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마스가 날개 단 조선업]높아진 美 조선소 몸값…HD현중·삼중의 선택은현지 조선소, 자산가치 프리미엄 요구…HD현중은 효율, 삼중은 재무 고심

이호준 기자공개 2025-09-08 08:05:05

[편집자주]

조선업계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이번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다. 정부가 한미 조선 협력의 일환으로 조선사 인수를 검토한다는 관측과 함께,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 보증 확대를 통한 안정적 수주 기반 강화 전망도 나온다. 블록·엔진 등 기자재 공급망에도 이목이 쏠린다. 범정부 민관 합동 ‘마스가 TF’가 가동된 가운데 더벨은 업계의 기회와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4일 10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현지 조선소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수 이후에도 증설과 기자재 공급망 확충 등 조단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싸진 가격 때문에 인수를 미루자니 정책 대응에서 뒤처지고 서두르자니 투자 효율이 떨어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지 조선소, 자산가치 프리미엄 요구…HD현중, 투자 효율 '고민'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조선소 인수 검토에 가장 속도를 내는 곳은 HD현대중공업이다. 이상균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향후 주요 투자 대상으로 "미국 조선소 인수 및 현대화"를 제시한 바 있다.

사내 자산기획 부문에서 현지 조선소 인수 가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지 조선소 가치가 크게 오른 상황이라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 감지된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일종의 호재로 작용하면서 현지 조선소들이 몸값을 끌어올렸다는 전언이다.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선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각각 미국 내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통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총 인수금이 1억달러(약 1435억원)였다. 이 중 60%를 한화시스템 자회사가, 나머지 40%를 한화오션 손자회사가 담당했다.

여기에 한화그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자체가 끝이 아니라 증설·현대화·공급망 정비가 뒤따르는 셈이다. 50억달러 투자 재원은 한·미 관세 협상의 성과인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조선 산업 협력 펀드다.

한화그룹이 정책 선점 효과를 누리는 가운데 필리조선소 인수는 사실상 현지 조선소 가격의 기준점이 됐다. 이보다 비싸게 사면 ‘울며 겨자먹기’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감내하지 않으면 정책 대응에서 뒤처질 수 있는 형국이다. HD현대중공업이 어떤 가격에 현지 조선소를 확보하느냐가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HD현대가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출처: HD현대

◇삼성중공업, 대응에는 당장 문제 없어…재무적 제약도 부담

삼성중공업은 HD현대중공업과 달리 현지 조선소 인수 움직임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향후 군수지원함 공동 건조 가능성도 내비쳤다.

MRO 협력은 거제조선소 내 도크를 통해서도 수행할 수 있다. 공동 건조 역시 국내에서 블록을 건조해 미국 파트너사에 공급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미국 통상법 301조와 존스법 개정 움직임에 맞춰 현지 거점이 있으면 정책 대응에 유리하지만 당장 인수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사업적 완충 논리가 있다.

재무적 제약도 존재한다. 삼성중공업은 연내 총 3000억원 규모 설비투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3500억원을 들여 증설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공시와 기업설명회(IR)에서 반복적으로 밝혔다. 총 6500억원 규모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664억원이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넉넉지 않은 현금을 동원해 인수 승부수를 던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높아진 인수 대금도 인수 대금이지만, 이후 조 단위로 추가 투자해야 하는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울며 겨자먹기식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 그룹(Vigor Marine Group)과 전략전 파트너십(MOU)를 체결했다. (왼쪽 두번째)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출처: 삼성중공업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