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현장 in]HLB제넥스 '지에프퍼멘텍' 활용법 "미래동력은 신약"김도연 대표 "300억대 현금 유동성, 파킨슨병·비만치료제 개발 '선순환 모델'"
유성(대전)=한태희 기자공개 2025-06-23 09: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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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그리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현장'이 있다. 연구소이기도 하고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기지 건립'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래가 달린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07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HLB그룹이 인수한 HLB제넥스의 온전한 기업가치는 그 자체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바이오 헬스케어 소재를 개발 및 생산하는 자회사 지에프퍼멘텍을 비롯해 또 인수한 신약 개발 계열사 HLB뉴로토브, HLB펩 등의 존재감이 크다.HLB제넥스는 캐시카우인 효소 및 건기식, 의약품 소재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모델을 구상한다. 더벨은 대전에 위치한 HLB제넥스 본사에서 김도연 대표(사진)를 만나 구체적인 사업전략을 들어봤다.
◇HLB그룹 인수 후 체질개선 속도, 계열사 마케팅 역량 연계
HLB제넥스, 옛 제노포커스는 HLB그룹 편입을 계기로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HLB제넥스는 전환사채(CB)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유동성 압박으로 작년부터 경영권 매각을 타진해 왔다. HLB그룹이 HLB, HLB파나진 등을 통해 약 80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하며 숨통을 틔었다.
HLB제넥스는 구주 거래보다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수백억원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작년 3분기 기준 22억원에 불과했던 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 569억원까지 불어났다.

김 대표는 "HLB제넥스가 현재 보유한 자산이 1200억원 안팎인데 이 중 절반이 현금"이라며 "마진율이 높은 카탈라제, 락타아제 등 캐시카우 제품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냈으며 앞으로도 300억원대 유동성을 꾸준히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기존 제품의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맞춤형 효소 등 기존 주력 제품의 공략 시장과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게 주된 과제로 꼽힌다. HLB그룹 주요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HLB그룹에 편입됐으니 그룹에 내재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건기식 및 화장품은 HLB글로벌과 HLB제약, 진단용 효소는 HLB파나진과 협력하고 있으며 수출에 있어서는 해외 계열사 엘레바, 베리스모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IPO 통한 구주 매출 실현, 시설·연구개발 재투자
자회사 지에프퍼멘텍의 존재감도 눈에 띈다. HLB제넥스가 2017년 인수한 성운바이오가 전신으로 합성 생물학을 이용한 발효 기술 기반 바이오 헬스케어 소재를 생산한다. HLB제넥스는 최근 지분을 추가 취득해 지에프퍼멘텍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파이트스핑고신(Phytosphingosine), 비타민K2 등이 주요 제품이다. 파이트스핑고신은 세라마이드의 주원료로 고가의 화장품 소재로 쓰인다. 비타민K2는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소재로 혈액 내 칼슘 농도 정상화를 통한 혈관 석회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
김 대표는 "비타민K2는 국내에 고순도로 생산하는 업체가 없고 마진율도 높다"며 "생산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항산화 효소 SOD의 경우 우리가 균주를 만들고 자회사에 생산을 맡기는 형태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에프퍼멘텍의 작년 매출은 190억원으로 같은 기간 4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23년에는 139억원의 매출과 10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연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 매출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45억원 대비 외형이 소폭 줄었다.
IPO(기업공개)도 검토 중이다. HLB제넥스는 작년 9월 보유 중인 지에프퍼멘텍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거래종결일로부터 3년째 되는 날까지 적격상장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청구할 권리를 부여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투자자의 엑시트 기회를 제공하면서 공모 자금을 통해 시설 투자나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하는 차원"이라며 "기존 사업부를 떼어낸 것도 아니고 원래 있던 회사를 인수한 뒤 IPO에 나서는 만큼 쪼개기 상장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사업 구심점 '뉴로토브·펩' 파이프라인 임상 진입 예고
HLB제넥스와 지에프퍼멘텍이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면 신사업은 HLB뉴로토브, HLB펩 등 신약 개발 계열사의 몫이다. HLB제넥스는 올해 4월 HLB뉴로토브의 보통주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지분 74.7%를 161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HLB뉴로토브는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과 파킨슨병 치료제 NT-3이다. NT-1은 전임상이 끝나 연내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할 계획이다. NT-3는 전임상 중으로 2027년 IND 신청을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가 도파민 신경세포의 사멸을 줄이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우리는 도파민을 직접 생성해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이라며 "현재 전임상 단계로 임상 IND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HLB뉴로토브 주도의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공동 연구개발도 논의 중으로 현재 보유한 현금을 기반으로 추가 비용 투입 없이 내년 말까지 연구개발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3월에는 코스닥 상장사 HLB펩(애니젠) 지분 14.16% 인수를 결정했다. HLB, HLB생명과학, HLB바이오스텝 등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율은 44.7%다. HLB펩은 펩타이드 기반 당뇨·비만 치료제 'AGM-217'를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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