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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벤처투자 사업 점검커머스 특화 AI 집중, 네이버쇼핑과 시너지 무궁무진③63건 중 14곳 커머스 관련 기업…물류 효율화·판매자 지원 기술 보유

유나겸 기자공개 2025-09-05 08:00:19

[편집자주]

네이버는 국내 IT업계의 '키다리아저씨'다. 설립 초창기부터 벤처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사내 VC 역할을 맡는 'D2SF'를 세우고 10년간 200개 넘는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투자의 기준이 엄격해지기 시작했다. 지분을 처분하거나 다른 법인에 이전하는 등 포트폴리오 정리에 최근 속도를 내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 투자를 천명한 네이버 벤처스의 출범 이후로 전략이 다시 세워진 모습이다. 네이버가 출자한 주요 스타트업을 분석하고 중장기 성장 로드맵과 혁신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3일 16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투자 방향을 보면 그 기업이 어떤 분야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배분하느냐는 곧 미래 성장 동력을 어디서 찾을 것인지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헬스케어,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주력하고 있지만 네이버쇼핑을 비롯한 '커머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축이다.

네이버 벤처투자 조직 D2SF의 포트폴리오만 봐도 이 같은 흐름이 읽힌다. 투자 기업 중 상당수가 커머스 특화 AI 스타트업으로 소비자 경험 개선, 판매자 지원, 물류 효율화 같은 영역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초기 투자를 통해 자사 서비스에 기술을 접목하는 동시에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엿보인다.

◇초기 투자금액 기준, 1등은 '예스플리즈'

3일 기준 D2SF의 스타트업 투자 비중을 보면 전체 98곳 중 AI 기업은 63곳에 달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이 가운데 커머스 특화 혹은 커머스와 연계가 가능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만 약 14곳에 달한다는 점이다.

초기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패션 상품 검색·추천 AI 스타트업 '예스플리즈'가 15억원으로 1위를 차지한다. △테크타카 △데이터라이즈 △스튜디오랩 △온더룩 △지이모션 △유니드컴즈 △아드리엘 △딥픽셀 등은 5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밖에 굳갱랩스(4억4000만원), 리콘랩스(2억원), 리빌더에이아이(1억7000만원), 크리스틴컴퍼니·라플라스테크놀로지스(각 1억원) 등도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렸다.

D2SF는 주로 시드, 시리즈 A·B 단계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원석을 발굴해 투자한다. 단위가 수백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는 아니지만 후속 투자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테크타카의 경우 시리즈 A에 이어 올 상반기 네이버로부터 10억원을 추가 유치했다.

네이버가 택한 커머스 AI 기업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전략적 포인트가 선명하다. △소비자 경험 개선 △판매자 지원 △물류 효율화 등 커머스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다.

소비자 경험 강화 차원에서는 예스플리즈와 온더룩이 대표적이다. 멀티모달 AI를 통해 패션 상품 검색과 추천을 고도화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정교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판매자 지원 영역에서는 데이터 기반 CRM 마케팅 자동화 기업 데이터라이즈, AI 기반 신발 제조 플랫폼 크리스틴컴퍼니 등이 있다. 입점자의 마케팅과 제조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크다.

물류 효율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엔 테크타카가 있다. 데이터 기반의 이커머스 통합 물류 기업으로 재고 관리·배송 효율화를 통해 커머스 병목 현상을 해소한다. 배송 최적화는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소비자 만족과 판매자 안정성을 동시에 보장한다.

이밖에 e커머스 운영 자동화 툴을 제공하는 유니드컴즈, 패션 특화 3D 시뮬레이션 엔진을 개발한 지이모션 등도 투자처에 포함돼 있다.

◇AI 기술 선제적 확보, 자사 서비스 접목 가능

네이버가 이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규모 투자가 아니더라도 전략적 지분 참여를 통해 파트너십을 맺고 필요한 기술을 자사 커머스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진 창업자 역시 최근 네이버벤처스 네트워킹 데이에서 AI 시대에는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적용 가능성은 다양하다. 패션 검색·추천 AI는 네이버쇼핑과 스타일탭에서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을 더 정밀하게 제안할 수 있고 데이터 기반 CRM·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은 입점 셀러의 매출 극대화와 신규 셀러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류 최적화·자동화 기술은 네이버의 자체 풀필먼트 및 제휴 물류망과 결합해 배송 속도와 효율성을 높인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경험, 판매자 지원, 물류 인프라 강화가 선순환 구조를 이루며 네이버 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그림이다.

이 같은 기술 투자와 접목은 네이버의 전사적 커머스 강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앱을 출시하는 등 커머스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커머스는 서치플랫폼에 이어 매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핵심 축이다.

실제 올 2분기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매출액은 8611억원으로 서치플랫폼에 이어 두번째 높은 매출을 보였다. 성장률은 1등이다.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하며 콘텐츠 성장률(12.8%)을 앞질렀다.

네이버가 커머스를 핵심 사업 축으로 삼고 있는 만큼 커머스 특화 AI 기업 투자는 단순한 지분 참여를 넘어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술 시너지를 확보하려는 행보이자 동시에 네이버가 커머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커머스 AI에 적극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지분투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검색, 판매, 물류까지 커머스 가치사슬 전반에 AI를 녹여내려는 전략으로 장기적으로는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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