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과학, 자본잠식 자회사 VGXI 추가 수혈 지속 대여금 만기 연장 이어 채무 보증… 공장 증축에도 당기순손실 222억 '역성장'
한태희 기자공개 2023-11-24 10:02:59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2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원생명과학이 미국 자회사 VGXI에 대한 대여금 연장과 차입금에 대한 채무 보증을 결정했다. 현지 공장 증축에 막대한 현금을 투입하며 자회사의 자금줄이 마른 탓이다.VGXI는 당초 신규 공장에서 생산량과 매출이 늘어 발생한 수익으로 채무를 상환하려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수주량이 줄며 실적이 역성장했다. 다른 대여금 921억원의 만기도 1년 앞으로 다가오며 당분간 모회사로부터 자금 수혈이 이어질 전망이다.
◇ 대여금 628억원 만기 2029년 11월로 연장… '자본잠식' 빠진 美 자회사 지원 목적
진원생명과학은 최근 미국 자회사 VGXI에 빌려준 대여금 628억원의 만기를 2029년 11월로 연장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VGXI가 자체 조달 예정인 차입금 98억원에 대한 채무 보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VGXI가 연이은 시설투자와 실적 부진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영향이다. 신규 공장 증설로 나갈 돈은 늘었는데 수주가 부진해 들어올 대금이 줄었다. 2023년 3분기 기준 VGXI의 자본총계는 -174억원으로 부채총계가 자산총계보다 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VGXI는 진원생명과학이 2008년 5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설립한 비상장법인이다. 유전자치료제 원료인 플라스미드 DNA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의 연결 기준 매출의 60%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사업부다.
진원생명과학은 VGXI에서 돈을 벌고 국내에서 R&D와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이원화 사업 구조를 취하고 있다. 국내 연구소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성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D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 생산량 확대해 갚으려 했지만… 수주 총액 줄며 매출과 당기순이익 '역성장'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현지 공장을 증축하며 자회사에 막대한 금액을 지원했다. 2019년 12월 공장 증축계획을 밝히고 3년간 세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2570억원을 조달했다. 2020년 10월에는 24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중 자회사 시설자금에 투입한 금액만 1766억원에 달한다.
VGXI는 신규 공장에서 확보한 생산량으로 매출을 확대해 채무를 상환하려 했다. 총생산능력은 500리터에서 3700리터 수준으로 7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수주 총액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올해 1월 531만달러(68억원) 규모 수주 계약 후 아직 공시 기준인 20억원 이상 수주 계약은 없다.
자연스럽게 실적은 악화됐다. VGXI의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254억원) 대비 31.1%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52억원에서 222억원으로 4배가량 늘었다.
현금 곳간도 줄었다. 진원생명과학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2021년말 1073억원에서 2023년 반기 기준 85억원이 됐다.
내년 12월에는 남은 대여금 921억원의 채무 만기도 도래할 예정이다.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이 없다면 추가적인 현금 유출도 불가피하다. 2021년 7월 3만80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약 2년간 10배 넘게 급락한 것도 이 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부분보다 올해 오더가 적은 건 사실"이라며 "올해 1월에 70억원 규모 수주를 했고 계속 수주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공시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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