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철강, 올해는]포스코, 글로벌 톱5 도약 원년…대내외 '3중고'①경기 침체 등 악재 지속…차기 회장 선거도 변수
이호준 기자공개 2024-01-11 07:37:51
[편집자주]
원재룟값, 공급과잉, 그리고 수요. 이 모든 요소가 한 번에 악화한 분야도 아마 드물 것이다.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 국면에서 많은 수익을 낸 철강 업계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시황 부진 속에 가장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눈여겨볼 건 안타까운 악재를 겪는 이곳이 '탈탄소'에 여념이 없는 업계라는 것. 사업 재편에 갈 길이 먼 철강사들이 또 다른 험난한 여정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 업계는 갖은 역경 속에서도 자신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더벨은 국내 대표 철강사들의 현상황을 짚고 그 안에서 의미와 과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업계가 다시 코너에 몰렸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작년 말부터 또 다시 상승 국면에 진입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주요 공급처인 건설 경기 불황도 길어져 업계에선 올해도 철강사들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는 시장을 읽는 바로미터다. 포스코는 작년 3분기 높은 철강 시황 탓에 영업이익이 8530억원에 그쳤다. 전분기에 비해 16% 감소한 숫자다. 회사는 올해도 위기 상황으로 보고 '혁신적 변화'로 극복하자고 신년사에서 강조했다. 그만큼 통상 하던 대로는 실적 반등에 자신이 없다는 얘기다.
◇톤 달랐던 메시지…대내외 '3중고' 지속
올해 초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이 내놓은 신년사는 그 어느 해보다 비장한 어조였다. 김 부회장은 올해를 '철강 수요 전망이 밝지 않은 해'로 바라보고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혁신적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냉천범람 재난에서 벗어난 저력과 기술력을 칭찬하는 메시지로 한 해 시작을 알렸던 작년 모습에서 180도 달라졌다. 김 부회장은 위기에 맞서 '저탄소 제품 개발', '글로벌 인프라 확충'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포스코는 작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5조8030억원, 8530억원을 거뒀다. 모두 전분기 대비 각각 4.5%, 16% 빠졌다. 계절적 비수기인 겨울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발표된 실적이었단 점에서 업계는 4분기엔 판매량과 수익이 더 감소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철강업계가 대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계절적 요인을 빼고 봐도 '원재료 가격'과 '건설·주택 경기' 등 실적을 견인할 요소가 적다.
대표적으로 생산비용의 핵심인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9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약 116달러로 1년 전보다 17% 올랐다. 산업용 전기 요금도 작년 11월 kWh(킬로와트시)당 10.6원 인상돼 철강사 부담이 커졌다.
주요 공급처인 전방산업·시장의 수요 부진도 큰 골칫거리다. 올해도 건설 부문 경기 침체로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내수 철강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조강 생산은 증가하는 흐름이 올해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 달성 위한 원년…차기 회장 선거는 변수로
작년 7월 포스코는 새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을 5200만톤(t)으로 키워 글로벌 톱5 안에 들고 합산 매출액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사실상 올해가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원년'이다. 다만 국내외 현실이 녹록지 않다. 그러나 만약 포스코가 올해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계획대로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면 순조롭게 중장기 목표를 달성할 자신감을 얻을 계기가 될 수 있다.
예정된 투자와 사업 전략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포스코는 현재 광양제철소 전기로 설치 공사에 한창이다. 전기로란 고철을 전기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용광로다. 기존 용광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다. 2025년 12월까지 약 6420억원이 투입된다.
하이렉스 기술 개발도 이어간다. 하이렉스 기술은 철 환원 과정에서 석탄을 태울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기술이다. 2030년 상용화에 나설 예정으로 현재 하이렉스 기술을 비롯한 연구개발(R&D)에 연 3000억원이 쓰이고 있다.
제품 믹스 개선에 집중하는 시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포스코는 작년 3분기 고부가 철강제품 브랜드 WTP(월드 톱 프리미엄)의 판매 비중이 전분기 대비 2%포인트 높아졌다. 올해도 실적 방어를 위해 고부가 제품의 생산·판매 비중을 확대할 전망이다.
물론 이러한 사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변수도 있다. 현재 재계의 시선은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에 쏠려 있다. 새 회장이 변화 혹은 철강사 본원적 경쟁력 중 어디에 방점을 찍을지가 포스코의 전략과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보릿고개 넘는 계열사들, 관건은 '비재무적 성과'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장인화 회장, 재건과 회복에 초점 맞춘 한해
- [2024 이사회 평가]지배구조 최상단 ㈜한화, 건설업 부진에 경영성과 '글쎄'
- [2024 이사회 평가]불황 넘는 HD현대인프라코어, 평가시스템·견제기능 '우수'
- [2024 이사회 평가]평가시스템 '부재' 팬오션, 운임지수 하락에 경영성과 부진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품사도 세대교체, 미래차 준비하는 현대트랜시스·케피코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이규복 사장 승진, 현대글로비스 미래 밸류업 '올인'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송호성 체제 굳건…기아, 성과 기반 임원진 대거 약진
- [재정비 나서는 현대제철]주주환원책 발표 보류, 밸류업 현실화 방안은
- KAI, 폴란드 신화 수뇌부 용퇴…수출 인력 집중 배치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