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체계 개편]"날벼락 맞았다"…금감원, 정부조직 개편안에 초상집③공공기관 재지정, 금소원 분리 반발…향후 국회 입법과정서 내부 독립기구화 대안 제시할듯
김보겸 기자공개 2025-09-11 12:53:46
[편집자주]
정부 조직개편안 확정으로 새로운 금융감독체계가 윤곽을 드러냈다. 금융위원회 정책 기능이 재정경제부로 이전되고 금융감독위원회가 신설된다. 금감위 산하에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이 편제될 예정이다. 이번 개편에는 정부의 금융 감독 방향성이 내포돼 있어 금융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위 독립성과 소비자보호 기능이 강화되면서 감독 및 내부통제 관행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안 주안점과 금융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9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금융감독원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금융감독원 내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떼어내 별도 기관인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신설하고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한다는 방침이다.금감원 안팎에서는 "초상집 분위기", "날벼락 맞았다"는 표현까지 나오며 반발이 극심하다. 특히 현행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직원들은 금소원으로의 이동 가능성이 높아 혼란한 분위기다. "분리 찬성 의견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말도 나온다.
◇16년 만의 공공기관 재지정, 충격 더 컸다
예상했던 금소원 분리보다 더 큰 충격은 공공기관 재지정이다. 금감원은 2007년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09년 해제된 이후 16년간 민간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다시 공공기관으로 전환되면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예산·경비 통제와 혁신지침을 따르게 된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금융위 통제만으로도 제약이 많은데 기재부 직속 지침까지 더해지면 처우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불만이 거세다. 장기적으로 지방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조직 전체의 사기가 흔들리고 있다.
정책당국은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을 분리해야 한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든다. 금융산업 육성정책과 건전성·소비자보호 감독정책이 상충할 가능성이 높아 금융위가 양자를 동시에 수행할 경우 감독 기능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2003년 카드사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까지 이런 구조적 문제의 산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반면 금감원 입장은 다르다.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보호는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어 인위적으로 조직을 분리하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 피해를 키울 것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감독·검사와 민원·분쟁조정이 원스톱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혼란과 비용만 커진다는 논리다.
금감원 한 간부는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분쟁해소가 96%까지 이뤄질 수 있었던 건 담당자의 역량뿐 아니라 금감원 조직이 감독 및 검사기능까지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라고 강조했다. 검사·제재 권한과 인허가 기능을 확보했던 까닭에 실질적인 금융소비자보호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내부 독립기구화 대안으로 제시할 듯
이번 개편안은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조직법을 개정하고 금융위설치법은 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으로 전환해야 한다. 막판까지 금소원 검사권 부여 여부가 논란이었던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세부 운영 형태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소보처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대신 내부 독립기구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보호처장 임명권을 대통령에게 부여 △예산·인사 독립 운영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평가위원회 신설 등을 통해 기능적 독립성을 확보하자는 구상이다. 이 경우 소비자보호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불필요한 조직 쪼개기 부작용은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는 취임 초기부터 분리 반대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했던 이찬진 금감원장의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리기도 했다. 금감원 한 선임검사역은 "이 원장이 직원 바람을 반영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반대로 흘렀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원장 책임을 묻기보다는 당정의 결정 자체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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