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구조조정 '칼바람'...임원 줄이고 지점 통폐합 6월말 임원 20여명 해임+지점 10곳 축소…적자 극복 '정조준'
윤진현 기자공개 2024-07-22 07:35:0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증권이 영업점 10곳을 통폐합하겠다고 예고했다. 세부 계획안은 아직 논의 중이나 연내 통폐합을 마무리할 전망이다.SK증권은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소형 증권사 중 지점 수 1위를 유지 중이다. 지점 수만 놓고 보면 대형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해 축소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됐다.
적자를 쌓고 있는 SK증권이 비용 절감을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영업점에 칼을 대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점망 리밸런싱은 근래 국내외 하우스 특징으로 여겨진다. 다만 SK증권은 6월말 임원 20여명을 해임한 후 2주 만에 구조조정안이 발표돼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김신 전 부회장의 퇴임과 동시에 적극적인 변화가 생긴 셈이다. 그 배경으론 단연 실적이 꼽힌다. SK증권은 지난해 적자 전환한 후 올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PF 충당금을 쌓는 데 이어 고정비도 점차 불어난 영향이 컸다. 비용 절감을 위한 조직 슬림화는 숙명으로도 여겨졌다.
◇25곳→15곳 예고, 9년여만 지점 통폐합…소형 증권사 중 지점 수 '1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SK증권이 영업점 통폐합안을 내부에 공지했다. 총 10곳을 통폐합 대상으로 올리겠단 방향성을 세웠다. SK증권의 전국 영업점은 총 25곳이다.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를 줄이는 모습이다.
SK증권은 올 4월 지점 영업직 채용에 나선 바 있다. △이천지점 △창원지점 △진주지점 △부산지점 △구서지점 △울산지점 △창원PIB센터 △대구PIB센터 △명동PIB센터 △압구정PIB센터 등이 그 대상이었다. 불과 3개월여만에 영업점 통폐합 소식이 들려오면서 업계의 관심도가 커졌다.
SK증권이 이처럼 대규모로 영업점 통폐합에 나서는 건 2015년 말 이후 약 9년여만이다. 2012년 59곳에 달했던 영업점 규모를 점차 줄여 2016년부턴 현 수준(25곳)을 유지해 왔다. 다만 손실 규모가 커지는 데다 비대면 거래 비중이 늘어나자 영업점 통폐합을 단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의 소형 증권사 중에선 1위에 속한다. 즉 자기자본 1조원을 웃도는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단 의미다. 이어 DB금융투자(19곳), 유진투자증권(15곳), 스탠다드차타드증권(11곳) 순으로 분석된다.
SK증권 측은 이번 지점 통폐합 안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 중 하나란 입장이다. SK증권 관계자는 "변화된 금융 환경에 맞춰 경쟁력을 갖추고자 택한 전략"이라며 "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점 네트워크를 대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점 통폐합안이 임원 해임 단행 후 불과 2주 만에 이뤄졌단 점에서 내부에선 충격도 적지 않다. SK증권은 6월 30일자로 20여명의 임원을 해임 처리했다.
그 대상으로는 커버리지본부 상무 대우, 기업금융부장, IT본부장, 지점장 등이 올랐다. 이들 임원들 상당수가 퇴사했거나 임원직을 반납하고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지난 6월 1일 임원 전원에게 구조조정 가능성을 밝힌 후 내부 평가를 거쳐 확정했단 후문이다. SK증권은 이번 조정으로 인해 임원 규모가 80명 내외로 줄어들게 됐다. 올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SK증권은 총 95명의 임원을 거느린 바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SK증권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SK증권은 여타 증권사와 비교해 임원 규모를 빠르게 늘려온 증권사에 속했다. 그간 업황이 우호적인 환경이었을 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었으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본격화한 시점 이후 SK증권은 실적이 악화했다.
올해 1분기에도 총 160억원을 PF 익스포저 충당금으로 적립한데다 판관비 증가의 영향으로 약 130억원의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SK증권이 2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수익성 저하 문제가 대두된 셈이다. 중소형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인력과 지점을 보유해 고정비 부담이 크단 지적이 이어졌다.
그만큼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했다. SK증권은 2024년 경영진 세대교체를 마쳤다. 김신 전 부회장이 완전히 SK증권을 떠난 대신, 정준호 신임 대표이사가 전우종 대표이사와 함께 운영을 이어가게 됐다.
두 대표이사는 앞서 지난해 연말에도 약 10여명의 임원을 해고한 바 있다. 사실상 약 6개월만에 추가로 임원 해임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SK증권 슬림화에 방점을 찍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단 데 내부 조직원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향후 조정 방향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이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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