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 IPO]느긋한 IPO 준비? FI 계약 조건에서 찾은 단서11차례 우선주 발행에도 IPO 압박 '미미'…리픽싱 조항으로 보호장치
윤진현 기자공개 2025-07-15 07:31:22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0일 10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이리얼트립이 기업공개(IPO)에 시동을 걸자 다소 느긋했던 상장 전략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우선주를 찍으며 외부 투자를 유치했지만 상장 압박이 크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마이리얼트립이 상장 추진에 다소 유연한 전략을 설계할 수 있던 이유는 투자 계약 조건에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시한을 정하거나, IPO 무산 시 대응 방안 등을 다룬 적격 상장요건(Q-IPO 조항)이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지분율 변화가 예상되는 조달 수단인 M&A(인수합병), IPO, 전환사채(CB) 등의 이벤트에 대한 리픽싱 요건을 붙였다.
◇RCPS·CPS 지속 발행, 성장 자금 확보…IPO 시한 조항 '전무'
10일 유통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이리얼트립이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주요 증권사에 상장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고 IPO 의지를 드러냈다.
마이리얼트립은 창업 초기부터 외부 자본 유치에 적극적인 기업이었다. 그럼에도, 재무적 투자자의 엑시트를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이리얼트립은 2013년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우선주를 발행했다.
특히 9차 RCPS 발행은 3번에 나눠서 이뤄지기도 했다. 2023년 12월, 그리고 지난해 1월과 5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발행했다. 투자에는 IMM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먼트 등 국내 유수의 벤처캐피탈(VC)이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투자사인 △BRV캐피탈매니지먼트 △코렐리아캐피탈(Korelya Capital) △파텍파트너스(Partech Partners) △미국 밴더빌트 대학(Vanderbilt University) 등도 마이리얼트립의 투자에 참여했다.
그럼에도 IPO에 대한 강제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환 시점을 특정 시한으로 제한하거나, IPO 무산 시 구주매수청구권(풋옵션)을 부여하는 등의 Q-IPO 조항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Q-IPO 조항은 재무적 투자자가 엑시트를 위해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이리얼트립의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초기 투자자들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은 공모 과정에서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보호 장치 '리픽싱' 조항…수익률 보장 수단 '확보'
대신 재무적 이벤트가 발생할 때 최소한의 투자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덧붙였다. M&A와 IPO 등 지분율 변화가 이뤄질 경우 우선주 전환가를 공모가(매각가)의 70% 수준으로 낮춰 조정할 수 있게 설계했다. 또한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등으로 인한 희석 가능성에 대응하는 리픽싱 조항도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또한 투자자는 수익률 보장 수단으로 상환청구권을 활용했다. 대부분의 RCPS는 연복리 5~8%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환가액을 설정했고, 만기 도래 시 보통주로 자동 전환되는 구조를 취했다. 이 역시 IPO를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요인으로도 풀이된다.
기발행 RCPS 중 보통주 전환을 마친 건도 다수다. 지난 2013년 4월(9만730주)과 2014년 6월(7만4640주) 각각 발행한 RCPS의 경우 만기를 맞이했다. 현시점 기준 마이리얼트립의 주식 구성은 보통주 66만2973주, 우선주(CPS) 8만8710주, RCPS(88만2135주) 등으로 이뤄진다.

마이리얼트립은 IPO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방향성을 확정했다. 마이리얼트립의 경쟁사들이 경영권 매각으로 방향성을 세운 만큼 독자 노선을 택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FI 엑시트의 수단으로서 IPO가 유리한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본다.
매각 압력이 존재하더라도, 원매자 확보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공모 시장을 통한 회수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자인 이동건 대표가 여전히 최대 주주로서 경영 일선에 머물고 있는 데다 시장 분위기로 볼 때도 IPO가 유리하다"며 "M&A 원매자 확보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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