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톺아보기]축산 혁신’ 뱅카우, 2026년 100억 공모상품 내놓는다①가축투자계약증권 1호 발행사, 기관투자가로 투자자 확대…청약률 200% ‘흥행몰이’
이채원 기자공개 2024-11-20 08:23:50
[편집자주]
미술품, 음악 저작권, 건물, 한우, 웹툰까지 쉽게 사지 못하던 고가의 유·무형 자산을 조각투자로 살 수 있는 시대다. 2010년대부터 관련 사업을 벌이던 다수 조각투자업체는 2022년 말 파도를 맞닥뜨렸다.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서비스가 증권성을 가진다고 판단함에 따라 몇몇 업체는 사업을 잠시 중단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토큰증권(STO) 법제화 논의가 이어지면서 조각투자 시장이 더욱 다양화되고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STO시장 개화를 기다리며 사업을 꾸려나가는 조각투자 사업자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09: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 소 팔아서 자녀 대학 등록금을 내던 때가 있었다. 당시 소는 귀중한 자산이었다. 2024년에도 '내 소가 캐시카우가 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외치는 회사가 있다.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가 그 주인공이다.한우 사육 시장 규모는 22조원에 이른다. '규모의 경제'가 자리잡아야 하지만 국내 한우 사육농가는 50두 미만이 전국에서 80%를 차지한다. 농가가 한우를 키우기 위해서는 송아지 구매비, 사료비와 같은 선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농가들은 토지담보대출, 사료회사 여신, 금융권 캐피탈 등을 이용해 해당 자금을 조달하곤 한다. 스탁키퍼(뱅카우)는 자금조달이 어려운 농가에게 외부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조각투자’를 생각해냈다.
스탁키퍼의 포부는 원대하다. 뱅카우는 내년부터 한우 1000두를 묶은 약 100억원대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준비할 계획이다. 조각투자를 법인 투자 영역으로 확대한다. 100억원 규모 상품은 다수 투자계약증권을 합한 합산발행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2026년까지 누적 1만6000두의 송아지를 공모한다는 목표다.
◇한 마리→130마리로 가축자산 투자 상품 규모 확대
스탁키퍼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상생하며 성장할 수 있는 축산업계의 생태계를 만든다는 포부 아래 2020년 설립됐다. 2021년 5월 소 한 마리를 쪼개 살 수 있는 플랫폼 뱅카우를 내놨다.
투자자들은 뱅카우 플랫폼을 통해 농가 소유의 송아지의 지분을 공동 구매할 수 있다. 송아지가 2년가량 지나 성체가 되면 한우를 경매로 판매해 수익금을 얻고 그 수익을 생산자와 투자자가 나눠가진다.
뱅카우는 농가의 6~9개월 된 송아지들을 대상으로 펀딩을 진행한다. 투자자들은 최소 4만원으로 송아지의 소유권 1%를 보유할 수 있다. 펀딩을 통해 모인 자금은 사료비 등 농가가 소를 성체까지 키우는 비용으로 사용된다.
2021년 뱅카우 플랫폼에서는 한우 1마리를 조각 분할해 4만원 대로 소액 투자하는 식의 공모가 주로 이뤄졌다. 이후 회사는 2022년 한우 10두를 묶어 판매하면서 투자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2022년 뱅카우의 펀딩은 통상 1개월 혹은 1개월반 간격으로 이뤄졌다. 2022년 2월 24일 진행한 8차 펀딩에서는 최저 8만원부터 시작했으며 10억원의 목표금액을 빠르게 달성했다.
같은해 금융당국은 조각투자 상품에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 제도화가 시작돼 다수 조각투자업체들은 사업을 중단했고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에 뱅카우도 조각투자 펀딩을 중단했다. 이 시기 회사는 투자자보호 체계를 갖추고 투자계약증권 발행 준비에 몰두했다.
그 결과 올해 6월 뱅카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축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게 됐다. 가축투자계약증권 1호는 한우 100두를 2개의 증권으로 나누어 패키지 및 합산 발행됐다. 동일한 농가의 한우 50두를 패키지화했다. 가축투자계약증권 1호 한우는 해발 700M 고랭지 청정지역인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한우농가에서 사육 중이다.
10월에는 가축투자계약증권 2호를 발행했다. 2호 역시 2-1호, 2-2호, 2-3호로 나눠 합산 발행했다. 2호를 통해서는 앞선 1호(100두)보다 가축 수를 늘려 약 130두로 가축투자계약증권을 발행했다. 2호 증권에 담길 송아지를 키우는 곳은 전북에 위치한 충만농가다.
◇청약 흥행몰이…2026년 법인 대상 공모 계획
가축투자계약증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가축투자계약증권 1호의 청약률은 208%였다. 1호 가축투자계약증권은 발행 후 나흘 만에 100% 청약률을 기록하며 약 2주만에 200% 넘는 청약률을 기록했다. 가축투자계약증권 제2-1호의 공모 청약률은 157%였다.
앞서 첫 투자계약증권 청약에 나선 미술품 조각투자업체들이 잇달아 완판에 실패한 것과 비교하면 뱅카우의 청약률은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열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으로 청약을 진행했지만 청약률이 73%에 그쳤다. 투게더아트의 조각투자 청약률도 86%를 나타냈다.
회사는 법인투자 영역을 새롭게 개척할 계획이다. 고액자산가와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B2B(기업 간 거래) 조각투자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2026년에는 1000두를 한 번에 공모하는 100억원 규모 상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 상품은 다수 투자계약증권을 합한 합산발행 형태를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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