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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약품, 2년만에 흑자…수출보단 내수 기여 컸다 항생제·호흡기관용제 매출 신장, 사업 확대 위한 차입금 증가는 부담

김형석 기자공개 2024-04-15 10:21:07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0: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영진약품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항생제와 경장영양제를 중심으로 한 주력 품목의 내수시장 선전이 뒷받침된 결과다.

하지만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부채 리스크 확대는 해결해야할 과제다. R&D 투자와 CMO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차입을 추진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내수 매출 1년 새 39%↑ 급증

영진약품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2349억원이다. 전년보다 7.55%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흑자전환이다. 전년도 74억원이던 영업적자는 지난해 3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2019년 영업이익 100억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꽤 유의미한 숫자다.

다만 순이익 구간까지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 역시 의미가 있다. 당기순손실은 39억원으로 전년보다 189억원 줄였다.


매출 증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내수였다. 국내 매출은 2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14% 급증했다. 주력 의약품 모두 국내 매출이 늘었다.

크라모넥스와 세파클러, 세프타지딤 등 항생제 매출은 전년 대비 8.10% 증가한 461억원을 기록했다. 하모닐란액 등 경장영양제 매출은 13.86% 급증했다. 독감 등의 유행으로 호흡기관용제 역시 22.95% 매출 신장을 이뤘다.

R&D 연구성과도 기대된다. 영진약품이 기술이전한 미토콘드리아 이상질환 신약후보물질 'KL1333'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상 및 개발 전권은 파트너사인 앱리바가 갖고 있다. 영진약품은 상용화에 성공하면 마일스톤을 취한다. 기술이전 당시 계약규모는 5700만 달러(약 630억원)다. 이제까지 영진약품은 앱리바로부터 반환의무가 없는 마일스톤 400만달러(약 44억원)를 수령했다.

산술적으로 임상 3상부터 상품화까지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5300만달러(약 590억원)를 추가 수령할 수 있다. 이번에 KL1333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서 나머지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시기도 앞당겨졌다는 기대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매출이 증대된 부분이 흑자전환에 큰 호재로 작용했다"며 "KL1333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임상2/3상을 위한 환자모집에 들어간 만큼 향후 마일스톤 수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앱리바가 KL1333에 대한 가속승인과 우선심사 등의 제도를 FDA에 추가 신청하면 영진약품의 마일스톤 수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부진·차입금 부담 해소 과제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대표적인 과제는 수출 부진이다. 영진약품의 지난해 의약품 수출액은 24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3년 전까지 600억원 수준의 수출액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실적이다.

영진약품의 낮은 수출 성적표를 기록한 데에는 2021년 일본 제약사 사와이제약과의 납품 계약 종료 후 새로운 매출처 확보에 실패한 결과다.


2022년 3월 '일본통'인 이기수 대표를 선임하는 등 글로벌사업에 집중했지만 실제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일본 구마모토대학원에서 세포유전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이다. 2012년 영진약품 국제사업부장으로 입사한 뒤 2017년 종근당으로 옮겨 글로벌사업 임원을 지내다 5년만에 영진약품에 복귀했다.

차입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668억원으로 전년보다 70% 이상 늘었다. 단기차입금은 없지만 1년 내 상환해야하는 유동성 장기부채가 급증한 게 눈에 띈다. 이 기간 유동성 장기부채는 47억원에서 260억원으로 급증했다. 현금성자산은 102억원에 불과하다.

기존에 없던 233억원의 사채도 새롭게 포함됐다. 지난해 11월 발행한 30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다. 사채의 만기이자율은 2%다. 전환청구는 1년 뒤인 내년 11월21일부터 2028년 10월21일까지다.

자금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남양공장 항생동 증축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영진약품은 조달자금 중 215억원을 공장 증축에 활용했다. CMO 사업을 확대하며 추가 매출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예상 착공시기는 올해 1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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