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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왕의 귀환' 한국증권, 조단위 유증 잡고 ECM 1위[ECM/종합] 'SK이노·한화오션 유증' 기여도 최상…2위 NH증권 간발의 차

양정우 기자공개 2024-01-02 07:30:4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9일 12: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자본시장(ECM) 왕의 귀환이다. 한국투자증권이 2023년 ECM 주관실적 1위를 차지했다. 2022년엔 KB증권에 왕좌를 빼앗겼으나 한국증권은 2020년~2021년 연속으로 선두를 차지했을 정도로 전통 강자로 꼽힌다.

주관사가 참여한 ECM 거래액은 예년 볼륨이었던 2022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가 큰 폭으로 주저앉은 건 물론 유상증자와 주식연계채권(ELB) 시장도 위축 일로를 걸었다. 2024년에도 IPO 시장에 빅딜의 등장이 쉽지 않은 만큼 ECM 거래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 강자' 한국증권, 1년만에 선두 탈환…'SK이노·한화오션 유증' 효자 노릇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증권은 2023년 2조2455억원의 ECM 주관실적(블록딜 제외)을 쌓았다. 유상증자 주관실적이 1조6403억원으로 가장 많고, IPO에서 531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ELB 실적은 1265억원이다.

한국증권의 선전은 조 단위 유증 딜을 빼놓고 얘기하기 어렵다. SK이노베이션과 한화오션 유증의 주관사단에 합류하면서 단번에 주관실적을 끌어오렸다. 무엇보다 SK이노베이션 딜(총 1조1433억원)의 실적 기여도가 가장 컸다. 공모 실권주(101만336주)가 발생했으나 141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청약에 9조원 대의 청약 증거금이 들어오면서 성공리에 유증을 매듭지었다. 이 딜 한 건에서 한국증권이 확보한 실적이 5716억원이다.

IPO에서는 두산로보틱스 딜의 흥행몰이가 주효했다. 상장 전부터 심상치 않은 조명을 받아온 '핫' 딜이었다. 오랜 기간 지지부진했던 로봇 섹터의 주가가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로 드라마틱하게 치솟기 시작했다. 로봇주가 투자자의 최선호 주식으로 거듭난 시점에 상장을 시도하면서 공모주 시장에서 품절주로 등극했다. 대표 주관을 수행한 한국증권이 거둔 실적은 1474억원이다.


NH투자증권은 간발의 차로 ECM 주관실적 2위를 차지했다. 총 2조1324억원의 실적을 거둬 1000억원 차이로 한국증권에 석패했다. 역시 주관실적의 일등공신은 유증이었다. NH증권도 SK이노베이션과 한화오션 유증을 한국증권과 함께 주관했다. 다만 한국증권(32건)이 ECM 딜을 주관한 건수 측면에서 NH증권(26건)을 앞섰다.

3위인 KB증권의 주관실적은 1조594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엔 다른 증권사와 현격한 격차로 독보적 1위를 달성했지만 2023년의 경우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것으로 풀이된다. IPO 시장의 수급 여건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탓에 대형 딜의 상장 스케줄이 줄줄이 뒤로 밀린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4위(1조1271억원)와 5위(1조357억원)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IPO 주관실적 1위를 달성하면서 상장 딜의 최강자 자리에 올랐고 신한증권도 외부 영입 본부장마다 활약을 벌이면서 ECM은 물론 IB 파트가 전반적으로 강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체 ECM 거래액 11조 '급감 일로'…IPO·유증·ELB 등 모든 유형 감소

2023년 주관사가 참여한 ECM 거래액은 총 11조552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급 호황기였던 2021년(36조2184억원)보다 3분의 1 가까이 급감했고 예년 수준인 2022년(25조5214억원)보다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 IPO와 유증, ELB 등 모든 유형의 거래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PO 시장의 경우 상장 데뷔전인 만큼 유통시장인 증권 시장의 등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2023년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 전반이 고전을 겪었던 터라 시장 위축이 불가피했다. 빅딜의 주관사 지위를 확보한 증권사마다 2024년 출격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나마 선전을 벌인 건 유증 시장이다. 유증은 자본시장에서 두 가지 속성을 갖고 있다. 비즈니스의 고속 성장 때문에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는 호재성 발행이 있는 반면 자금 확충이 시급한 기업의 마지막 조달 루트로 여겨지기도 한다. 증시 침체 속에서도 조 단위 볼륨의 유증이 이어졌던 이유다. 2024년 시황의 완연한 회복이 아직 불확실하지만 유증 시장에서는 발행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ELB의 거래액도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국내 메자닌 시장의 주축 발행사인 바이오사가 신규 조달에 나서지 못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자금 사정이 한계 기업에 이른 업체가 적지 않은 탓에 안전장치가 마련된 메자닌도 투자 시장에서 소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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