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인사 톺아보기]LG엔솔, 핵심거점 북미위해 전문가에게 맡긴 JV 관리현지 경력쌓은 인물 외부 영입, JV 순항 '최대 과제'
김위수 기자공개 2024-12-03 09:10:33
[편집자주]
우리 기업들에게 해외조직의 중요성은 전례없이 커졌다. 매출과 잠재력에 따라 해외법인·지사의 존재감이 본사의 위치를 압도하거나 뛰어넘는 사례도 심심치 않다. 그만큼 해외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의 인사도 글로벌 기업에게는 중요한 덕목이다. 시장 진출과 매출, 브랜딩 등 지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인사를 통해 나타난다. 해외거점을 이끄는 '대어'들은 한 조직에서만 머물기보다 국내·다른 거점으로 이동해 메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해외조직의 현재를 조망함과 동시에 이들이 합류할 새 거점의 변혁을 점칠 재료가 될 수 있다. 더벨이 주요 기업들의 해외조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과 강점, 조직도와 변화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큰 매출을 가져오는 지역은 미국이다. 지난해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유럽이었지만 올들어 '아메리카' 지역이 매출 1위로 바뀌었다. 미국 시장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 연산 500Gwh 규모의 생산체계를 갖출 예정인데 이중 절반 이상을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서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사업 경력이 탄탄한 인물들을 직접 영입해 주요 법인들을 맡겼다.
◇청사진 완성, 개별 법인 관리 강화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합작사(JV)를 통한 공장 설립으로 북미 지역에서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대표 파트너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세운 2개 합작 공장 및 스텔란티스 JV 공장은 가동을 시작한 상태다. 혼다, 현대차와 각각 세운 JV를 통해 북미 공장은 현재 설립 중인 단계다.
현재 북미에서 가동 중인 공장(GM 합작 1공장 및 2공장,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의 총 생산능력을 따지면 연산 135GWh다. 여기에 공사가 잠정 중단된 GM과의 3공장 및 혼다, 현대차와의 합작공장 생산능력, 기존 합작공장의 추가 증설 계획 등 계획을 모두 완료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만 연산 26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까지는 확장하는 북미 지역을 총괄하는 임원을 뒀다. 글로벌 차량부품업체인 콘티넨탈의 북미지역 대표를 맡은 이력이 있는 이혁재 부사장이 북미지역총괄 직책을 맡았다. 북미 지역의 고객사 관리 및 생산공장 운영 경험이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시장 확장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들어서는 북미지역총괄이라는 직책이 사라졌다. 북미지역을 아우르는 경영관리·생산지원 담당 임원은 있지만 한 임원이 북미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북미 사업에 대한 큰 그림이 완성됐고 현지 법인들도 늘어난 만큼 전체 지역을 아우르기보다는 각 법인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지 전문가' 외부 영입
LG에너지솔루션 북미 법인 중 현대차 JV, 혼다 JV를 맡은 두 명은 부사장급 임원, GM JV를 맡은 총괄 임원은 전무다. 유럽·중국 등 다른 지역 법인장보다 직급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JV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이연모 부사장, 혼다 JV의 법인장은 북미지역총괄을 맡았던 이혁재 부사장이다. 이혁재 부사장은 물론 이연모 부사장 역시 LG에너지솔루션 출신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 이연모 부사장은 계열사인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담당했던 MC사업본부를 마지막으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북미 사업에 일가견이 있다는 점이다. 이혁재 부사장(사진 가운데)은 콘티넨탈의 북미지역 대표를 맡기에 앞서 SK이노베이션 북미지역 배터리 마케팅 및 사업개발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 미국 브라운대학교를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이연모 부사장(사진 왼쪽)은 1988년 LG전자(당시 금성사) 해외투자실로 입사했다. 1999년부터 7년 동안 LG전자 캐나다 판매법인과 미국 뉴저지 법인에서 일해온 북미 마케팅 전문가다. 2004년 미국법인에서 IT브랜드담당을 맡았다. 지주사 ㈜LG에서 경영관리팀장으로 있다가 2014년 전무 승진하며 LG전자로 복귀, MC북미영업담당으로 4년여간 일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사업역량을 기르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인력들인 셈이다. 현지 마케팅에 대한 감각이 있는 인물들로 영업·사업개발 등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전반의 영역에 걸쳐 경력을 쌓았다. 이들이 맡은 법인이 아직 공장 건설이 진행 중인 현대차 JV, 혼다 JV다. 북미 JV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은기 전무(사진 오른쪽)에게도 관심이 모인다. 은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첫 JV인 얼티엄셀즈(GM과 세운 JV) 출범과 공장 건설 등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얼티엄셀즈가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능력에 기여하는 바가 절대적인 만큼 은 전무의 공로가 적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JV는 현재까지 성공적인 JV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은 전무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JV 설립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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