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넥스트 오너십]GC 3세경영, '허은철·용준' 체제…입지 커지는 '허진성·진훈'나이차로 뒤늦게 경영참여, 그룹 핵심업무 담당…허영섭·일섭 체제 유지 차원
정새임 기자공개 2024-12-10 08:28:13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은 창업세대를 넘어 2세, 3세로 전환되는 전환점에 진입했다. 공교롭게도 '제네릭'으로 몸집을 불린 업계가 공통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다. 새로운 오너십을 구심점으로 신약개발·투자·M&A·오픈이노베이션 등에 나서고 있다. 이들 후계자들이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제약사 더 나아가 국내 제약업계의 명운이 갈린다. 더벨은 제약사들의 오너십과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동 창업주, 사촌 경영 등 제약업계에서 공동경영은 흔히 볼 수 있는 경영형태다. GC그룹도 공동경영을 펼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부친 고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의 지분출자로 2남 고 허영섭 선대회장이 5남 허일섭 회장과 함께 GC녹십자를 일궜다. 허영섭 선대회장 작고 이후엔 그의 자녀 허은철·허용준 형제와 허일섭 회장이 숙부-조카 경영체제를 15년 이어오고 있다.고 허영섭 선대회장과 허일섭 회장은 13살 나이차이가 나는 탓에 허일섭 회장의 자녀들은 허은철·용준 형제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경영에 뛰어들었다. 3세 경영이 확연히 허은철·용준 형제에 쏠렸던 상태에서 사촌 간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허일섭 회장의 강력한 지배력 아래 두 아들 모두 핵심 업무를 맡으면서 존재감을 더했다.
◇15년 GC그룹 총수 자리한 허일섭 회장…일흔 접어들며 승계 수면 위로
오너 2세 허일섭 회장은 GC그룹 총수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허영섭 선대회장 시절에는 부회장으로서 형의 조력자 역할이었지만 2009년 허영섭 선대회장 작고 후 그룹 총수로 올라선 뒤 현재까지 GC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허영섭 선대회장의 뒤는 2남 허은철 대표와 3남 허용준 대표가 GC녹십자와 지주사 GC를 각각 이어받았다. 하지만 모두 30대 젊은 나이였기에 경영은 숙부인 허일섭 회장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형태였다. 당시 허용준 대표는 이사회에도 오르지 않았다. 허일섭 회장이 전문경영인과 함께 경영을 주도했다.
GC그룹에 3세 경영이 본격화한 건 10년 전이다. 2014년 초 허일섭 회장이 GC녹십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허은철 당시 부사장이 이듬해 GC녹십자 대표이사로 첫 선임되면서 3세 경영시대를 알렸다. 숙부는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데 집중하고 허은철 대표는 핵심사업법인인 GC녹십자 경영을 도맡았다. 이어 2017년 지주사에서도 허용준 당시 경영관리실장이 이사회에 오르며 숙부 허일섭 회장과 공동대표로 올라섰다.
허일섭 회장도 승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가 됐다. 1954년생인 그는 올해 일흔에 접어들었다. 그의 최측근으로 여겨지는 전문경영인 박용태 GC 부회장은 일흔 넷이다.
다른 형제들이 경영했던 한일시멘트의 경우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시점에 허채경 창업주의 장남 허정섭 일가로 경영권이 모아졌다. 허정섭 명예회장의 장남 허기호 장남이 유일한 오너 3세 회장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허영섭 선대회장이 일찍 작고한 GC그룹은 상황이 다르다. 5남 허일섭 회장이 큰어른 역할을 하면서 경영을 주도했기에 상당한 무게감을 갖고 있다.
◇그룹 CFO로 계열사 M&A 이끌게 된 장남…차남도 알리글로 사업 주도
3세 경영구도에 관심이 몰리는건 공동경영이라는 특수성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지주사 공동대표이자 핵심사업법인을 이끄는 허은철·용준 형제에 3세 경영 무게추가 쏠리는 듯했다. 허일섭 회장의 장차남 허진성·허진훈 형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다. 사촌형인 허은철 대표와 11~19살 차이가 나는 터라 경영 참여 시기가 늦었다.
최근 두각을 드러내는 이는 장남 허진성 GC 경영관리본부장이다. 1983년생인 그는 허은철 대표가 GC녹십자 대표이사로 오르던 시기 지주사에 입사했다고 알려졌다. 나이는 어리지만 꽤 중요한 업무를 부여받았다. 당시 공을 들이던 북미 혈액원 사업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전략기획부문에 몸담으며 GC그룹 전반의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했다.
올해 정기인사에서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승진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오르면서 존재감을 더했다. 허진성 본부장이 GC그룹 CFO를 맡았다는 건 큰 의미를 지닌다. GC CFO는 단순 회계뿐 아니라 계열사에 출자하거나 자회사 지분을 관리하고 필요에 따라 인수합병(M&A)을 통해 투자와 조달을 이끈다. GC 계열사는 해외법인을 포함해 40개에 이르고 9월 말 기준 GC의 종속 및 관계기업 자산은 7000억원에 이른다.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은 700억원대다.
2020년부터 5년간 그룹 곳간지기를 맡았던 김연근 CFO 뒤를 허진성 본부장이 잇게 됐다. 유학파인 그는 그간 해외 사업에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북미 혈액사업 이후에도 베트남 검진사업 진출, 지씨셀 미국 관계사 아티바의 나스닥 상장 등을 주도했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허일섭 회장의 차남 허진훈씨 역시 GC녹십자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아직 30대 초반으로 임원에 오르지 못했으나 글로벌사업본부 알리글로팀 팀장을 맡고 있다. GC녹십자의 핵심 매출원으로 떠오를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사업을 담당한다.
3세 사촌경영은 허은철·용준 형제가 각각 GC녹십자, GC 대표이사로 굳건히 자리하는 가운데 허진성·진훈 형제가 CFO, 글로벌사업 담당 등 핵심 역할을 맡으며 경영능력을 발휘하는 구도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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