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Market Watch]자사주 EB 러시 언제까지…금감원 경고 이후에도 9건표면·만기이자율 0%, 리픽싱 배제…'당국 눈치보기' 지속

구동현 기자공개 2025-11-17 14:09:41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2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자사주를 기반으로 하는 교환사채(EB) 발행 러시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업의 자사주 활용 여지가 크게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막차'에 오르려는 의도다. 다만 사업성 제고를 위한 시설자금 등의 목적보다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큰 분위기라 이를 억제할 만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이후 이날까지 20여 일 사이에 총 9개 기업이 자기주식(보통주)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 바이넥스, 신성에스티, 에스피시스템스, 제이앤티씨, 아이스크림미디어, 인텍플러스, 오로라, 휴온스 등 다수 상장사가 줄지어 공시를 냈다. 예정된 EB 발행 총액은 약 1070억원에 달한다.

앞서 광동제약의 EB 발행 추진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0일 주선기관인 대신증권이 EB 전량을 인수한 뒤 처분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하면서 보고서 정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금감원이 자사주 담보 EB 공시 기준을 강화한 직후 나온 첫 좌초 사례였다. 이에 따라 EB 발행을 앞둔 기업들은 △발행 사유와 시점의 타당성 △주주 이익에 미치는 영향 △재매각 계획 △주식 교환 시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

금감원이 '경고성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음에도, 기업들의 자사주 활용 의지는 여전히 높은 모습이다. 형식적으로는 보수화된 측면이 있지만, 본질은 자사주를 활용한 현금 확보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벨이 9개 기업의 자사주 기반 EB 발행 결정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모든 E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로 동일하게 설정됐다. 이자 부담을 제거한 대신 주가 상승시 주식 교환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다. 아울러 9건 모두 시가하락에 따른 교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을 배제했다. 금감원이 '인수자에게 과도하게 유리한 구조'로 지적했던 부분을 선제적으로 제거한 셈이다.

교환가액은 대부분 기준주가 대비 10~20% 수준의 할증률이 적용됐다. 구체적으로는 테스 10%, 바이넥스·아이스크림미디어 15%, 신성에스티·인텍플러스 20%, 제이앤티씨·에스피시스템스 20%(기준주가의 120%), 오로라 15%(기준주가의 115%)를 각각 반영했다. 휴온스와 아이스크림미디어 등 2곳은 EB 투자자 보호 차원의 풋옵션을 부여했지만, 무이자 조건이었고 리픽싱도 동일하게 배제됐다. 과거 저가발행 논란을 피함과 동시에 기업에 유리한 구조로 설계하면서 당국 눈높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 용도는 '시설자금', '채무상환자금',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등으로 구분돼 있으나, 현금을 확보하려는 취지의 용도가 9건 중 6건에 달했다. 바이넥스·제이앤티씨는 시설자금 용도로, 에스피시스템스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으로 목적을 명시했다. 사실상 신규 투자나 설비 확장보다는 자사주를 통한 유동성 확보에만 실질적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더욱 많은 것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 환원 효과를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되풀이되는 EB 발행이 법안 의미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향후 EB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도 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도 소각에 대한 유예기간이 어느정도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기업들도 잘 알 것"이라며 "활용 자사주가 적더라도 주주들에게 EB 발행은 호재가 아니다. 금감원의 경고가 당장 발행 억제 효과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