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매각]해넘긴 대주주 심사…OK금융 ‘대부업 철수' 효과볼까최근 대부업체 2곳 청산…늦어도 내달 신청 서류 제출할듯
백승룡 기자공개 2025-01-14 08:01:49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07시3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가 지난해 한양증권 인수를 위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지만, 해가 바뀌도록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신청하지 않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미뤄진 배경으로 펀드 출자자(LP)인 OK금융그룹의 대부업을 지목한다. OK금융그룹이 최근 대부업을 청산한 만큼, KCGI의 한양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조만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중 금융위원회에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KCGI가 학교법인 한양학원으로부터 한양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지난해 9월이다. 당시에도 KCGI가 해를 넘겨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나선 뒤 2025년 4~5월까지 인수를 마무리 지을 것이란 시각이 있었는데, 실제로 이와 부합한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KCGI가 이처럼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미루고 있는 배경으로는 주요 LP인 OK금융의 대부업이 지목된다. OK금융은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의 전신인 예주·예나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당국과 약속한 바 있다. 이후 2018년 원캐싱, 2019년 미즈사랑, 2023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등을 차례로 정리했지만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친동생 최호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증권사는 주식·채권 등을 유통하는 권한 때문에 시장 영향력이 큰 만큼 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금융위의 엄격한 적격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 OK금융그룹은 지난 2017년에도 LS증권(옛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당국의 반대로 인수가 좌절된 바 있다. OK금융은 지난달 말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을 최종 청산 처리하면서 마침내 공시 대상 계열사를 통틀어 대부업을 모두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KCGI가 지난해 한양증권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은 것은 사실상 주요 LP인 OK금융그룹 측의 대부업이 걸림돌이었던 것”이라며 “최근 OK금융이 대부업에서 철수하면서 머지 않은 시점, 늦어도 내달까지는 대주주 적격성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KCGI는 한양증권 지분 29.59%를 2204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OK금융그룹, 메리츠증권으로부터 각각 1000억원씩 자금을 조달했다. OK금융그룹은 전부 에쿼티(Equity) 방식으로 투자한 반면 메리츠증권의 경우 절반은 에쿼티, 절반은 대출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즉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의 지분은 OK금융그룹이 40~50%를 차지하고 KCGI·메리츠증권이 각각 20~25%를 나눠 갖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주주가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인 경우 금융투자업 적격성 심사는 사모펀드의 업무집행사원과 그 출자지분이 30% 이상인 주주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1000억원을 출자한 메리츠증권의 경우, KCGI 펀드를 대상으로 한 대출을 제외한 출자액은 500억원가량에 그쳐 적격성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의 목적은 한양증권 인수 목적이 아닌 자금 운용이기 때문에 이 같은 구조를 짠 것이다.
OK금융그룹처럼 펀드 출자지분이 30% 이상이더라도 사모펀드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계약서나 확약서에 명시될 경우에도 적격성 심사에서 배제될 수 있다. OK금융그룹은 이 같은 방안을 포함해서 당국 적격성 심사를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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