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오너 리스크, 이사회 공백 그리고 상속세 이슈 대법원 8월형 확정, 2월부터 복역…복귀 예상시점 10월, 대표 취임 가능성
정새임 기자공개 2024-06-05 09:07:55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이 불법 임상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징역 8월형을 확정받으면서 현재 맡고 있는 보직에 대한 후속 조치에 관심이 몰린다. 동생 어광 안국건강 대표와는 경영상 분명한 선이 그어진 상태이기 때문 당분간 총수의 빈자리는 불가피하다.어 부회장은 2심 판결이 내려진 올해 2월 수감됐다. 결과적으로 실형을 면치 못했지만 올해 10월이면 사법리스크를 떨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 이슈를 털어내기 위해선 경영 복귀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2심 직후 수감, 9월까지 총수 공백 지속
대법원은 5월 30일 상고 기각 판결로 어 부회장에 선고된 징역 8월형을 확정했다. 개발 중이던 의약품을 직원들에게 투여해 불법 임상시험을 실시한 혐의가 인정됐다.
이미 어 부회장은 2월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어 부회장은 9월까지 복역이 확정됐다.
이 때문에 안국약품 이사회 공석은 결과적으로 불가피해졌다. 어 부회장은 안국약품 지분 43%를 지닌 최대주주다. 지배력뿐 아니라 오너 2세로서 그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어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2022년 불법 임상시험 등 약사법 위반 혐의로 사내이사와 대표이사직을 모두 사임한 지 약 1년 만의 복귀였다.
전년도 열린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지만 그는 오히려 경영 복귀를 택했다. 1심 선고에서 고령인 점, 항소심에서 유무죄를 다툴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2심에서 형량이 다소 줄었지만 실형을 면하진 못했다.
어 부회장은 실형 선고와 별개로 사내이사직을 유지 중이다. 배임 등 법적 취업제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한 사내이사의 경우 유기징역으로 자격요건이 상실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경영공백을 우려해 2022년 선임한 전문경영인이 안국약품 경영을 대신하고 있다.
어 부회장의 동생 어광 안국건강 대표가 형의 공백을 대신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오래 전부터 어 부회장이 안국약품, 어 대표가 계열사인 안국건강을 맡는 체제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어 부회장은 부친의 안국약품 지분 전량을 상속받으며 장자 승계를 명확히 했다.
각자도생의 룰은 반대로도 적용된다. 안국약품은 안국건강 지분 30%만 갖고 있고 출자목적도 경영참여가 아닌 일반투자로 두고 있다. 안국건강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을 뿐더러 두 회사 간 거래 내역도 전무하다. 형과 동생이 각자의 영역에 단호히 선을 긋고 있다.
◇맞아 떨어진 수감일정, 10월 이후 본격적 2세 시대 개막
어 부회장이 복역을 끝내고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시점은 10월 정도부터다. 상속세 감면을 위해 필요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이는 통상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오너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것과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과도 관련이 있다.
어 부회장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는 100억원을 훌쩍 넘는 상속세 문제 해결이다. 어 부회장은 2022년 12월 부친의 안국약품 지분 20.53%를 상속받았다. 기존 보유하던 22.68%의 지분과 함께 총 43.22% 지배력을 지닌 압도적 최대주주가 됐다.
막대한 지분을 물려받을 때 유일한 걸림돌은 상속세다.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지분 규모는 상속 개시일(사망일) 종가 기준 약 27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경우 상속세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까지 더해져 60%에 달하는 상속세가 부과된다. 상속세만 약 160억원에 달한다. 누진공제를 고려해도 100억원대 과세를 피할 수 없다.
어 부회장이 부담없이 부친 지분을 모두 물려받은 건 안국약품이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 100%를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모두 충족하려면 어 부회장이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 기한까지 임원으로 취임하고 상속세 신고기한으로부터 2년 이내 대표이사에 올라야 한다.
어 부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받은 후 몇 달 지나지 않아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로 복귀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상속세 신고는 상속 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내 이뤄져야 한다. 부친 타계 시점은 2022년 8월로 이듬해 4월 정기주주총회를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후 상속인은 신고기한부터 2년 내 대표이사에 취임해야 한다. 어 부회장은 사내이사에 복귀했지만 재판 이슈로 대표이사에는 오르지 못한 상태였다. 늦어도 내년 2월 전까지 대표이사에 올라야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털어낼 수 있다.
10월 경영 복귀가 가능해짐에 따라 어 부회장은 기한 내 대표이사에 오를 수 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안국약품이 온전한 2세 경영을 열게 될 전망이다.
안국약품에 이 같은 내용을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글로벌 체급 맞춘 과감한 투자 "도약의 시점, 두려움 없다"
- [오름테라퓨틱 IPO In-depth]상장 앞두고 바뀐 이사회, 그래도 막강한 전임 CSO 영향력
- [한미 오너가 분쟁]침묵 깬 임종윤, 모녀 겨냥한 '5대 개혁안' 제시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항체서 ADC·APC까지, 흔들림 없는 무한 확장 신약 비전
- [클리니컬 리포트]에스티큐브, '넬마스토바트' 개발 당위성 입증 데이터 'ORR'
- [한미 오너가 분쟁]모녀 지원하는 라데팡스 '4자연합' 변모, 달라진 '무게중심'
- 동구바이오, 원료 부담에도 외형확대로 끌어올린 '수익성'
- ['빅바이오텍의 꿈' 프레스티지는 지금]9년 결실 시밀러, '돈 버는 바이오'의 선순환 구조 기반
- [한미 오너가 분쟁]872억 투입한 라데팡스, 자금·우군 확보한 모녀
- 시밀러 경쟁 '승부수 직판' 셀트리온, 유럽 유통사 인수 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