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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텐센트 인수설 일축에도 '불씨 여전' 첫 보도 이후 일주일 만에 공식 입장, 중국 자본 향한 우려는 계속

황선중 기자공개 2025-06-23 09:39:13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텐센트가 최근 게임업계 안팎의 관심을 끌었던 넥슨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첫 보도 이후 일주일 만에 공식적인 부인 입장을 내놓았다. 국내 최대 게임사가 중국 자본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본과 손을 잡지 않고는 버티기 어려운 국내 문화콘텐츠산업의 구조적인 민낯을 드러낸 하나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넥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뿐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입 의지가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텐센트가 넥슨 인수설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것은 12일 첫 외신 보도 이후 일주일 만이다.

텐센트의 넥슨 인수설은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후폭풍을 일으켰다. 중국 자본이 국내 최대 게임사를 집어삼키는 초대형 거래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텐센트는 2019년 넥슨 매각전 당시에도 주요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만큼 이번 인수설은 단순한 풍문을 넘어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로 받아들여졌다.

불씨는 순식간에 번졌다. 일본에 상장된 넥슨재팬과 국내에 상장된 넥슨게임즈 주가가 요동쳤다. 텐센트를 2대주주로 두고 있는 크래프톤·넷마블·시프트업까지 때아닌 주목을 받았다. 텐센트가 넥슨을 품는다면 그때부터는 다른 국내 게임사 경영권까지 욕심내지 않겠느냐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특히 텐센트는 지난달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사 SM엔터테인먼트 2대주주 자리에 올라선 상황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 인수설이 더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 자본이 국내 문화콘텐츠산업 전반을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안은 국가 차원의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은 16일 성명문을 내고 "이번 사안은 단순한 민간 기업 간 거래가 아니라 대한민국 핵심 산업에 대한 조직적 지배 시도"라면서 "정부와 국회가 더 이상 사태를 외면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되며 즉각적인 규제 방안과 산업 보호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나온 텐센트의 '넥슨 인수 부인' 입장 발표에도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은 근본적으로 중국 자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내 문화콘텐츠업계의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 엔터테인먼트, 영화, 드라마 등 대부분의 문화콘텐츠업계는 글로벌 시장 없이 내수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현실이다. 이때 10억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중국 시장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북미 시장보다 한국 콘텐츠 선호도도 높고 흥행 가능성도 적잖다. 문제는 중국의 '한한령' 기조로 자체적인 진출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텐센트 같은 중국 회사들이 원활한 현지 진출을 돕겠다는 조건으로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면 단기간에 빠른 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주요 문화콘텐츠사들이 텐센트에 지분을 넘기면서까지 협업하는 배경이다.

당장은 텐센트가 중국 진출 조력자 역할만 하는 모습이지만 필요에 따라 경영권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례로 텐센트는 미국의 라이엇게임즈에 단순 투자했지만 '리그오브레전드'가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자 아예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장은 넥슨 인수설이 일단락돼도 언제든지 또 다른 인수설이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 대부분을 인수하고도 남을 덩치를 갖고 있다"면서 "당장은 넥슨 인수설이 해프닝으로 끝날지언정 비슷한 이슈는 반복될 것"라고 말했다. 실제로 텐센트의 지난해 매출은 142조원, 영업이익은 39조원으로 넥슨의 실적(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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