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붙은' 롯데건설, 이번엔 롯데케미칼 '보증 떼고' 올해 세번째 발행, 금리인하기에 시장친화적 절대금리 제시
손현지 기자공개 2024-10-21 13:07:5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7: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A+)이 올해 세번째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올들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황 악화로 앞선 조달에선 연달아 미매각을 겪었지만, 금리 인하기를 맞아 또 한번의 도전을 감행하기로 했다.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이벤트를 진행한 뒤 채권시장은 붐비고 있다. 대기업 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A급 이하의 비우량등급을 보유한 기업들도 발행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롯데건설도 시장 친화적인 금리 조건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공략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인하 직후 나이스 타이밍, 미매각 극복할까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번주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올해 2월, 7월에 이은 세번째 조달 행보다.
지난번 발행때는 미매각을 면치 못했다. 지난 2월 회사채를 조달(2000억원)할 때만 하더라도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보강 찬스로 무리없이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후 7월 발행에선 1500억원 모집에 770억원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당시 롯데케미칼 영업적자로 신용보강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 영향이 컸다. 고금리에 월이표채 전략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려고 했지만 미매각이 불가피했다. 월이표채는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기 유리하다. 결국 물량은 추가 청약을 통해 소진했지만, 금리 가장 윗단인 5.8% 수준에서 매각됐다.
A급의 비우량 신용등급 영향도 컸다. 롯데건설은 연내 상환에 나서야 하는 채무(채권+CP)가 2000억원을 훌쩍 넘긴 상태였다. 국내 신용평가3사는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했으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PF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선호 선향까지 겹치면서 미매각이 불가피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 금융비용 상승에 따른 사업성 저하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가시적인 사업 성과를 통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리인하 이벤트에 A급 '비우량' 이슈어들 몰렸다
세 번째 발행도 지급보증 없이 조달한다. 하지만 이번 발행에서 대표 주관사들은 시장 친화적 금리 수준을 제시해 투심을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2년물의 경우 5.4~5.6%, 3년물의 경우 5.6~5.9% 수준으로 절대금리 밴드를 제시한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이다.
한국은행 금리인하로 채권시장 전반적인 훈풍이 부는 것도 기대감을 모으는 요소다. 그간 발행을 망설이던 A급 이하 이슈어들이 대거 출현한다.
이번주는 15개 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예정된 가운데 11개 기업이 A급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A+), 롯데하이마트(A+), 대한항공(A-), LS(A+), HK이노엔(A+), 세아제강(A+), 키움에프앤아이(A-), 국도화학(A+) 등이 발행을 대기 중이다. 세아제강과 국도화학만 하더라도 2022년 4월 이후 처음 공모채 시장을 찾는 셈이다.
SK와 HD현대 등 대기업 그룹 계열사도 모집에 나섰다. HD현대도 2년물·3년물·5년물로 나눠 총 15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치른다. HD현대는 한국신용평가에서는 A+(안정적) 등급을 받았고,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로부턴 A0(긍정적) 등급을 받고 있어 A+ 수렴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SK실트론(A-)은 2년물과 3년물 각각 300억원씩 조달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도화학이나 롯데건설 등 비선호 업종들도 대거 출현할 만큼 시장 수급이 우호적"이라면서 "기준금리 인하 직후인 만큼 강세 발행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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