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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카드사 상견례, 예년보다 늦었지만 무거운 당부해킹사고 여파 속 정보보안·접근채널 개선 요구…업계 "근무 부담 불가피" 우려도

김보겸 기자공개 2025-09-17 12:24:18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6일 1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취임 후 처음으로 여신전문금융업권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났다. 예년과 달리 빅테크나 저축은행 업권과의 간담회보다 일정이 뒤로 밀렸지만 카드업권에 전달된 요구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분위기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14일 취임 이후 열린 상견례 성격의 자리였다. 그럼에도 최근 불거진 금융사 해킹 피해 사태의 여파로 민감한 현안과 당부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 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줄곧 강조해 온 소비자 보호 기조가 이번에도 뚜렷했다는 평가다. 감독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소비자 보호 체계를 맞추려면 금융권에 추가 근무와 인력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카드사 CEO 첫 간담회…소비자보호 강도 높인 주문

16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전사 CEO 간담회'에는 카드·캐피탈사 등 14개 여전사 대표와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이 참석했다. 이 원장이 간담회를 주관했고 취임 이후 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 CEO들과의 간담회에 뒤이은 순서로 마련됐다.

예년에는 빅테크나 저축은행 업권보다 여전사 간담회가 먼저 열렸지만 이번에는 순서가 뒤로 밀렸다. 업계에선 "현안과 리스크가 큰 업권부터 우선적으로 챙겼다는 의미"라는 해석과 함께 "늦게 열린 만큼 당부 강도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는 분위기도 전해졌다.

간담회에 불참한 곳도 있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간담회'에 이어 이번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발생한 해킹사고 수습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롯데카드는 현재 금감원과 금융보안원의 합동 현장검사를 받고 있으며 조사는 오는 18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 원장이 이날 카드업권에 당부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금융소비자 정보보호 강화와 소비자 친화적 업무 패러다임 전환, 내부통제 강화 및 건전성 관리다. 특히 소비자 친화적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해선 해킹이나 침해사고 같은 긴급 상황에서 소비자가 카드 사용 중지·재발급 등 자기보호를 신속히 할 수 있도록 앱·홈페이지·콜센터 등 접근채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여전사 CEO 간담회 를 개최했다.

◇업계 "공감하지만 부담 커"…금감원은 "규제 개선 병행" 메시지

카드업권이 특히 부담을 느끼는 요구사항은 소비자 친화적 업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다. 이 원장은 최근 해킹사고 등 긴급상황에서 카드 사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야간이나 주말은 물론 주중 업무시간에도 전화 연결이 어렵고 절차가 복잡해 카드 사용 중지나 재발급 신청이 원활하지 않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소비자가 자기 보호를 위한 권리를 적시에 행사할 수 있도록 앱,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야간, 주말에도 통합 콜센터를 확대 운영하는 등 소비자 접근 채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금융사 정보보안 침해 문제가 잇따라 불거진 만큼 정보보안 강화는 업계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라면서도 "소비자 접근채널 개선은 사실상 금융사 직원들의 주말 근무 확대와 직결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비자 편익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지만 현장에서는 곧장 근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부담을 의식한 듯 이 원장은 비공개 간담회 자리에서 "금융과 소비자보호는 상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 원장이 '소비자보호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금융사와 상생할 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라며 "결국 업계와 당국의 소통이 중요한 만큼 언제든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고 귀띔했다.

불필요한 규제 개선 의지도 내비쳤다. 이 원장은 "구조적으로나 법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을 차치하고 절차상 지연되는 부분들은 금감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풀어가겠다"라며 "프로세스상 지연되는 규제나 관행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강한 주문과 함께 제도 개선 의지를 동시에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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