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5]우즈벡과 호흡 MZ세대…수출입은행 사무소, 젊은피 수혈④1990~2000년대생 본사·현지인력 충원…MZ 중심 우즈벡 금융당국과도 소통 '공감대'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보겸 기자공개 2025-09-22 13:01:49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해외 진출 전략도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 단순 진출을 넘어 현지화는 물론 IB, 자산운용, 디지털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 여전사 등 비은행권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흥국과 선진국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을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 더벨은 '기회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사무소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동안 '소장-부소장' 2인 체제로 운영되던 이곳에 올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13년 만에 한국 본사 파견 인력이 충원되고 현지 ODA 전문 인력까지 늘면서 사무소 맨파워가 한층 강화됐다.새로 합류한 인물들은 모두 MZ세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수출입은행 타슈켄트 사무소는 올해 30대 한국인 책임 직원을 처음 배치했고 여기에 90년대생, 2000년대생 현지 전문가들이 잇따라 합류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들이 협력하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주요 담당자 역시 90년대생 젊은 차관과 실무자들이다. 덕분에 "세대가 통한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타슈켄트 사무소의 젊은 피가 협력 속도를 높이는 실제 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본사와 현장, 그리고 중앙정부 잇는 삼각축
강상진 수출입은행 타슈켄트 사무소장은 올해 1월 부임 직후부터 인력 확충 필요성을 본사에 건의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빠른 사업 추진 의지에 대응하려면 현장에서 즉시 협의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가 필수적인 만큼 인력을 더 배치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동시에 현지 인력도 강화됐다. 보건·교육 분야를 맡는 현지 ODA 전문가 2명이 새로 합류한 것이다. 지난 8월에는 1998년생 압두무탈리포바 오이디노이 ODA 전문 직원이 사무소에 합류해 기존에 대정부 협력과 보건 분야를 맡아온 고려인 이리나 황 선임을 지원하게 됐다. 이어 9월에는 2003년생 현지 직원이 새로 채용되면서 ODA 전문 인력이 2명으로 확대됐다.
강 소장은 "기존에는 본점이 제한된 인력으로 문서를 통해 검토해야 했던 사안들도 이제는 현장에서 직접 논의하고 조율함으로써 시간적·절차적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라며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강한 사업 추진 의지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MZ 수혈, 파트너 정부와도 '소통 코드'
수출입은행의 인력 변화가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세대 교체 흐름과도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실제로 현지 경제·투자 정책을 총괄하는 투자산업무역부(MIIT) 차관은 1996년생으로 학창시절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는 천재 관료로 통한다. 젊은 관료들은 디지털 기반의 정책 검토와 속도전을 선호하는데 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사무소 직원들 역시 MZ세대다.
강 소장은 "세대가 비슷하다 보니 회의 자리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라며 "우즈베키스탄이 원하는 즉시 대응 체계를 갖출 수 있는 것도 젊은 인력의 힘"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유학한 인재들이 수출입은행 타슈켄트 사무소 현지 ODA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 국제학을 전공하다 대학원 도중 진로를 바꾼 사이도프 울마스벡 ODA 전문 직원은 올해로 근속 3년 차다. 그는 "대학원 공부보다 지난 3년이 10배는 더 유익했다"며 웃었다. 1996년생으로 올해 만 29세이지만 타슈켄트 사무소 에서 근무 중인 현지 ODA 직원 중에서 나이로는 두 번째 고참이다.
울마스벡 전문직원은 "EDCF(대외경제협력기금)는 우즈베키스탄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국제학을 공부하면서 우즈베키스탄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이곳에서 꿈을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금융당국과의 협의과정 치열함도 전했다. 그는 "투자산업무역부와는 최소 한 달에 한 번, 많게는 격주로 만나 사업 현황을 점검한다"라며 "문제 발생 시 기관 대표까지 불러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즈베키스탄 정부 의도는 '문제가 생기면 현장에서 만나 답을 찾자'는 것인데 수출입은행 타슈켄트 사무소에서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마스벡 전문직원의 후임인 압두무탈리포바 오이디노이 ODA 전문 직원은 보건 담당 직원으로 지난달 충원됐다. 그는 한국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우즈베키스탄 보건 분야 개발을 꿈꾸며 사무소에 합류했다.
오이디노이 전문직원은 "한국에서 유학할 때 우즈베키스탄은 왜 이렇게 발전이 느릴까 늘 고민했다"라며 "하지만 수출입은행 타슈켄트 사무소에서 일하면서 보건부 등 기관과 함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업무 지시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 분위기가 좋다"라며 "우즈베키스탄과 한국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 일원이라는 자부심도 크다"고 강조했다.
현지 전문가 충원은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강 소장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강 소장은 "정책 분석과 금융모델 이해, 다자협력 경험까지 맡기며 이들이 정부 공무원과 함께 국가 발전 전략을 설계하고 있다"라며 "향후 ADB(아시아개발은행)나 WB(세계은행)에서도 탐낼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유학 시절 '백범규'라는 이름을 받아 지금도 자랑스럽게 쓰는 울마스벡, 고려인 3세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는 이리나 황 선임, 그리고 최근 합류한 오이디노이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일하는 경험은 제게도 큰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강 소장의 목표는 10년 뒤 우즈베키스탄이 제2의 베트남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는 "베트남 근무 당시 GDP가 지금 우즈베키스탄 수준과 비슷했는데 불과 10여년 만에 5000달러를 돌파했다"라며 "우즈베키스탄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고 실제가 된다면 타슈켄트 사무소가 그 변화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클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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