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120억 확보' 이노시스, 의료기기 사업 M&A '속도전'시지바이오 피인수 후 첫 유증, 치과·중재의료 포트폴리오 확대
이우찬 기자공개 2024-10-24 08:00:02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이노시스가 의료기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올해 새주인으로 들어선 시지바이오가 유상증자를 통해 120억원의 실탄을 지원할 예정이다. 유증은 인수 이후 처음이다.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노시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보통주 917만4311주를 발행해 12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신주 발행가는 1주당 1308원이다. 주식은 다음 달 19일 상장되고 1년 동안 보호예수된다.
3자배정 대상자는 이노시스의 최대주주인 시지바이오다. 올해 2월 이노시스의 새주인이 됐다. 시지바이오는 블루넷이 최대주주로 있는 재생의료 기업이다. 대웅바이오, 대웅제약이 시지바이오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돼 있다.
이노시스는 12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배정해 의료기기 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노시스 관계자는 "치과 사업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해 복수 기업을 살펴보고 있고 중재의료기기 기업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한 차례 M&A를 진행해 치과 임플란트 연구·생산 기업 지디에스 지분 100%를 취득했다. 시지바이오 피인수 이후 처음이었다. 기존 척추 임플란트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치과 임플란트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임플란트 사업을 수평 확대한 셈이다.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치과 분야 포트폴리오를 더 늘린다는 구상이다.
중재의료기기는 카테터와 스텐트를 비롯해 환자를 수술할 때 절개를 최소화하거나 인체 구조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병변을 진단·치료하는 중재의료기술에 사용된다. 최대주주인 시지바이오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중재의료기기다.
이노시스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추가해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영토 확장에 특히 공들이고 있다. '유니스페이스'는 지난 4월 FDA 510(k) 승인을 획득했고 미국 외래 수술 센터(ASC) 채널을 중심으로 제품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유니스페이스는 퇴행성 척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한 후 삽입돼 디스크의 높이와 각도를 대체하는 구조물이다.
척추 통증 치료기기 '엘디스큐(LDisq)'의 경우 중국,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척추 교정 솔루션 '아낙스 5.5'의 경우 중남미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미 14개국에 진출해 있는 제품이다.
이노시스 자체 현금 여력은 적지 않은 편이다. 지난 6월 말 별도기준 순현금 22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유증으로 120억원을 확보해 곳간은 더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디에스 인수 이후에도 복수 기업 매물을 지속 검토하는 만큼 추가 자금 소요에 대응하기 위한 현금 지원 성격이다.
유증이 마무리되면 시지바이오의 지배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시지바이오는 총 발행주식 9381만5001주 중 3255만139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로 셈하면 34.7%다. 유증으로 917만여주를 확보하면 지분율은 약 40.5%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노시스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이 넉넉한 편이지만 인수합병을 추가 검토하는 상황에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유증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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