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재편]투자 구심점 '삼성에피스홀딩스' 신설, 확장·주가 일석이조삼성바이오에피스 홀딩스 산하로 재편…신약 등 사업 확장 용이, 밸류업 주목
김성아 기자공개 2025-05-22 10:48:19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2일 08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이 확정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00% 지분을 확보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삼성에피스홀딩스'로 분할한다고 22일 공시했다. 그룹 거버넌스 측면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유리한 방안을 다각도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다.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올해부터 신약 개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분할은 삼성그룹의 본격적인 바이오 확장을 의미한다. 위탁개발생산(CDMO) 고객사와의 이해충돌 이슈에서도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는 점이 이번 결단의 배경이기도 하다.
다음 스텝은 지배구조 재편이다.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 아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둔다. 존속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 CDMO 사업에 집중한다. 에피스홀딩스는 삼성에피스와 수평적인 상태로 신약 자회사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그룹 차원 사업 재편으로 이어진 '바이오' 의지
"삼성물산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그 다음 삼성바이오에피스. 이 형태의 거버넌스를 잘 봐라. 어떤 방안이 주주가치에서 최선일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이 단출한 형태의 사업 모델과 거버넌스에서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가 됐다"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 고위 임원은 바이오 확장을 위해선 거버넌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 의지는 당연한 일이고 또 여러각도로 드러난 바 있다. 지난 20년간 삼성그룹에서 신성장으로 추진한 사업 가운데 돈 번 건 '바이오' 단 하나였기 때문이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매출 4조원을 넘어 올해 5조원을 겨냥하고 있다. 매출이 작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업이익 1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40%다.
바이오시밀러를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매출은 1조5000억원, 영업이익 44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한다.
바이오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하기 위한 고민은 올해 3월 삼성물산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의약품 사업을 추가하면서 드러나기도 했다. 실제로 업계에선 삼성물산은 물론 삼성전자의 바이오 기업 M&A설이 파다하게 돌기도 했다. CRO(임상수탁기관)부터 신약개발 및 뷰티의료기기 기업까지 다양한 얘기가 돌았다.
◇삼성에피스홀딩스 변경 상장 예고, 주가 상승 기대
앞선 고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인적분할해서 홀딩스 컴퍼니를 만들어 삼성물산 아래 두는 지배구조를 만들면 삼성물산 주가 부양에도 유리하고 바이오 확장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결국 목적은 밸류업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삼성그룹 핵심 상장 계열사들의 지난 5년간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고는 성장률이 두 자릿수에 그친다.

일부는 되려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그나마 삼성중공업이 96.54%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최근 해운 시장 슈퍼사이클이 돌아오면서 업황 자체가 좋아진 경향이 있어 성장 사업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코스피에 재상장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바이오 사업의 두개 회사를 상장회사로 두고 사업을 분할하면서 확장전략을 추진해 밸류업을 두배로 노리겠다는 의지다.
◇지주회사 구조로 직접투자 용이, 고객사 이해상충 문제도 해결
사업 확장 측면에서도 홀딩스 컴퍼니의 필요성을 찾아볼 수 있다. CDMO 사업이 정체성인 삼성바이오로직의 자체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신약 개발사 등에 투자를 할 수는 있지만 CDMO 사업으로 만드는 매출원이 기반인 상황에서 경영 참여 등 전방위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투자가 아닌 라이프사이언스펀드 등을 통한 간접적인 투자 활동이 전부다. 단순 지분투자 형태는 실질적인 협업을 논의하기 어려운 구조다.


만약 홀딩스 컴퍼니를 중심으로 각 사업부문별 조직을 재구성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핵심인 CDMO부문을 그대로 두고 인적분할을 통해 최근 그룹이 관심을 보였던 CRO부문을 새롭게 신설할수 있다.
그리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약개발 부문과 기존 바이오시밀러 부문을 각각 나눌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자체 사업 확장은 물론 인수합병(M&A)의 당위성을 제시하기도 더 쉬워진다.
신약 개발 사업 진출의 걸림돌로 거듭 언급됐던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통상 CDMO 사업의 주요 고객사인 빅파마들은 위탁사에 R&D 경업 금지를 요구한다. 위탁 사업부문과 R&D 부문을 완전히 분리할 경우 이 문제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셈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약 확장에 대해선 끊임없이 하겠다는 얘기를 했고 이에 대한 대안이 홀딩스 컴퍼니였고 그 중심엔 에피스가 있는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고객사와의 이해충돌 이슈 때문에 신약 확장이 어려웠지만 거버넌스 개편으로 M&A 등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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