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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를 움직이는 사람들]'최고 공감 책임자' 변경구 대표, 시너지 창출 선봉재무·영업과 마케팅 두루 거친 '올라운드 플레이어', 사업다각화 안착 과제

정유현 기자공개 2024-08-05 07:34:38

[편집자주]

국민음료 '야쿠르트'를 발판삼아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한 hy가 '종합 유통 전문 기업'으로의 변신을 천명한지 4년이 지났다. 플랫폼 기업을 비롯한 초기 기업 대상으로 적극적인 M&A을 통해 기초 체력을 다졌고, 발효유기업의 한계를 계속 뛰어넘고 있다는 평가다. 본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을 만들며 100년 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벨은 hy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이들이 그리는 청사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1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형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가 바로 '공감 능력'이다.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움직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혹자는 CEO를 '최고 공감 책임자(Chief Empathy Officer)'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구성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능력은 영업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기업의 성과로도 연결이 될 수 있어 중요한 스킬로 꼽힌다.

hy에도 최고 공감 책임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인물이 있다. 바로 변경구 대표이사다. 지난 10년간 변 대표는 냉장 카트 '코코' 도입 등 신선 분야 라스트 마일(last mile) 경쟁력을 진일보 시킨 성과도 눈부시지만 임직원들과 공감대 형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이 가장 인상 깊다. 서울 본사부터 지방 공장까지 변 대표와 식사를 못한 임직원을 찾기 힘들 정도라는 평가다. 공감형 리더인 변 대표가 종합 유통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hy에서 써 내려갈 활약상에 귀추가 주목된다.

◇'야구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로 변경, 냉장 카트 '코코' 도입 기여

1971년생인 변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회계사 출신 CEO다. 삼일회계법인과 교원그룹을 거친 후 2014년 hy(옛 한국야구르트) 영업전략팀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2015년 6월 영업부문장으로 임원 배지를 단 후 마케팅부문장과 투자관리부문장 등을 지냈다. 재무 감각을 기초로 영업 현장과 마케팅, 전략을 두루 경험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평가다.

변 대표는 회계사 시절에는 기업 업무 프로세스 혁신(PI) 및 산업용 플랜트 업계 M&A 분야에서 활약했다. 회계사로서의 역량을 갖춘 후 가는 곳마다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교원그룹에 입사해 인사·예산·마케팅·신규사업을 담당하는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교원그룹의 중장기 사업 비전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조직의 중심인물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2009년 7월부터 에듀사업본부를 이끌었다. 변 상무가 맡은 시기는 출판 업계의 극심한 불황이었지만 에듀사업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빨간펜 수학의 달인'을 론칭하는데 앞장섰다. 재무적 감각을 기반으로 경영 전반을 두루 거치며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을 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hy에 합류한 후 2015년 영업부문장을 맡았다. hy 주요 제품의 방문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야구르트 아줌마'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프레시 매니저(fresh manager)'로 명칭을 변경한 것도 변 대표의 역할이 컸다. 신선한 제품을 전달하며 고객의 건강을 관리한다는 뜻을 담았다.

변 대표가 추진했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냉장고가 장착된 탑승형 전동카트 'CoCo(Cold&Cool·코코)를 도입한 것이다. 코코는 전기차 수준의 카트에 냉장고를 결합해 탄생했다. 프레시 매니저의 활동 편의를 대폭 높였고 소비자에게 전달하기까지 냉장 상태로 전달하는 '풀 콜드체인(Full-Cold Chain)'을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변 대표가 혁신적인 변화와 제품을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소통의 스킬 덕분이라는 평가다. 특히 영업 최전선에 있는 프레시 매니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코코를 업그레이드했다. 카트 품질을 대폭 높이고 마케팅 디바이스를 연계한 3세대 '코코 3.0'을 도입한 상태다. 프레시 매니저들의 매출도 올렸고 냉장 유제품 중심의 hy의 사업 구조가 밀키트, 샐러드, 치즈, 김치 등 신선식품 등으로 확장하는 데 탄력을 받게 됐다.


◇실력으로 '순혈주의' 타파, 부릉 인수 후 시너지 작업 착수

hy는 선대 회장부터 '소유와 경영' 기조 분리가 유지되고 있는 기업이다. 이에 따라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조화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는 구조다. 2020년 3월 윤호중 회장 체제가 구축된 이후 변 대표는 두 번째 전문경영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정통 hy맨이 아닌 외부 영입 인물로서 수장 자리에 오르며 실력으로 순혈주의를 타파했다. 오너와 호흡을 맞추며 본업과 신사업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변 대표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장케어 프로젝트 MPRO3'이라는 전략 제품을 론칭한 성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해 부릉(옛 메쉬코리아)인수에서 활약한 점이 돋보인다. 부릉의 물류 시스템과 전국 1만 1000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 간의 시너지를 높여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변 대표는 부릉 인수에 적극 나섰다.

본업에서는 여전히 안정적인 이익이 발생하고 있지만 부릉 등 투자한 기업들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hy는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투자를 하고 있는 기조인 만큼 흔들리지 않고 변 대표는 투자 기업과의 시너지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hy는 배달앱 '노크(Knowk)'를 론칭하고 서비스를 개시했다. 노크는 주문 중개 플랫폼이다. 'Know'와 'K-local'의 합성어로 '지역 상권을 알아 가다'는 뜻이다. '고객 집문을 두드린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앱 이름은 hy가 추구하는 장기적 비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변 대표는 노크를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활동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육성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을 세웠다. 사업으로 축적한 데이터는 로컬 배송에 강점을 가진 프레시 매니저와 협업 모델 구축에 활용한다. 동네 정육점, 반찬가게 등 소상공인과 협업을 통해 신선식품, 비식품 영역까지 배송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hy 관계자는 "변경구 대표이사는 지난해 대표로 선임된 후 말단 사원급 직원부터 임원까지 가리지 않고 대화를 나눴다"며 "공감대 형성에 진심을 내비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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