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07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을 전수해 주지 않기 위해 가스터빈 유지·보수 때도 미국과 독일, 일본 기술자들은 한국 기술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천막 등으로 가린채 자기들만 들어가서 가스터빈을 수리했다. 그리고 수리비 등도 매번 터무니 없는 견적을 제시했다.”서러웠다. 그리곤 허탈감이 엄습했다. 현장의 기술자 뿐 아니라 연구소의 연구원들도 가슴 한켠 먹먹함을 느꼈다. 분노는 기술에 대한 집념으로 승화했다. 결국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해 2년째 안정적으로 발전소를 가동 중이다.
두산그룹의 저력은 기술에 대한 집념과 뚝심에서 나온다. 기술 국산화를 위해 끊임 없이 연구하고 될때까지 밀어 붙였다. 두산그룹은 숱한 위기 앞에서도 기술에 대한 철학을 놓지 않았다. 돈이 되는 자산을 매각해 기술력 기반의 계열사를 지켜냈다. 적자를 견디며 수년간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과거부터 그랬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를 앞세워 방위체계 국산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K2 흑표전차 2차 사업에서 두산그룹은 엔진 국산화에 성공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흑표전차 파워팩은 독일산 엔진과 변속기로 구성됐었는데 두산이 엔진을 개발하면서 국산화율 100%를 달성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앞세워 항공용 엔진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미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 과정에서 엔진 관련 기술력을 많이 확보했다. 발전용 가스터빈과 항공용 엔진의 구조, 작동원리가 유사함에 따라 가스터빈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항공기 및 무인기 엔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항공기 엔진 개발에 필요한 일부 핵심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엔진 발화시 발생하는 초고열을 견디기 위한 냉각 및 코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핵심 소재, 각종 지적재산(IP) 및 데이터베이스, 설계·제작·시험 인프라, 엔지니어 역량 등 수십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이번 엔진 개발에 모두 쏟겠다는 각오다.
과거 K2 흑표전차 개발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호흡을 맞춰 사업의 안정성도 높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1만lbf급 무인기용 가스터빈 엔진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사실상 정부의 방산체계 내에서 항공용 엔진 개발을 시작한 상태다.
어쩌면 최근 K-방산 호황기 이면에는 두산그룹과 같은 부품사들의 뚝심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한국 방위산업은 육상 무기체계를 넘어 항공 무기체계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두산그룹은 또 다시 K-방산의 한 축으로 묵묵히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항공엔진 국산화란 새로운 도전에 나선 두산그룹이 창공을 높이 날아오르길 기원한다. 두산그룹의 땀과 열정이 충분히 박수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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