 해당 증여와 소각이 이뤄진 날 한국거래소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심사를 승인했다는 점에서 상장심사와 연계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무상증자와 소각 관련 이사회 결정이 이뤄진 22일 한국거래소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한국거래소는 개별 기업의 심사과 관련해선 별도로 언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거래소의 심사 프로세스를 고려할 때 이 전 회장의 주식 무상증여에는 거래소와의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바라본다.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예비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징역을 구형받았다. 이 전 회장이 에코프로 지분 18.8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에코프로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지분 과반 이상을 소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상위 지배주주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미공개 정보이용이 있었던 만큼 심사과정에서 거래소는 재발방지와 주주보호에 대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라며 “거래소가 구체적인 방침을 요구하진 않았겠지만 사실상 개인적으로 보호한 지분의 처분이 상장 심사 승인의 전제조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유상증자 '절차적 하자'에 데이지파트너스 취득지분 반납했나
이 전 회장 가족이 전량 지분을 가진 데이지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을 처분한 것 역시 심사 승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맥락은 조금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지파트너스는 보유지분 전량을 무상증여한 이 전 회장과 달리 총 보유주식(125만438주) 중 약 70%인 86만5000주를 증여했다. 이 전 회장의 지분율을 지우기 위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 전 회장의 부인인 김애희씨와 이승환·이연수씨도 보유한 지분을 회사에 무상증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데이지 파트너스가 해당 지분을 취득할 당시의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절차적 하자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는다.
데이지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식을 22만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 2021년 7월 이뤄진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06만3000주를 주당 6000원에 배정받았다.
다만 해당 유상증자는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위배하는 등 절차적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상장 준비 과정에서 파악됐다. 다만 주관사단과 거래소는 신주발행 이후 시점이 상당히 경과했고, 유상증자의 절차적 하자가 무효 사유에 이르지는 않는다고 봤다.
그럼에도 절차상 하자가 있는 유상증자로 인해 최대주주 일가가 이득을 취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당시 인수한 지분 상당수를 회사에 무상증여함으로써 최대주주 일가의 이득은 없도록 만들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비위가 발견된 만큼 거래소가 상장 심사 과정에서 깐깐한 요구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최대주주가 아닌 일반 주주에게도 보호예수를 요구하는 등의 조치가 이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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