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KB금융 ‘성실한’ 이사회…견제기능은 개선 필요[금융지주]참여도 지표 높은 점수…이사회 회의 활발, 안건 통지 '8일 전'
김현정 기자공개 2025-06-23 08:14:35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15시1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이사회 평가에서 대형 시중은행 계열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신한금융지주 다음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KB금융은 ‘참여도’와 ‘정보접근성’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사진에 대한 안건 사전 제공일을 여유롭게 뒀고 이사회 회의를 충분히 열었으며 이사진의 회의 출석률도 100%에 가까웠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사외이사 후보 풀 관리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견제기능’이 타 지표 대비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개최한 이력이 없었고 경영승계 계획 적정성 점검 활동도 보통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이사회 평가 결과에 기반한 개선안의 구체적 내용 확인이 어렵고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내부평가로만 수행하고 있는 만큼 이 역시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KB금융, 8대 전체 금융지주사 중 우리금융과 '공동 4위'
theBoard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3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연차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및 2025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금융지주사들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을 평가했다. 평가대상 금융지주사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사들과 BNK·iM·JB금융지주 등 3대 지방금융지주들까지 망라했다.

KB금융은 220점 만점에 168점을 받으며 금융지주사 부문 공동 4위에 올랐다. 우리금융도 똑 같은 168점이었다. 1위와 2위는 각각 JB금융지주(187점)와 iM금융지주(173점)가 차지하면서 지방금융지주의 선전이 돋보였다. 3위가 신한금융(172점)이었고 그 뒤를 KB금융이 이었다. 즉 대형 시중은행 계열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공동 2위였다. 하나금융은 164점으로 4대 금융지주사 중에선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KB금융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지표는 ‘참여도’였다. 7개 항목 가운데 5개 항목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작년 총 12회의 이사회를 열어 정기적으로 활발한 회의를 벌였고 9명의 이사진 가운데 8명 이사들의 출석률이 100%로 대체로 성실한 참여도를 보였다. 이사회 안건을 이사회 개최 8일 전에는 전달해 이사진들의 안건 숙지를 높이고 있는 만큼 해당 항목에서도 5점 만점을 받았다. 작년 총 9회 열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서 5회 이상 사외이사 후보 풀 관리 활동이 이뤄져 여기에서도 ‘최고 우수’ 등급인 5점을 받았다. 작년 사외이사 교육을 11차례 진행해 5점 만점을 받았고 감사위원회를 위한 교육은 연간 3회를 실시해 4점을 받았다.

이 밖에 ‘정보접근성’ 지표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작년 10월 주주환원정책 공시를 통해 2025~2027년 3개년 중장기 목표 설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렸다. 이에 따라 5점 만점이 부여됐다. 이 밖에 책무구조도의 관리를 이사회가 하고 있어 여기에서도 5점이 주어졌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대체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 4점이 부여됐다. KB금융 사추위는 사외이사 후보 최초 제안자를 ‘외부 전문기관’ 등으로 기재하고 있다.

◇사외이사만의 회의 부재, 이사회 평가 후 개선안 공개 ‘미흡’
한편 KB금융은 견제기능 지표에서는 6개 지표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평균 5점 만점에 3.4점이었다. 우선 회장의 임기만료 등으로 경영승계 절차가 필요한 경우 최소 3개월 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있는 만큼 CEO 승계 절차를 충분한 기간을 두고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5점이 부여됐다. 중장기 경영 전략 및 비전에 적합한 CEO 자격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었으며 경영진 견제역할을 하는 감사위원회가 3인 이상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돼있어 모두 5점이 주어졌다.
다만 KB금융 이사회 규정 19조②항에 ‘사외이사의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사외이사만이 참여하는 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으나 실제 개최 내역은 알 수 없어 1점이 부여됐다. 또한 KB금융 이사회는 연 1회 이상 경영승계 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있는 만큼 3점이 부여됐다. 작년의 경우 12월 26일에 개최한 제12차 이사회에서 점검 항목별로 경영 승계 계획의 적정성 점검이 이뤄졌다.

이 밖에 평가프로세스도 타 지표 대비 다소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평균 5점 만점에서 3.7점이었다.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주체가 이사 전원으로 내부평가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3점이 주어졌다. 이사회에 관한 평가 결과를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하고 있지 않아 1점이 부여됐다. 또한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에 대한 구체적 내용 확인이 어려워 이 역시도 ‘보통’ 수준인 3점이 부여됐다.
경영성과 지표도 평균 5점 만점에 3.7점으로 집계됐다. 투자 성과 가늠 항목으로 작년 총주주수익률(TSR)이 60.6%였던 만큼 8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1위를 차지해 5점을 받았다. 수익성 지표 중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9%로 전체 2위에 올라 4점이,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의 경우 8.85%로 4위에 머물러 2점이 부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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