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한발 늦은 SK바사 폐렴구균 백신, 차별화 전략 '혈청형'GBP410 3상 IND 신청...화이자·머크 등 경쟁 치열 상황 속 임상 속도전
차지현 기자공개 2023-12-13 11:13:10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후속 파이프라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임상에 속도를 낸다. 엔데믹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임상 3상 진입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현재 전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빅파마) 제품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데다 후발주자가 치고 올라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더 넓은 범위 예방 효과를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FDA에 GBP410 3상 IND 신청, 2027년 내 마무리 목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폐렴구균 백신후보물질 'GBP410'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GBP410은 폐렴, 급성 중이염 및 침습성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 모기업 SK케미칼은 2014년 프랑스 사노피와 GBP410에 대한 공동 개발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8월 임상 2상을 마쳤다. 생후 12~15개월 소아 140명과 42~89일 영유아 712명을 대상으로 GBP410과 대조백신 미국 화이자의 '프리베나 13'을 비교한 결과 대조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안전성 측면에선 백신과 관련한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 밖에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폴리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등 영유아 및 소아 접종 권고 백신을 병용 투약 시에도 대조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번 FDA 임상 3상 절차는 추가 자료 제출 과정을 거쳐 완료할 예정이다. 해당 임상에선 건강한 영유아 및 소아를 대상으로 GBP410을 4회 접종 후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기존 허가 백신을 기초접종(3회) 및 추가 접종(1회)한 결과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임상을 설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외 여러 국가에도 GBP410 임상 3상 IND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7년 내 임상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화이자 독주 체제에 머크 위협까지…'임상 속도' 관건
단백접합 방식 폐렴구균 백신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건 '혈청형'이다. 혈청형은 폐렴구균을 일으키는 병원성인자 중 하나다. 폐렴구균 항원 종류는 90개 정도인데 연령·지역마다 유행하는 혈청형이 다르다. 폐렴구균 백신은 이 가운데 질병을 주로 유발하는 23여가지 혈청형을 기반으로 만든다. 예방할 수 있는 혈청형 개수에 따라 백신에 'n가' 같은 표현이 붙는다.
현재 전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프리베나 독주 체제다. 글로벌 시장에서 매년 60억달러(약 8조원)가량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화이자는 2021년 기준 글로벌 폐렴구균 백신 시장의 약 80%를 점유한 프리베나 13에 7개 혈청형을 더한 '프리베나 20'을 개발했다. 시판하고 있는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중 예방 범위가 가장 넓다. 이를 통해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410가 프리베나20보다 혈청형을 하나 더 예방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관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GBP410은 21가로 프리베나 20에서 혈청형 9N을 추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광범위한 혈청형을 포함하기 때문에 기존 제품 대비 예방 범위가 넓다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1가 폐렴구균 백신 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개발에 속도를 낼 필요성이 제기된다. 후발주자로 나선 머크(MSD)도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V116'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 3상 진행 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410보다 개발 단계가 앞서 있다. 지난달 프리베나20 대비 면역반응 유도에 대해 비열등성 및 우수성을 입증했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출시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엔데믹 전환 이후 실적이 급전직하하면서 새 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핵심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GBP410 개발 및 상용화 성공이 특히 중요한 셈이다. 작년 말 안재용 사장이 지속가능 성장 전략을 발표하는 간담회 자리에서 "GBP410 백신을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임상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점쳐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