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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中과 거래 개시한 LG엔솔, 시설투자 나비효과①체리차에 첫 대규모 공급 계약…10조 규모 CAPEX 탓 현금 흐름은 부담

이민호 기자공개 2025-06-23 08:15:21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15시5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LG화학의 위대한 업적으로 여겨졌다. 연결 기준 총액 12조7500억원에 이르는 현금이 대대적으로 유입된 덕분이다. 상장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훈풍을 타고 LG화학 현금흐름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최근 LG화학 현금흐름 저하의 진원지로 LG에너지솔루션이 지목됐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판가 인하로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데다 연간 10조원을 웃도는 자본적지출(CAPEX)이 소요되고 있는 탓이다. 최근 중국 체리자동차에 대한 공급계약 등 수주잔고를 쌓으며 사업안정성을 높이고 있지만 당장 대규모 자본적지출 소요는 LG화학의 현금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엔솔 현금창출력 저하, LG화학 연결실적 영향…전기차 수요 부진·판가 인하

LG화학의 현금창출력 저하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현금창출력의 근간이 되는 지난해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4조1191억원으로 전년보다 29.1%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1조20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LG화학 연결 기준 사업부문을 따져보면 △석유화학사업부문(NCC, PO, ABS, PVC, 가소제 등) △첨단소재사업부문(전지재료, 전자소재, 엔지니어링소재 등) △생명과학사업부문(항암치료제, 당뇨치료제, 성장호르몬제 등) △LG에너지솔루션(EV용 배터리, ESS용 배터리 등) △팜한농(작물보호제, 종자, 비료 등)으로 나뉜다.

이중 LG화학 현금창출력 저하의 주요 원인은 LG에너지솔루션에서 찾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이 2020년 12월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2022년 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에도 LG화학이 지분율 81.84%로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분류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연결 기준 EBITDA는 2조1412억원으로 전년보다 43.3%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77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비슷한 수준이다. 전기차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메탈가격 하락으로 배터리 판가가 인하된 탓이다.


LG화학은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의 덕을 많이 봤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신주모집으로만 10조2000억원을 유입하면서 LG화학도 연결 기준 자본을 크게 확충했으며 보유하고 있던 구주도 함께 매출하면서 2조5500억원을 직접 손에 쥐기도 했다. 2023년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3조7732억원의 EBITDA를 달성하면서 LG화학 연결 기준 EBITDA도 5조8098억원으로 호조를 보이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익기여도가 높은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이익 변화에 따라 LG화학의 연결 기준 이익도 오르내리는 구조다. 여기에 LG화학 첨단소재사업부문도 전지재료 비중이 큰 만큼 수요처인 LG에너지솔루션 이익 변화와 흐름을 같이 한다.

◇LG엔솔 대규모 자본적지출 지속…LG화학 현금 부담 가중


LG화학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LG에너지솔루션의 이익창출력뿐만이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자본적지출 영향이 더 크다. LG화학의 연결 기준 자본적지출은 2023년 13조1128억원에 이어 지난해 14조7799억원으로 최근 수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의 자본적지출이 2023년 10조253억원, 지난해 12조5204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동안 안정적인 거래처 확보를 위해 현대차, 스텔란티스, 혼다,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전략을 이어왔다. 국내 오창뿐 아니라 중국 난징, 미국 미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 생산기반을 다변화했으며 특히 애리조나 공장 신설 등 미국 중심으로 대규모 시설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출처: LG에너지솔루션

공급계약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수주잔고를 충분히 확보하면 당장 자본적지출 증가에도 사업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6일 중국 체리자동차에 대한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알렸다. 국내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체리자동차의 유럽 자회사(O&J Automotive Netherlands)로 46시리즈 배터리를 내년 1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5년간 공급하는 형태다. 총 공급규모가 8GWh인 만큼 메탈가격 등 원재료 가격을 고려하면 총 계약금액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생산시설 중 46시리즈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 곳은 국내 오창과 미국 애리조나뿐이다. 다만 공급 시작 시기인 내년 1월까지 미국 애리조나 공장 준공이 어려운 만큼 국내 오창에서 먼저 공급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체리자동차로의 공급계약으로 증설이 추가로 필요한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계약기간이 5년인 만큼 공급물량을 서서히 늘려가는 형태로 향후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생산능력을 따져 증설 필요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적지출 부담은 현금이 모자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과 지난해 EBITDA가 흑자였던 데다 운전자본 부담 경감에 힘쓰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매년 10조원이 넘는 자본적지출을 기록한 탓에 잉여현금흐름이 큰폭 적자에 머물렀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현금 부담은 LG화학으로 이어졌다. LG화학의 2023년과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흑자였지만 자본적지출 소요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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