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동 'R&D 협업' 승부수]일동제약, 신약으로 낸 첫 성과 "아직 더 보여줄 게 있다"아이디언스 이어 유노비아·아이리드비엠에스 성과 도출에 총력
정새임 기자공개 2024-05-22 09:58:39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에 진심' 일동제약그룹이 뚝심있게 밀어붙인 신약 연구로 첫 성과를 냈다. 기술이전이나 상업화는 아니지만 자체 개발한 신약의 가치를 높이 산 파트너사를 유치하면서다.막대한 자금을 퍼부은데 따라 대규모 적자, 구조조정까지 감내해야 했던 입장에서 수백억원 유치와 공동개발 파트너 확보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일동제약그룹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이전 성과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아이디언스를 시작으로 유노비아, 아이리드비엠에스까지 신약 자회사들의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신약개발 뚝심 첫 결실, 아이디언스 기술력 입증
이번 일동홀딩스 자회사 아이디언스의 동아에스티로부터 250억원 자금을 유치한 건 그룹 입장에선 신약으로 자금을 유치한 첫 사례다. 2019년께부터 본격화 한 신약연구에 R&D 비용만 1000억원 넘게 집행한 이래 기술이전을 포함해 신약으로 실적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동제약은 500억원대에 그치던 R&D 비용을 2021년 1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매출 대비 비중이 20%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국내 최대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한해 2000억원, 매출 대비 10%를 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출혈을 감내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일동제약은 8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보기도 했다.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 신약 연구 자회사 분사 등 생존을 위한 변화에 적극 나섰다. 작년 R&D 조직을 통째로 떼어내 유노비아를 분사했고 반년도 안된 올 초 구조조정을 또 했다. 신약을 책임지던 주요 임원들을 해임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럼에도 일동제약그룹은 신약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신약 개발 자회사를 정리하거나 R&D를 멈추지 않았던 건 제약사라면 당연히 가야할 길이라고 여기는 오너 윤웅섭 부회장의 의지 때문이었다. 단지 R&D 자금조달 구조만 바꿨을 뿐 지속가능한 구조로 신약 개발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그 뚝심의 첫 결실이 아이디언스의 동아에스티 자금 유치였다. 해외 빅파마에 기술이전 하는 게 일반적인 사례지만 일동제약그룹은 국내부터 타진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이라는 탄탄한 국내 제약사를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였다.
동아에스티의 참여가 단순한 지분투자가 아닌 공동개발이라는 점에도 주목된다. 어려운 시절을 견디고 있는 동료를 지원하고 응원하는 수준의 협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아이디언스의 대표 파이프라인 '베나다파립'을 두고 양사가 국산 표적 항암제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데 의기투합한 결실이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단순 물질 하나에 대한 관심도 아니다. 동아에스티가 30%대라는 의미있는 지분을 확보하면서 아이디언스가 지닌 R&D 기술력을 높이 사고 있음을 공표했다.
◇유노비아·아이리드비엠에스 레코드 쌓는 일동, 바이오USA 총출동
이번 계약으로 일동제약그룹은 처음으로 신약개발 분야에서 인정을 받게 됐다. 동시에 신약을 더 드라이브 걸 분명한 뒷받침이 생겼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일동제약그룹에는 아이디언스 외에도 능력을 입증해나갈 신약개발 자회사가 더 있다. 총 3개 자회사로, 분야와 개발 단계에 따라 아이디언스(항암), 유노비아(비만 등 대사질환), 아임리드비엠에스(표적단백질분해 등 항암 초기물질)가 있다.
아이디언스는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단계에 접어들었고 이번 계약을 통해 상장에 탄력을 받았다. 그 외 유노비아와 아임리드비엠에스는 기술이전에서 트랙 레코드를 쌓아나가야 하는 과정에 있다.
2곳이 전문영역으로 삼고 있는 GLP-1과 표적단백질분해(TPD) 모두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영역이다. 일동제약그룹은 유노비아와 이임리드비엠에스가 충분히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2주 뒤 열리는 바이오USA에 신약 개발 자회사가 총출동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6월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 바이오USA. 이재준 일동제약 사장을 필두로 일동제약 BD팀, 아이디언스와 유노비아, 아이리드비엠에스 임원이 출장단을 꾸렸다.
아이디언스는 동아에스티와 협의해 병용요법을 적용하지 않는 적응증에 베나다파립 파트너십을 꾀한다. 유노비아는 경구용 GLP-1 개발 파트너사를 찾는다. 아임리드비엠에스는 최근 연구결과를 발표한 TPD 신약 'IL2106'을 테이블에 올릴 예정이다.
이재준 사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6월 바이오USA에 4개 회사가 모두 참여해 파트너링을 논의할 것"이라며 "후속 파이프라인 등 추가적인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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