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가상자산사업자 재편 포인트]다가오는 사업자 갱신신고, 첫타자는 '업비트'①하반기부터 갱신 심사 시작, 강화된 요건에 안심 금물
노윤주 기자공개 2024-01-16 13:10:41
[편집자주]
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하는 첫번째 법령인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이 3년째에 접어들었다. 사업자 신고제를 실시한 이 기간동안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법지대에 있던 위험성 높은 서비스들은 퇴출되고 있고 원화거래소 전환에 실패한 코인마켓거래소의 사업 중단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사업자 갱신 신고가 예정돼 있다. 가상자산 제도화 물결 속 업계가 어떤 형태로 재편될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3월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같은해 9월 효력을 발휘했다. 특금법은 가상자산 업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먼저 '가상자산사업자'라는 신규 업종이 생기고 신고제가 도입됐다. 거래소뿐 아니라 수탁사, 지갑운영사, 기타 유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까지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했다. 당국이 승인한 서비스와 그렇지 않은 서비스로 나뉘어졌다.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도 소수로 변했다. 법 시행 전에는 거래소 법인계좌로 고객 예치금을 입금받아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들이 대부분이었다. 법 시행 이후에는 은행과 고객 실명계좌 제공 계약을 체결한 거래소만 원화마켓을 유지할 수 있게 변했다. 30개에 달하던 가상자산거래소 중 원화거래를 허가받은 곳은 5개에 불과하다.
최초 부과된 라이선스 유효기간은 3년이다. 이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이 진행된다. 첫 타자는 최초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증을 교부받은 업비트(두나무)가 될 예정이다.
◇3년전, 두나무 필두로 무리 없이 대부분 심사 통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특금법 시행 유예 시한을 약 한달 앞둔 2021년 8월 20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서류를 접수했다. 가상자산 원화거래소 신고를 위해서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은행으로부터 발급받은 실명계좌 확인서 등이 필요하다.
ISMS는 문제가 없었다. 2018년 11월 이미 ISMS 인증을 취득했다. 인증 유효기간인 3년이 가까워지자 신고심사 과정에서 ISMS-P인증을 다시 한 번 획득했다. 은행은 기존 제휴사인 케이뱅크와 계약을 유지하면서 신고를 마쳤다.
두나무는 신고수리를 앞두고 같은해 6월 금융위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 현장 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팅 직후 당국이 모든 사업자가 수리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정도라고 표현했지만 개선사항을 빠르게 적용해 1호 사업자가 될 수 있었다. 신고접수 약 한달 뒤인 2021년 9월 수리 통지를 받았고 그 다음달 신고수리증을 정식 교부받았다.
2021년 10월 코빗이 두번째로 신고수리를 확정했고 코인원과 빗썸은 11월에야 최종 통과했다. 은행과 계약을 하지못한 '코인마켓거래소'들의 심사는 큰 이슈 없이 마무리됐다. 고팍스(스트리미)는 코인마켓사업자로 신고 후 2022년 2월 전북은행과 계약을 체결해 원화거래소 편입에 성공했다.
◇문턱 높아진 가상자산사업자, 거래소·은행 준비 돌입
가상자산사업자는 신고수리 후 매 3년마다 갱신신고를 해야 한다. 이에 하반기 두나무를 시작으로 갱신신고가 이어질 예정이다. 업계서는 규제에 선대응하는 두나무의 과거 행보에 미뤄봐 올해도 여유 있게 갱신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소 내부서는 3년 사이 추가된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 고객들에게 예치금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은행이 거래소에 예치금 이자를 전달하면 거래소가 각 고객의 예치금 비중에 따라 이를 재전달하는 형태다.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6개월 안에 시스템을 구축하기 매우 촉박하다"며 "갱신신고 심사 시 이용자보호법 준수 가능 여부도 따질 것으로 보여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화된 FIU의 은행 실명계좌 발급 기준과 은행연합회 자체 규정도 맞춰야 한다. 당국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역량을 갖춘 은행만 가상자산거래소에 계좌를 줄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두나무 제휴사 케이뱅크는 지난해 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 자금세탁위험평가 업무 전담인력 부재, 고객 예치금 구분관리 절차 개선 등을 요구 받은 바 있다. 거래소 뿐 아니라 은행도 갱신신고 준비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사업자에게 요구하는 자격 요건이 강화된 만큼 3년전과 비교해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회서는 기존에 없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불수리 요건을 담은 특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요건 미충족으로 원화거래소 진입이 무산된 사례도 나왔다. 한빗코가 광주은행과 계약을 체결해 사업자 변경신고를 제출했지만 FIU는 지난해 11월 불수리를 통지했다. 가상자산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원화거래소에 더 많은 책임과 높은 역량이 요구되기에 불수리를 결정했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가상자산 업계 대관 담당자는 "은행과의 관계가 원만하고 규제에 맞춰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주주 요건을 세부적으로 설정하면서 기존 원화거래소도 안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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