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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펀드 열전]KB액티브배당, 금리 충격 딛고 밸류업 총아 등극 노린다10년째 장기운용…계열사 판매채널 지원사격 성장판

이돈섭 기자공개 2024-06-14 08:04:57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직접 투자와 ETF를 필두로 한 패시브 상품들이 개인들의 투자 트렌드로 고착화되면서 공모 액티브 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하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펀드의 꽃'이라 불리는 이들 액티브 펀드는 포기할 수 없는 한 축이기도 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장기적인 자산증식의 수단으로서 운용사의 얼굴이자 대표 상품의 면면을 더벨이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액티브배당증권'은 KB자산운용의 대표 액티브 주식형 펀드 상품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 등을 가진 각 섹터 내 우량 대형 배당주를 선별, 장기 고성장을 겨냥한 상품으로 거의 매년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하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5년에는 시장 대비 높은 성과를 기록, 1년 만에 운용규모를 5배 가까이 불리기도 했다.

다만 2022년 금리인상 충격을 비껴가는 데 실패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곤두박질쳐 현재 운용규모는 1000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마련하면서 투자자들 이목이 국내 증시에 쏠리고 있는 가운데, 우량 대형 배당주에 투자하는 이 펀드 역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성공할 지 관심이다.


◇시가총액 3000억 이상 대형주 집중…장기성과 정조준

KB액티브배당증권은 모자형으로 운용되고 있다. 모펀드는 주로 배당수익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고배당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면서 저평가 주식 투자도 병행, 알파 수익 창출을 노린다. 전체 자산의 40% 한도 안에서 채권과 어음 투자도 병행한다. 지난달 말 해당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였다.

투자 종목은 유동성을 고려해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의 종목을 우선 고려한다. 핵심 우량 대형주가 장기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생각에서다. 각 업종 내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치보다 높은 종목 위주로 투자군을 구성하되 글로벌 경쟁력과 시장 내 지위, 시장 점유율, 브랜드 파워, 재무적 요소 등도 두루 검토한다.

시가총액 3000억원 미만의 중소형 종목을 담는 경우 해당 종목의 장기 성장성과 사업모델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다만 포트폴리오에 넣기 위해서는 주식운용본부 내 논의를 거쳐야 한다. 특정 종목 투자 비중이 펀드 전체 재산의 10%를 넘지 투자하지 않게 조정하면서 분산 투자 원칙을 지키는 점도 중요한 운용 요소다.


11일 현재 해당 펀드 투자 포트폴리오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펀드 내 비중은 21.3%. SK하이닉스(9.2%)와 삼성전자우(3.6%), 현대차2우B(2.4%), LG에너지솔루션(2.4%), KB금융(2.4%), 삼성SDI(2.2%), 고려아연(1.8%), LG화학(1.8%), POSCO홀딩스(1.6%) 등이 삼성전자의 뒤를 잇고 있다.

모펀드에 펀드 재산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자펀드의 경우 단기대출 운용이나 금융기관 예치 등 유동성 확보 차원의 운용 한도를 전체 재산의 10% 내로 설정했다. 11일 현재 자펀드 운용규모는 1028억원. A클래스 기준 누적 수익률은 176.1%다. 최근 5년 수익률은 36.1%다. 3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6.3%, 1년 수익률은 8.2%다.

◇2019년 수익률 정점…이후 수탁고 '엑소더스'

해당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매니저는 액티브운용팀의 윤태환 책임이다. 윤 책임은 2015년 9월 KB운용으로 적을 옮김과 동시에 이 펀드 운용을 맡아 올해로 햇수로만 10년째 펀드를 지키고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윤 책임은 농협중앙회를 거쳐 NH-CA자산운용(현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주식형 펀드를 운용했다.

윤 책임이 펀드 운용을 전담한 이래 현재까지 10년 간 펀드는 6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벤치마크 31.5%의 2배에 달한다. 윤 책임이 운용을 처음 맡았던 2015년 펀드는 그해에만 20.9% 수익률을 기록, 운용규모를 연초 496억원에서 연말 2128억원으로 5배 가까이 불리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펀드는 2019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9년 펀드 운용규모는 3600억원대까지 불어났다가 2021년 시장 대비 낮은 성과를 거두면서 투자금이 펀드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한해 수익률이 마이너스 18.4%로까지 고꾸라지며 운용규모가 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고 현재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책임 운용역은 그간 2번 바뀌었다. 펀드 설정 당시부터 2014년까지 해당 펀드 운용을 전담한 인물은 송성엽 전 매니저다. KB운용에서 CIO로도 일한 송 전 매니저는 2015년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겨 주식운용을 총괄하다가 2020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각자대표로 이동해 지난해까지 공모펀드 사업을 견인했다.

송 전 매니저 뒤를 이은 인물은 신민재 전 매니저다. 신 전 매니저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약 1년 간 펀드 운용을 주도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2015년 송 전 매니저와 함께 브레인운용으로 적을 옮겨 하우스 첫 공모펀드인 '브레인금잔디배당성장'의 출시 작업에 참여했다. 이듬해 KB운용으로 돌아와 가치투자 라인업을 운용하고 있다.

◇계열 시중은행 판매사 성장판…밸류업 효과 관건

KB액티브배당증권의 유통을 주도한 곳은 그룹 계열사들이다. 자펀드 전체 설정액 770억원 중 31.7%(246억원)를 차지하고 있는 C클래스의 경우 국민은행이 해당 클래스의 93.9%에 해당하는 231억원을 끌어왔다. KB증권이 25억원(3.2%)을 유치했고 대신증권(0.8%)과 삼성증권(0.8%) 등 타사들의 판매 기여도는 미미했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자펀드에 신설한 퇴직연금과 퇴직연금 온라인 클래스에서도 현재까지 180억원, 71억원씩 유입되는 등 연금 재원 유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두 클래스에 유입된 투자금 역시 90% 이상이 국민은행을 통해 들어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적립금 규모 기준 퇴직연금 업계 3위 사업자다.

연금 시장 확대에 따라 KB운용은 2016년 KB액티브배당증권 모펀드 등에 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하되 채권 투자 비중을 40%까지 확대한 KB액티브배당40[채권혼합형]을 미래에셋증권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2016년 펀드를 설정해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채널에서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현 운용규모는 29억원에 불과하다.

KB액티브배당증권은 국내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펀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환원 정책 강화 여력이 큰 종목들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액티브 펀드의 강점을 살려 금융과 지주사, 자동차 등 관련 정책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섹터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있다.

실제 해당 펀드의 운용규모는 올 들어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 윤 책임은 지난달 운용보고서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과 AI 수혜로 업황이 반등중인 반도체 비중을 높게 유지할 계획"이라며 "중국 양회에서 경기 부양책 발표 시 수혜가 예상되는 화학 섹터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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