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캐피탈사 공감 이끌어낸 150조 국민성장펀드[현장줌人]이찬진 "최근 캐피탈사 모험자본 공급 위축…스케일업 투자확대 축 맡아달라"
김보겸 기자공개 2025-09-17 12:24:23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6일 1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취임 후 처음으로 캐피탈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모았다. 성장둔화 국면을 돌파할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직접 주문한 자리였다. 캐피탈업계 수장들도 정부가 추진하는 150조원 국민성장펀드를 언급하며 신기술금융사 중심의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현장에서는 구체적인 위기의식도 공유됐다. 2021년 8조원을 넘었던 신기술금융업 투자가 지난해 5조원대에 그치면서다. 금감원은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를 통해 투자 활력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캐피탈업계도 첨단산업에 자금을 공급할 발판으로 국민성장펀드를 지목했다.
◇취임 한 달 만에 캐피탈사 CEO 첫 회동
16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전사 CEO 간담회'에는 카드·캐피탈사 등 14개 여전사 대표와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이 참석했다. 캐피탈사 참석자로는 김용석 하나캐피탈 대표, 문창환 IBK캐피탈 대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추광식 롯데캐피탈 대표, 정형진 현대캐피탈 대표 등이 자리했다.

이 원장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성장둔화를 극복하려면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양질의 자본 공급이 절실하다"라며 "여전사가 신기술금융업을 통해 모험자본 공급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투자가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신기술금융업 투자 규모는 감소세다. 2021년 8조3000억원에 달했던 투자액은 2022년 5조700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5조3000억원에 그쳤다. 올 상반기까지 집계된 투자 규모 역시 3조원 수준이다.
이 원장은 "기술 기반 성장단계(스케일업)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도록 여전사도 모험자본 공급의 한 축을 맡아 달라"고 강조했다.
◇캐피탈업계 "150조원 국민성장펀드, 투자환경 개선 기대"
신기술금융사는 여신금융협회 회원사 184개 중 67%를 차지한다. 업권별로는 카드사가 8개, 리스·할부금융사 51개사, 신기술금융사가 124개다. IBK캐피탈, 산은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이 대표적인 신기술금융사로 꼽힌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기치로 내걸고 민간 벤처투자 확대 방침을 이어가는 가운데 신기술금융사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감원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 주문에 캐피탈업계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캐피탈사 CEO들은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 자리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가 모험자본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150조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백신, 로봇, 수소, 2차전지, 디스플레이, 미래차, 방산 등 첨단 전략산업을 집중 지원한다.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75조원 규모 첨단전략산업기금과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을 합쳐 조성된다. 정부 재정 1조원이 민간자금 유입을 견인하는 구조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은 오는 12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스케일업 기업들의 창업의지 자체가 예전보다 위축되면서 신기술금융사 투자도 옥석을 가려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그만큼 모험자본 공급이 줄어든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50조원 펀드가 좋은 계기가 돼 캐피탈업권 신기술금융사가 LP(유한책임출자자) 역할을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얘기도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 역시 업계 의견을 경청하며 "빠른 시일 내 피드백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신기술금융업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혁신금융서비스나 겸영·부수업무를 폭넓게 허용하겠다"라며 "각종 보고·신고 의무 가운데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부분은 간소화해 업계 부담을 줄이겠다"고도 약속했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모험자본 확대 외에도 내부통제 강화와 건전성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여전업권의 성장 정체 속 영업경쟁 과정에서 중고차 대출사기 등 금융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며 "최고경영진이 법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조직문화 조성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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