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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사무관리 전면전]'핵심 축' ETF를 잡아라…한국펀드파트너스 선두 고수④삼성운용 꾀찬 신한펀드…후발주자도 참전, 고객확보 쉽지 않아

박상현 기자공개 2025-08-19 14:33:58

[편집자주]

펀드 산업의 무대 뒤편, 묵묵히 시스템을 지탱해 온 이들이 있다. 기준가 산정과 회계 처리 등 백오피스 전반을 책임지는 사무관리사들이다. 이들 업무는 비교적 조용하지만 이들 간 경쟁은 결코 조용하지 않다. 대형 펀드 이관과 국민연금 사무관리 수주전, 상장지수펀드(ETF) 진출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더벨은 주요 사무관리사들이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지, 그 변화의 흐름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3일 08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간 상장지수펀드(ETF)는 운용업계 화두로 부상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펀드의 대체제로 쓰이고 있다. ETF 시장 점유율은 종합자산운용사들의 경쟁 지표로도 활용되는 형국이다.

자연스레 사무관리업계에서도 ETF는 중요한 축이 됐다. 선두적으로 ETF 사무관리에 뛰어든 한국펀드파트너스와 신한펀드파트너스를 필두로 여러 사무관리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특정 운용사에 대한 뚜렷한 쏠림과 낮은 보수 구조로 인해, 하위권 플레이어들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진다.

◇선두주자는 한국펀드…삼성운용은 신한펀드 품으로


ETF 시장의 시장 규모는 약 227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6월 200조원을 돌파한 뒤 약 2달 만에 10% 성장했다. △52조365억원(2020년) △73조9675억원(2021년) △78조5116억원(2022년) △121조657억원(2023년) △173조5639억원(2024년)으로 ETF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거래의 편리성과 투명성 등을 고려할 때 ETF 시장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무관리업계에서는 한국펀드파트너스가 현재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75조원)과 KB자산운용(18조원), 한화자산운용(6조5000억원) 등 주요 운용사들이 한국펀드파트너스에 서비스를 맡기고 있다. 실제 한화운용은 지난해 공사모펀드 사무관리사를 신한펀드파트너스에서 하나펀드서비스로 옮겼으나 ETF는 여전히 한국펀드파트너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펀드파트너스는 미래에셋펀드서비스 시절이던 2015년경 ETF 사무수탁을 시작했다. 당초 ETF는 예탁결제원만이 사무관리를 맡았다. ETF는 당시 지금처럼 주목받지 못하던 시장이었다. 주요 사무관리사들은 비용편익을 고려해 ETF 사무관리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지금과 달리 당시 사무관리사들은 운용사들을 상대로 충분한 협상력을 갖췄던 때였다. ETF 시장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국펀드파트너스는 ETF를 틈새시장으로 바라본 모습이다. 다만 ETF 사무관리 시장은 예탁결제원이 이끌고 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한 주요 운용사들은 예탁원에 서비스를 맡겼다. 신한아이타스(현 신한펀드파트너스)가 2020년 ETF 시장에 뛰어들긴 했으나 신한자산운용 외에는 이렇다 할 고객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던 와중 2022년 큰 변화가 생긴다. 예탁원이 ETF 사무관리에서 손을 뗀 것이다. 2020년 옵티머스 사태가 발판이 됐다.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 펀드의 판매사뿐 아니라 수탁사와 사무관리사에도 징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이에 예탁원은 사무관리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가장 뜨거운 매물이었다.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이 함께 나오긴 했다. 그러나 이들 규모를 업계 1위 삼성운용의 KODEX와 견줄 수는 없었다. 이 시점 삼성운용의 ETF 규모는 31조원, 한화운용은 1조원 수준이었다.

삼성운용은 신한펀드파트너스를 선택했다. 한국펀드서비스(당시 미래에셋펀드서비스) 역시 출사표를 던졌으나 선택받지 못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실 당시만 해도 ETF 분야에서 가장 노하우가 많이 쌓인 곳은 미래에셋펀드서비스였다. 라이벌 미래에셋운용을 염두에 두지 않았더라면 미래에셋펀드서비스를 선택했을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한 사무업계 관계자는 “삼성운용이 보안 문제에 대해서 고려했었던 것 같다”며 “테마형 상품은 운용사들마다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한 데 미래에셋펀드서비스에 사무관리를 맡길 경우 라이벌 미래에셋운용으로 정보가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다만 삼성운용이 ETF 사무관리사를 선정할 당시 미래에셋펀드서비스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관계사가 아니었다. 경영권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PTA에쿼티파트너스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이란 단어 자체가 반감을 사지 않았겠냐’는 말도 나오는 모습이다.

◇하나·우리펀드도 참전…고객 확보 난이도 높아


한국펀드파트너스가 ETF 사무관리업계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운용을 확보한 신한펀드파트너스는 2위 자리를 공고히 구축했다. 2020년대 초중반, 공모펀드는 계속해서 위축되고 ETF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기였다. 다른 사무관리사들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ETF 사무관리업무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ETF업계에 진출한 사무관리사들은 우선 계열 운용사 물량 확보에 주력했다. 현실적으로 다른 운용사의 ETF를 따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갓 구축한 시스템으로는 기존 사무관리사와 비교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다. 통상 사무관리사를 교체하는 데에는 상당한 유·무형의 비용이 발생한다. 계열 ETF를 수임해 노하우를 구축한 뒤, 비용을 상쇄할 만한 이점을 제시하는 게 정도라고 바라본 모습이다.

실제 신한펀드파트너스도 2020년 ETF 사무관리 서비스 개시 후 이듬해 신한운용 ETF를 수임했다. 우리펀드서비스는 2023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해 말 우리자산운용은 ETF를 신한펀드파트너스에서 우리펀드서비스로 이관했다. 전체 사무관리업계 2위인 하나펀드서비스는 2022년 서비스 개발을 준비, 지난해 9월부터 하나자산운용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하나운용과 우리운용의 ETF 규모는 아직 업계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각각 점유율이 1.02%, 0.22%로 집계된다. 하나펀드서비스와 우리펀드서비스 입장에서 두 운용사의 ETF를 관리하는 것은, 사무수탁업 개시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펀드서비스는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ETF에 관해 낱개 수임을 시작, 다변화에 나섰다.

다른 사무관리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1~4위 운용사를 확보하는 게 아니라면 사업적인 측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낱개수임하는 게 그나마 나은 방안이지만 사실 운용사들이 사무관리사를 교체할 유인이 마땅히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펀드파트너스와 신한펀드파트너스의 선두 유지가 지속될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사업적 측면에서 ETF 사무관리 보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패시브 상품인 ETF는 공모펀드에 비해 투자들에게 수취하는 보수가 적다. 사무관리 수수료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최근 ETF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용사 간 보수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보수인하 경쟁이 사무관리 수수료 인하를 촉발하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삼성·미래에셋·KB운용 간 미국대표지수(S&P500·나스닥100) ETF 보수 경쟁이 벌어졌다. 그 결과 미래에셋운용 TIGER ETF의 총보수는 0.7%에서 0.0068%로, 삼성운용 KODEX는 0.0099%에서 0.0062%로, KB운용 RISE는 S&P500을 0.01%에서 0.0047%로, 나스닥100은 0.01%에서 0.0062%로 낮췄다.

사무관리사 수수료도 줄었다. TIGER는 0.009%에서 0.0015%로, KODEX는 0.003%에서 0.0001%로, RISE는 0.003%에서 0.001%로 감소했다. 대략 80~90%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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