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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제약바이오의 주춧돌 'CRO'

김형석 기자공개 2024-09-27 13:37:5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은 기반부터 다시잡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굴지의 바이오 R&D 출신 증권사 부장과의 저녁 때 나온 말이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미국 진출과 지놈앤컴퍼니, 알테오젠 등의 잇따른 기술수출(L/O) 성과를 주제로 대화하던 때다. 내심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의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대답을 바랬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가 지적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의 가장 큰 문제는 취약한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역량이었다. 특히 전임상 CRO는 신약물질이 임상을 진행할 수 있을지 판가름하는 첫 관문 역할을 한다. 단순히 안전성과 동물시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임상 사이트를 설정하고 신약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CRO의 역량에 따라 해당 물질이 임상 진출이 판가름난다는 우수갯소리가 과장은 아니다.

국내에서 신약개발이 확대되면서 CRO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CRO 시장 규모는 2014년 2941억원에서 2020년 5542억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1.1%다. 임상시험 승인 건수(생동성 제외)도 2018년 679건에서 2019년 714건, 2020년 799건, 2021년 842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내실은 여전히 부족하다. 우리나라 CRO 기업의 연간 매출 2844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 대형 제약사의 관련 계약은 대부분 외국계 CRO가 맡고 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해서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의 생물보안법 이슈에서도 나타난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막기 위해 추진 중인 법안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더불어 우시앱텍과 BGI(베이징유전체연구소), MGI 등 중국 CRO 기업이 대거 거래 정지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 CRO가 중국 기업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는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스티팜 등 글로벌 시장에 경쟁이 가능한 CDMO와 달리 우리나라 CRO 기업은 이렇다 할 기업이 없어서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시장은 과거와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 같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기틀부터 튼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내 CRO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과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CRO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튼튼한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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